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중심의 삶 -믿음, 회개, 용서, 치유-2022.6.30.연중 제13주간 목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Jun 30,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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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6.30.연중 제13주간 목요일                                                                 아모7,10-17 마태9,1-8

 

 

하느님 중심의 삶

-믿음, 회개, 용서, 치유-

 

 

“주님의 법은 완전하여 생기 돋우고,

 주님의 가르침은 참되어 어리석음 깨우치네.”(시편19,8)

 

엊그제 “믿음의 청송(靑松;푸른솔)”이란 강론 제목을 기억할 것입니다. 예전 ‘고건’(1938-) 총리의 부친이 저명한 한국 철학계의 거봉, 청송 고형곤(1906-2004) 철학자였습니다. 청송(靑松) 푸른솔과 같은 호인가 했더니 “청송(聽松;듣는 솔)” 참 특이한 호였습니다. 전에 읽을 때는 못봤다가 지금서야 발견했습니다. 침묵의 듣는 소나무, 그대로 하느님 중심의 삶을 상징한다 싶었습니다. 청송 선생에 대한 마지막 일화와 미리 써놨다는 비문을 소개합니다. 

 

-“나 죽거든 슬퍼하지 말고 묘 앞에서 한번 흐드러지게 놀아라.” 자주 북한강 건너 강가 음식점에 갈 때면 말씀하셨고, “용마타고 왔다가 철마타고 간다.”가 마지막 말씀이었다. 천의무봉天衣無縫, 연잎에 구르는 아침이슬 같이 청명淸明하게 산 청송은 이렇게 떠났다. 청송이 쓰게 한 비문을 우리말로 옮겨 본다.

 

“산은 첩첩하고 물은 겹겹으로 갈 길을 막는데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고?

산비둘기 한 번 울고 석양바람에 날아가더니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구나.

강산이 적막하다.

나머지 일은 말하지 마라.

천지는 현황玄黃하고

우주는 홍황洪荒하다”-(청송의 생애와 선철학210쪽;소광희)

 

흡사 크게 깨달은 고승의 열반송涅槃頌같은 비문과 생애 마지막 모습도 참 인상적이라 오래전 읽은 내용이지만 잊혀지지 않습니다. 오늘서야 발견한 푸른솔 “청송靑松”이 아닌 침묵의 듣는솔이란 “청송聽松”의 호가 더욱 마음에 끌립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과 율법학자들, 그리고 제1독서 아모스서의 아모스와 아마츠야의 대조가 흡사합니다. 진짜와 가짜의 삶, 하느님 중심의 삶과 자기 중심의 삶, 지혜의 삶과 무지의 삶, 온전한 삶과 병든 삶의 대조같습니다. 

 

예수님과 아모스야 말로 영적건강의 온전한 삶의 모범입니다. 더불어 생각나는 예전에 자주 인용했던 팬티끈과 팬티천의 예화와 더불어, 특히 요즘 영혼에 대해 강조한 경우가 생각납니다. 

 

“속옷인 팬티는 끈만 튼튼하면 천은 낡고 떨어져도 끝까지 입을 수 있으나, 팬티끈이 헐거워지거나 끊어지면 팬티천이 아무리 새것이고 튼튼해도 입지 못한다. 팬티끈이 영혼을 상징한다면 팬티끈은 육신이다.

 

영혼이 육신을 끌고 가야지, 결코 육신에 영혼이 끌려가지 않도록 하라. 영혼 건강이 우선이다. 무엇보다 영혼이 튼튼해야 육신도 영혼을 따른다. 우선 영혼이 건강해야. 멘탈이 강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영양식에 보약, 운동만으로는 건강을 확보하지 못한다. 영혼에 최고 보약이 무엇이겠는가! 사랑, 기쁨, 찬양, 감사. 평화. 희망이다.”

 

참 많이도 강조하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때로 고백성사 보속으로는 말씀 처방전과 더불어 의식적으로 기쁨과 평화, 찬양과 감사, 사랑과 희망으로 충일한 오늘 하루를 지내라는 보속도 드리곤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오늘 말씀을 드려다 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중풍병자 치유과정이 인상적입니다. 얼마나 하느님 중심의 확고한 예수님의 삶인지 직관直觀할 수 있습니다. 다음 대목의 장면이 그림처럼 선명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어떤 중풍병자를 평상에 뉘어 그분께 데려왔다. 예수님께서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중풍병자에게 말씀하셨다.’

 

이래서 믿음 좋은 공동체 형제들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주님이 보시는 바. 주님이 감동하시는 바 믿음입니다. 공동체 형제들의 믿음 덕분에 주님의 치유가 시작됩니다. 물론 중풍병자도 믿음은 있었겠지만 개인의 믿음은 약합니다. 공동체 형제들의 믿음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천국입장도 개인입장이 아닌 단체입장입니다. 더불어 미사시 영성체 예식중 제 좋아하는 기도문도 생각납니다.

 

“저희 죄를 헤아리지 마시고 교회의 믿음을 보시어, 주님의 뜻대로 교회를 평화롭게 하시고 하나되게 하소서. 주님께서는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나이다.”

 

‘늘 옛스러우면서도 늘 새로운(Ever old,  Ever new)’, 2000년 전통의 가톨릭 교회공동체의 믿음이 얼마나 고마운지요! 계승되는 믿음이요 믿음의 DNA입니다. 우선적으로 죄의 용서가 선행됩니다. 이미 이들의 믿음에는 회개가 전제됨을 봅니다. 

 

이런 회개한 믿음을 보신 예수님께서 죄를 용서하심으로 영혼부터 치유하십니다. 몸과 마음은, 영혼과 육신은 하나입니다. 대부분 육신의 병은 영혼의 무질서와 병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얘야, 용기를 내어라.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그대로 자애로운 아버지의 음성을 듣는 듯 합니다. 그대로 미사에 참석한 우리 모두를 향한 말씀처럼 들립니다. 요즘 장마철에 자주 내리는 빗소리가 하늘 음성처럼 들립니다. 어제 써놨던 단상이 생각납니다.

 

“빗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참 좋다. 자연의 소리, 하느님의 소리, 침묵과 조화된 소리다. 영혼에 평화와 치유의 구원을 선사하는구나!”

 

예수님의 말씀을 어찌 이런 자연의 소리에 견줄 수 있겠는지요! 예수성심은 하느님 마음입니다. 오늘 예수성심성월 마지막날 예수성심을 통해 환히 드러나는 하느님 마음입니다. 예수님 말씀은 그대로 자애로우신 하느님 말씀입니다. 

 

이어 율법학자들의 무지를 꾸짖으시며 결정적 육신의 치유를 이루십니다. 믿음으로 인한 죄의 용서를 통한 영혼의 치유에 이은 육신의 치유입니다. 육신의 치유에 앞서 죄의 용서를 통한 영혼 치유의 고백성사가 얼마나 귀하고 고마운지 깨닫습니다.

 

“일어나 네 평상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거라.”

 

흡사 오늘 복음이 미사장면 같고 미사가 끝난후 치유받고 파견되는 우리의 모습처럼 보입니다. 그대로 미사에 참석한 우리를 향한 말씀처럼 들립니다. 군중은 사람들에게 이러한 권한을 주신 하느님을 찬양합니다. 영혼의 상비常備 건강식健康食이자 약藥은 새삼 하느님 찬미와 찬양의 삶임을 깨닫습니다. 어제의 화답송 후렴과 오늘의 영성체송이 새롭게 마음에 와닿습니다. 영혼 건강에 주님 찬미와 찬양은 얼마나 결정적인지요!

 

“나 언제나 주님을 찬미하리니, 내 입에 늘 찬양이 있으리라.”(시편34,2)

“내 영혼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내 안의 온갖 것도 거룩하신 그 이름 찬미하여라.”(시편103,1)

 

오늘 아모스 예언자의 무지와 불신의 아마츠야를 꾸짖는 거칠 것 없는 천의무봉한 모습은 얼마나 통쾌한지요! 그대로 아모스 예언자의 육성을 듣는 듯 합니다. 하느님 중심의 삶에서 나온 확신에 넘친 말씀입니다. 예수님이나 아모스 예언자는 살아 계신 하느님을 만난 분들입니다. 아모스의 성소를 통해 하느님의 부르심은 얼마나 자유자재自由自在하신 은총인지 깨닫게 됩니다.

 

“나는 예언자도 아니고 예언자의 제자도 아니다. 나는 그저 가축을 키우고 돌무화과나무를 가꾸는 사람이다. 그런데 주님께서 양떼를 몰고 가는 나를 붙잡으셨다. 그러고 나서 나에게 ‘가서 내 백성 이스라엘에게 예언하여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니 이제 너는 주님의 말씀을 들어라.”

 

목자이자 농부인 아모스가 주님께 붙잡혔듯이 저는 초등학교 교사생활을 하다가 주님께 붙잡혀 수도원에 와서 살게 되었음을 새삼 깨닫습니다. 다시 살라해도 이처럼 살 수뿐이 없겠다 생각이 듭니다. 

 

영혼 건강이 우선입니다. 믿음의 회개와 더불어 용서받음이 우선입니다. 그리고 영혼을 튼튼히 해야 하며, 이를 위해 기쁨과 평화, 찬양과 감사. 사랑과 희망으로 충일한 하느님 중심의 삶이 제일입니다. 주님은 날마다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의 영육을 건강하게 하십니다. 

 

“주님의 규정 올바르니, 마음을 기쁘게 하고,

 주님의 계명 밝으니, 눈을 맑게 하네.”(시편19,9).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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