?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5.5.6. 부활 제5주간 수요일                                                                                                                               사도15,1-6 요한15,1-8


                                                                                                  "내 안에 머물러라"


개인적 체험 나눔으로 강론을 시작합니다. 오늘 화답송 시편 첫 구절에서 착안했습니다. 

-"주님의 집에 가자!"할 때, 나는 몹시 기뻤노라."(시편12,1)-

우리 '여행용 시간전례서' 3시경 시편 첫 구절입니다. 바로 이 시편구절이 2000리 산티아고 순례여정에 얼마나 큰 힘이 됐는지 모릅니다. 


이 시편구절을 짧은기도 삼아 끊임없이 되뇌이며 걸었습니다. 정말 전혀 어렵다거나 지겹다거나 하는 느낌없이, 하나 다친 곳이나 아픈 곳 없이 그 긴 여정의 순례를 기적적으로 마칠 수 있었습니다. 특히 하느님의 집을 상징하는 최종 목적지 산티아고 대 성당에 가까워질수록 새힘이 솟는 느낌이 신기했습니다.


평생 인생 순례 여정을 압축하는 산티아고 순례 여정입니다. 제 경우 산티아고순례는 33일로 끝났지만 하느님 향한 인생순례는 죽어야 끝납니다. 그러니 순례여정의 햇수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평생순례여정을 대략 80세로 예상했을 때 산 햇수를 빼보니 남은 햇수는 13년 이었습니다. 요셉수도원에서 27년 산 햇수를 생각하면 13년은 금방 지납니다. 갈수록 체력도 기억력도 떨어지고 아픈데도 많아 질 텐데 '아, 13년을 어떻게 계획하여 살아야 하는가?'어제는 많이 생각하며 지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부터 하루하루 죽음을 준비해 간다는 것이며 순간 아버지의 집에 귀가할 날이 가까워진다는 생각과 더불어 홀가분한 자유와 기쁨도 느꼈습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핵심적 문제는 주님과의 관계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마지막 구절이 답을 줍니다.


"내 안에 머물러라, 나도 너희 안에 머무르겠다. 너희가 내 안에 머무르고 내 말이 너희 안에 머무르면, 너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청하여라. 너희에게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너희가 많은 열매를 맺고 내 제자가 되면, 그것으로 내 아버지께서 영광스럽게 되실 것이다.“


그리스도의 신자공동체는 제도가 아니라, 예수님의 생명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포도나무가 예수님이라면 우리는 모두 예수님 포도나무에 붙어있는 한 몸 공동체의 가지들이요, 예수님의 사랑이 큰 둥근 원을 상징한다면 우리 모두는 그 둥근 원 안에 있는 한 몸 공동체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예수님 사랑 안에 머물러 예수님과 사랑의 관계를 깊이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도, 더 좋은 죽음 준비도 없습니다. 이런저런 규칙이나 규범을 지키는 부수적인 일보다, 주님 안에 머물로 주님과의 관계를 깊이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본질적인 일은 없습니다. 아무리 많은 업적을 이루고 규범을 잘 지켜도 예수님 안을 벗어나면 모두가 열매없는 헛된 일이기 때문입니다. 아마 아버지의 집에 귀가했을 때 주님이 보시는 것도 얼마나 주님 사랑 안에 머물러 관계를 깊이했는가, '관계의 깊이'를, '사랑의 열매'를 보실 것입니다.


언제 어디서든 주님 사랑 안에 머무르는 것이 바로 정주요 관상입니다. 주님 안에 머무를 때 주님과 깊어지는 사랑의 관계와 더불어 일치와 평화의 열매들이요, 자유와 기쁨의 열매들입니다. 오늘 사도행전의 지엽적인 문제의 해결은 바로 오늘 복음이 답을 주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모세의 관습에 따라 할례를 받아야 구원이 아니라, 예수님 안에 머물러야 구원이라는 것입니다. 바로 사도행전의 유다인 신자들은 이 점을 몰랐기에 모세의 관습에 따른 할례를 고집하며 본말전도, 주객전도의 어리석음을 범합니다.


'내 안에 머물러라. 나도 네 안에 머무르겠다.' 

얼마나 자유롭게 하는 구원의 말씀인지요. 바로 이 말씀이 진정 복음이요 우리를 참으로 자유롭게 합니다. 규범을 잘 지켜서 구원이 아니라 주님 안에 머물러야 구원입니다. 예수님 사랑 안에 형제들로 머무를 때 무엇을 하든 자유롭습니다. 무엇 하나도 걸림이 없습니다. 유일한 분별의 잣대는 규범들이 아니라 주님의 사랑뿐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 안에 머무르는 우리 모두를 깨끗하게 하시고 당신과의 관계를 깊게하시며, 많은 사랑의 열매를 맺게 하십니다.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10 아름답고 향기로운 삶-2015.3.25. 수요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1 프란치스코 2015.03.25 480
1809 아름답다! ‘빈 손’, ‘빈 마음’이여! -빈 마음에서 샘솟는 하느님 찬미-2017.12.22. 대림 제3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17.12.22 127
1808 아버지의 뜻-2016.4.13. 부활 제3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16.04.13 209
1807 아버지의 자녀답게 -자비로운 삶-2016.3.6. 사순 제4주일 프란치스코 2016.03.06 172
1806 아버지의 집인 성전 -성전 정화-2020.5.30.토요일 요셉수도원 성전 봉헌 축일(2006년) 1 프란치스코 2020.05.30 208
1805 악령 추방 -말씀의 위력-2015.1.13. 연중 제1주간 화요일(뉴튼수도원 64일째) 프란치스코 2015.01.13 622
1804 악마의 덫에 걸리지 맙시다! -회개, 겸손, 지혜, 자비-2018.6.2. 연중 제8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6.02 141
1803 안식처: 2015.1.16. 연중 제1주간 금요일(뉴튼수도원 67일째) 프란치스코 2015.01.16 364
1802 알렐루야 알렐루야 알렐루야 -예수는 봄이다-2015.4.4 토요일 부활 성야 1 프란치스코 2015.04.04 366
1801 알렐루야, 알렐루야, 알렐루야 -“예수님, 참으로 부활하셨습니다!”-2022.4.16.주님 부활 대축일 파스카 성야 미사 프란치스코 2022.04.16 307
1800 알렐루야, 알렐루야, 알렐루야 -우리 예수님 참으로 부활하셨습니다!-2017.4.15. 예수 부활 대축일 성야미사 프란치스코 2017.04.15 179
1799 야생화 달맞이꽃 영성 -구도자의 모범-2019.8.22.목요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9.08.22 181
1798 약속과 실현 -영원한 구원의 희망이신 주님-2017.12.9. 대림 제1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17.12.09 117
1797 약의 사람들 -‘걸림돌’이 아닌 ‘바위’같은 사람들-2022.8.4.목요일 성 요한 마리 비안네 사제(1786-1859)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2.08.04 211
1796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참 아름다운 빛의 사람들, 빛의 증언자들-2016.12.16. 대림 제3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16.12.16 172
1795 어둠을 밝히는 빛 -무지의 어둠, 주님의 빛-2017.4.7. 사순 제5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17.04.07 135
1794 어떻게 살 것인가? -‘씨뿌리는 활동가, ’좋은 땅’의 관상가로-2018.1.24. 수요일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주교 학자(1567-1622)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8.01.24 135
1793 어떻게 살 것인가? -기도와 섬김-2019.3.20.사순 제5주간 수요일 3 프란치스코 2019.03.20 145
1792 어떻게 살 것인가? -깨어 준비하며 주님을 기다리는 삶-2023.11.2.목요일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 프란치스코 2023.11.02 158
1791 어떻게 살 것인가? -문제와 답도 내안에 있다-2019.1.30. 연중 제3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1.30 157
Board Pagination Prev 1 ... 76 77 78 79 80 81 82 83 84 85 ... 171 Next
/ 171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