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생명의 사랑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2022.7.10.연중 제15주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Jul 10,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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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7.10.연중 제15주일                                               신명30,10-14 콜로1,15-20 루카10,25-37

 

 

 

영원한 생명의 사랑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

 

 

 

만33년전 제가 사제서품(1989.7.11)후, 1989년 7월 16일 신림동 본당(서원동) 첫미사가 바로 오늘 제15주일 다해 미사였습니다. 이때 제가 한 강론 제목은 “사람이 되는 길”이었고 마지막 인용했던 김준태 시인의 시가 지금도 생생합니다. 당시의 강론 끝부분을 그대로 인용합니다.

 

-“하늘을 보면서 삽시다

땅바닥을 보면서 삽시다

 

눈이 내리면

하늘을 보면서 삽시다

비가 내리면

땅바닥을 보면서 삽시다

 

하늘과 땅바닥을 보지 않으면

날마다 보지 않고 살아가면

사람 몸뚱이는 총알이 돼버립니다

사람 몸뚱이는 짐승이 돼버립니다

 

두 눈에 하늘을 넣지 않고

가슴에 풀꽃 향기를 넣지 않으면

사람 목숨에도 늑대의 피가 흐르기 마련입니다

 

아, 이제 우리는 제발!

사람을 보면서 사람이 됩시다”

 

하늘을 보면서 하느님을 생각합니다. 땅바닥을 보면서 목숨 받아 함께 사는 이웃을 생각합니다. 하느님을 생각하지 않으면 이웃을 생각하지 않으면 사람은 짐승이 되어 버립니다.-

 

이래서 사랑입니다. 사랑밖엔 길이, 답이 없습니다. 사제서품후 만33년! 말그대로 사랑의 여정이었습니다. 영원한 생명은 바로 사랑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율법학자의 예수님께 대한 물음은 아득한 2000년전 사막 수도자이후 오늘까지 하느님을 찾는 우리 구도자들의 근본적 물음입니다. 

 

“스승님, 제가 무엇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

 

영원한 생명은 사랑입니다. 영원한 생명은 진리입니다. 영원한 생명은 구원입니다. 영원한 생명은 하늘 나라입니다. 바로 영원한 생명의 사랑은, 진리는, 구원은, 하늘 나라는 오늘 지금 여기 가까이 있습니다. 바로 여기서 영원한 생명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리며 사는 것입니다. 

 

1.자주 고백성사를 보러 오는 착한 분에게 드린 격려가 제게는 큰 깨달음이었습니다.

 

“죄도 은총이네요. 이렇게 죄를 지을 때 마다 주님을 자주 찾아 뵙게 되니 주님과 날로 더욱 가까워지고, 주님을 사랑하게 되고 주님의 사랑을 받게 되니 말입니다. 죄를 짓지 않으면 이렇게 자주 주님을 찾아뵐 수 있겠습니까?”

 

격려 말씀드리며 새삼 성체성사와 고백성사가 참 고마운 평생 사랑의 성사임을 깨닫게 됩니다. 참 중요한 인간사 일이라 하여 세가지 크고 중요한 일이 성사聖事, 식사食事, 농사農事입니다. 

 

2.어제 강론 쓸때의 체험도 잊지 못합니다. 제게는 순간 하느님의 사랑의 경고였습니다. 새벽 1시부터 3시까지 거의 완성에 이르던 강론이 순간 컴퓨터가 작동을 멈춰 다시 시작했을 때 입력되지 않은 강론은 완전히 날라가고 만것입니다. 순간 손이 후둘후둘 떨렸습니다. 

 

강론이 너무 길으니 다시 좀 짧게 쓰라는 주님의 사랑의 경고임을 깨닫고 다시 쓰기 시작하여 4시쯤 끝나니 얼마나 감사하던지요! 이 또한 어제의 잊지 못할 하느님 사랑의 체험입니다. 

 

3.요즘 수도원 경내의 성모자상聖母子像 앞에 참 오랫동안 피어있는 ‘첫사랑’ 꽃말을 지닌 아자리아꽃입니다. 이 앞을 지날 때 마다 잠시 멈춰 성모님과 예수님께 아자리아꽃처럼 첫사랑을 고백하며 심기일전 사랑의 여정을 살아가게 됩니다.

 

4.또 하나의 사랑 체험을 자랑하고 싶습니다. 벌써 세 번째입니다. 침방의 베개 커버가 말끔히 바뀌어져 있기에 이상하다 싶었는데 바로 원장수사가 제가 없는 동안 세탁해다가 놓는 것을 외출후 돌아왔을 때 발견했고 어제 또 세탁하여 전해 줬으니 무려 3회입니다. 사랑의 실천에 감동했고 깊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런 사랑이 살게 하는 힘입니다. 서로 함께 사랑하며 살라고 공동체 삶임을 새롭게 공부했습니다.

 

첫째, 찬미합시다.

하느님을 찬미하는 것입니다. 영원한 생명의 시작이자 체험입니다. 누구나 가까이서부터 하느님을 만나는, 체험하는 찬미의 시간, 찬미의 사랑입니다. 찬미와 더불어 영원한 생명의 맛을 체험합니다. 찬미의 맛, 하느님 맛으로 살아가는 여기 수도자들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예수님을 통해서 만물과 기꺼이 화해하셨습니다. 하늘과 땅에 있는 모든 만물이 그분을 통하여 그분을 향하여 창조되었습니다. 그분께서는 만물에 앞서 계시고 만물은 그분 안에서 존속합니다.

 

그분은 당신 몸인 교회의 머리이십니다. 과연 하느님께서는 기꺼이, 그분 안에 온갖 충만함이 머무르게 하셨습니다. 그분 십자가의 피를 통하여 평화를 이룩하시어, 땅과 하늘에 있는 모든 것이 그분을 통하여 그분을 향하여, 만물을 기꺼이 화해시키셨습니다.”

 

바로 초대교회 신자때부터 지금까지 교회가 고백하며 불러온 콜로새서의 참 아름답고 깊은 그리스도 찬미가입니다. 우리 수도자들은 평생 매주 수요일 저녁성무일도때마다 벅찬 감동의 노래 기도로 바칩니다. 참으로 하느님을, 예수님을 사랑하는 이들은 교회를, 미사를 사랑합니다. 이런 사랑에서 저절로 솟아나는 사랑의 표현이 바로 하느님 찬미입니다. 하느님 찬미는 끊임없이 샘솟는 사랑의 우물이 됩니다. 그러니 자나깨나 한평생 주님을 찬미하는 것입니다. 

 

둘째, 사랑하십시오.

하느님을, 이웃을 사랑할 때 영원한 생명의 체험입니다. 주님은 율법학자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사랑의 이중계명을 확인, 상기시킵니다. 멀리있지 않고 바로 가까이 있는 영원한 생명의 사랑의 이중계명을 상기시킵니다.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힘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이렇게 온힘을, 온마음을 다해 사랑할 때 영원한 생명을 얻습니다. 비로소 참사람이 됩니다. ‘사랑’의 ‘삶’을 살아서 ‘사람’입니다. 진짜 참으로 사는 것입니다. 무지와 허무에 대한 근본처방도 이 사랑뿐입니다. 누구나 가까이서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사랑입니다.

 

“옳게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여라. 그러면 살 것이다.”

 

경천애인敬天愛人, 그러면 살 것이라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이어 착한 사마리아인의 예를 통해 구체적으로 가까이 곤궁중에 있는 이웃에 사랑을 행할 것을 명하십니다. 바로 우리는 착한 사마리아 사람을 통해, 또 초주검이 된 사람을 통해 주님을 만납니다. 

 

곤궁중에 있는 이웃을 구하시는 주님이자 수난受難을 받고 있는 주님이십니다. 그러니 곤궁중에 있는 이웃을 살리는 것은 바로 주님이 되어 주님을 살리는 역설적 사랑의 신비가 되는 것입니다. 바로 가엾은 마음에 초주검이 된 이웃을 살린 사마리아 사람처럼, 예수님처럼 자비를 행하며 살라하십니다. 바로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복음의 결론입니다.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

 

셋째, 실천하십시오.

말씀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제말이 아니라 제1독서 신명기 모세를 통한 주님의 말씀입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여 주 우리 하느님께 돌아와 말씀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이 계명의 말씀은 우리에게 힘든 것도 아니고 멀리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것은 하늘에 있지도 않고 바다 건너편에 있지도 않습니다.

 

사실 그 말씀은 우리에게 아주 가까이 있습니다. 우리의 입과 우리의 마음에 있기 때문에, 우리가 그 말씀을 실천할 수 있습니다. 정말 살 줄 몰라 불행이요 살 줄 알면 행복임을 깨닫습니다. 당장 말씀을 사랑하는 것이요 말씀을 가까이서 실천하는 것입니다. 말씀의 실천과 더불어 운동 실천을 권합니다. 몸이 있고 건강해야 기도도, 사랑도, 말씀도 실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얼마전 방문했던 마르틴 아빠스님이 당신의 노하우, 건강 비법秘法 운동을 알려 주셨습니다. 바로 아기들처럼 틈틈이 “도리도리 잼잼”, 끊임없이 목운동과 손운동을 하라는 것입니다. 끊임없이 바치는 “예수님 이름을 부르는 기도”와 이 “도리도리 잼잼” 운동이 영육靈肉의 건강 비법임을 알려 주신 것입니다.

 

구원의 진리는, 찬미는, 사랑은, 실천은, 아주 가까이 있습니다. 구슬이 서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도 있듯이 하느님 찬미도, 하느님과 이웃 사랑도, 말씀 실천도 한 삶의 끈에 꿰어야 보배입니다. 영원한 생명의 구원입니다. 바로 이 거룩한 사랑의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영원한 생명을 누리며 한결같이 사랑의 여정을 살게 하십니다. 방금 힘껏 부른 화답송 후렴이 우리 사랑을 북돋웁니다.

 

“없는 자들아, 주님을 찾으라. 너희 마음은 살리라.”(시편60,33).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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