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와 삶 -사랑, 항구한 기도, 주님의 기도-2022.7.24.연중 제17주일(조부모와 노인의 날)

by 프란치스코 posted Jul 24,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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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7.24.연중 제17주일(조부모와 노인의 날) 

창세18,20-32 콜로2,12-14 루카11,1-13

 

 

 

기도와 삶

-사랑, 항구한 기도, 주님의 기도-

 

 

 

참 빠르게 강물처럼 흐르는 세월입니다. 벌써 7월도 막바지입니다. 오늘은 연중 제17주일이자 제2차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입니다. 특별히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관심과 배려가 주효했던 기념일입니다. 교황님은 “늙어서도 열매를 맺으리라”(시편92,15)는 주제로 아름답고 깊은 담화문을 발표하셨고 그 일부를 인용합니다.

 

“조부모와 노인은 이 세상에서 ‘온유의 혁명’을 이루는 장인匠人이 되라는 부름을 받았다. 노년은 항해를 포기하고 돛을 접어야 하는 때가 아니라, 여전히 열매를 맺는 시기이다. 그러니 우리가 지닌 가장 소중한 도구이며 가장 어울리는 일인 기도를 더욱더 언제나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배워 이 혁명을 이뤄가자. 그리하여 기도의 시인이 되고, 고유의 말을 찾아 나가는데 맛들이고, 하느님 말씀의 가르침을 다시 한 번 잘 받아들이자.”

 

누구나에게 어김없이 찾아오는 노년에 죽음입니다. 어떻게 아름답고 품위있는 노년과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 참으로 중요한 문제입니다. 기도가 답입니다. 기도뿐이 답이, 길이 없습니다. 온유의 혁명을 이루는 것, 기도의 시인이 되는 것은 바로 기도의 은총입니다. 

 

기도와 삶은 함께 갑니다. 기도하는 대로 살고 사는 대로 기도합니다. 기도없는 삶은 공허空虛하고 삶이 없는 기도는 맹목盲目입니다. 아름답고 품위있는 삶의 꼴을 형성해 주는 것이 바로 간절하고 항구한 기도입니다. 끊임없는 회개를 이뤄주는 끊임없는 기도입니다. 제가 아름답고 품위있는 노년을 위해 강조하는 것이 셋이 있는데 바로 1.하느님 믿음, 2.건강, 3.돈입니다. 반드시 우선순위가 지켜져야 합니다. 바로 첫째인 하느님 믿음이요 이를 위한 기도입니다.

 

그러니 우리 삶은 기도의 여정이자 회개의 여정입니다. 진정 회개를 통해 자기를 아는 겸손과 지혜입니다. 기도와 회개를 통해 날로 주님을 닮아 우리의 궁극 목표인 성인聖人이 되는 것입니다. 결국 남는 얼굴은 둘중 하나입니다. 기도한 얼굴인가 기도하지 않은 얼굴인가, 우리가 하느님 앞에 갔을 때 주님은 당신을 닮았나 우리 얼굴을 검사하실 것입니다. 과연 날로 주님을 닮아가는 모습인지요.

 

그러니 말 그대로 제대가 없는 평생 현역의 주님의 전사로, 기도의 전사로 사는 것입니다. 졸업이 없는 사랑의 인생 학교에서 평생 주님의 학인으로, 기도의 학인으로 사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봉헌회 형제자매님들의 신원이요 정체성입니다.

 

기도하고 일하라, 바로 베네딕도 수도회의 모토이자 봉헌회 회보, 첫표지의 글자입니다. 마침 2022년 7월, 220번째 회보를 읽어봤습니다. 알찬 내용, 꽃같이 환한 얼굴들로 가득한 사진들이 참 아름답고 풍요로웠습니다. 1면 ‘여름휴가’라는 서경윤 알베르트 신부님의 컬럼 마지막 말마디에 전적으로 공감했습니다. “매일 열심히 성무일도를 바치는 봉헌회원 여러분, 존경합니다.” 저는 이에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두 말마디를 덧붙이고 싶습니다.

 

어떻게 기도해야 할까요? 오늘 말씀을 바탕으로 참 좋은 기도와 삶을 위한 방법을 소개합니다. 참으로 기도만이 인간의 고질병인 무지無知와 허무虛無에 대한 궁극의 답이기도 합니다.

 

첫째, 사랑입니다. 

기도는 테크닉이 아니라 사랑입니다. 기도를 잘하는 비결은 사랑뿐입니다. 사랑하면 할수록 기도하게 됩니다. 기도와 더불어 순수와 열정도 샘솟습니다. 참으로 기도를 잘해 주님을 닮아 성인이 되고 싶은 깨끗한 욕심, 청정욕淸淨慾은 얼마든지 좋습니다. 그러니 주님을, 우리의 영원한 주님이자 스승이시며 도반이신 그리스도를,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바로 이런 사랑의 대가, 기도의 대가가 바오로 사도입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와 함께 묻혔고, 하느님의 능력에 대한 믿음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그분과 함께 살아났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분과 함께 우리를 살리셨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모든 잘못을 용서해 주셨습니다. 그대로 세례의 은총이요,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바로 이런 하느님을, 그리스도 예수님을 열렬히 항구히 사랑하는 것입니다. 이래야 우리도 죽으시고 부활하신 파스카의 주님을 닮아 파스카의 신비, 파스카의 기쁨, 파스카의 삶을 살 수 있고, 저절로 사랑 안에서 기도와 삶은 하나가 됩니다. 정말 주님을 사랑하는 이들은 항구히, 간절히 기도합니다. 바로 이런 사랑만이 성덕의 잣대입니다.

 

둘째, 기도입니다.

기도는 항구하고 간절해야 합니다. 원하는 것을 청하는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것 하나인 성령을 청하는 것입니다. 오늘 말씀은 이런 항구하고 간절한 기도에 관한 가르침입니다. 오늘 복음의 주님 말씀입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벗이라는 이유 때문에 일어나서 빵을 주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그가 줄곧 졸라 대면 마침내 일어나서 그에게 필요한 만큼 다 줄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고, 찾는 이는 얻고, 문을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참으로 권위있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바로 기도와 믿음, 삶에 대한 자세를 가르쳐 줍니다. 결코 좌절하거나 절망함이 없이 끊임없이 청하고 찾고 두드리라는 것입니다. 이래야 백절불굴, 칠전팔기 영적탄력 좋은 파스카의 삶입니다. 

 

바로 이런 전설적인 인물이 바로 창세기의 아브라함입니다. 흡사 하느님과의 줄다리기 싸움처럼 참 집요한 아브라함입니다. 이처럼 주님과 신뢰와 사랑의 관계가 참 깊고도 깊은 아브라함입니다. 이래서 아브라함을 일컬어 하느님의 벗이라 하는 것입니다.

 

무려 여섯 번의 반복된 물음에서 불쌍한 중생들을 살리려는 아브라함의 간절하고 절박한 기도가 말그대로 감동입니다. 의인 50명에서, 45명, 40명, 30명, 20명, 10명까지 내려옵니다. 마지막 주님의 대답입니다.

 

“그 열명을 보아서라도 내가 파멸시키지 않겠다.”

 

열명의 의인이 없어 멸망한 소돔과 고모라입니다. 항구하고 간절히 기도하는 아브라함이 바로 의인입니다. 이번 피정에 참여한 50명 봉헌회원님들이 바로 의인들입니다. 가라지밭같은 현실에서도 세상이 존속하는 것은 세상 곳곳에 의인들이, 성인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이 아쉬워서가 아니라 우리가 아쉬워서 하는 기도입니다. 참으로 항구하고 간절한 기도를 통해서 무지의 눈이 열릴 때 비로소 무엇이 필요하고 본질적인지 깨달아 압니다. 바로 성령의 선물입니다. 성령 선물 하나 받으면 필요한 선물들이 줄줄이 따라오기 마련입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야 당신께 청하는 우리들에게 성령을 얼마나 더 잘 주시겠는지요.

 

셋째, '주님의 기도'입니다.

기도중의 기도가 주님의 기도입니다. 전 성경의 요약이자 예수님 삶의 요약이 주님의 기도입니다. 기도를 가르쳐 달라는 제자들의 요청에 예수님은 당신의 노하우 기도방법을 전수하십니다. 예수님의 단순소박한 본질적 깊이의 삶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마태복음보다 두 청원이 빠졌지만 충분합니다. 아버지라는 정다운 호칭으로 시작되는 주님의 기도입니다.

 

1.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드러내시며, 2.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소서, 3.날마다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4.저희에게 잘못한 모든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의 죄를 용서하시고, 5.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

 

주님의 기도는 일방적인, 모든 것을 주님께 맡기는 무책임한 기도가 아닙니다. 우리 삶은 은총의 선물이자 분투의 노력을 다해야 하는 평생 숙제입니다. 주님의 기도는 주님의 참 좋은 선물입니다. 참으로 우리의 삶을 단순소박하고 투명하게 해줍니다. 참으로 오늘 지금 여기서 본질적 깊이의 관상적 삶을 살게 해주는 주님의 기도입니다. 

 

이런 주님의 은총의 선물에 응답하여, 하느님 아버지 중심의 삶을 위해, 날마다의 일용할 양식을 위해, 또 이웃을 용서하기 위해, 유혹에 빠지지 않기 위해, 우리는 진인사대천명의 노력을 다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삶은 선택이자 훈련입니다. 행복도 선택이자 훈련이고, 특히 기도도 선택이자 영적훈련입니다. 그러니 하느님 은총의 선물에 대한 응답으로 날마다 평생 끊임없이 기도를, 주님의 기도를 선택하여 훈련하듯 끊임없이 바치는 것입니다. 

 

기도하는 대로 살고 사는 대로 기도합니다. 우리가 끊임없이 간절히 항구히 바치는 사랑의 기도가 우리를 주님을 향한 부단한 자아초월의 삶으로 이끌어 주어 나날이 주님을 닮게 합니다. 기도의 시인으로, 온유의 혁명을 이루며 살게 합니다. 바로 주님의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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