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의 사람들 -‘걸림돌’이 아닌 ‘바위’같은 사람들-2022.8.4.목요일 성 요한 마리 비안네 사제(1786-1859) 기념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Aug 04,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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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8.4.목요일 성 요한 마리 비안네 사제(1786-1859) 기념일

예레31,31-34 마태16,13-23

 

 

새계약의 사람들

-‘걸림돌’이 아닌 ‘바위’같은 사람들-

 

 

“내 주여, 내 기쁨은 당신 뜻을 따름이오니,

내 맘속에 당신 법이 새겨져 있나이다.”(시편40,9)

 

제 좋아하는 시편 성구입니다. 바로 새계약의 사람들인 우리의 고백이기도 합니다. 오늘 제1독서 예레미야서의 주제는 새계약이며 그 내용이 퍽 고무적입니다.

 

“보라, 그날이 온다. 주님의 말씀이다. 내가 맺어줄 새계약은 이러하다. 나는 그들의 가슴에 내 법을 넣어 주겠고, 그들의 마음에 그 법을 새겨 주겠다. 그리하여 나는 그들의 하느님이 되고 그들은 나의 백성이 될 것이다. 그들이 낮은 사람부터 높은 사람까지 모두 나를 알게 될 것이다. 나는 그들의 허물을 용서하고, 그들의 죄를 더 이상 기억하지 않겠다.”

 

오늘이 바로 새계약이 실현된 그날입니다. 오늘 이 거룩한 주님의 새계약의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새계약의 삶을 살게 합니다. 우리 마음 깊이 새겨진 주님의 법을 새롭게 발견하는 은총의 미사시간입니다. 이런 새계약을 통해 주님을 새롭게 체험함으로 우리는 복음의 베드로처럼 예수님을 고백할 수 있습니다.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베드로의 고백에 감격하신 주님의 즉각적인 응답입니다.

 

“시몬 바르요나야, 너는 행복하다! 살과 피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것을 너에게 알려 주셨기 때문이다. 나 또한 너에게 말한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반석이라는 뜻의 베드로 이름의 선물에 이어, 황송스럽게도 베드로를 초석 삼아 교회를 세우겠다는 교회 창립 약속,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시겠다는 약속, 매고 푸는 권능을 주시겠다는 약속을 선물로 받은 베드로였지만 이어지는 주님의 첫 번째 수난과 부활의 예고에 여지없이 무너지는 베드로입니다. 베드로의 위 고백이 불완전한 고백이고 주님을 제대로 몰랐다는 이야기입니다. 반발하는 베드로에 대한 주님의 응답이 충격적입니다.

 

“맙소사, 주님! 그런 일은 주님께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돌아서서 거침없이 베드로를 직격하십니다. 베드로의 무지를 일깨우는, 회개를 촉구하는 벼락같은 구원의 말씀입니다.

 

“사탄아,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지도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오늘 복음에서 꼭 기억해야할 말씀입니다. 하느님 중심을 잃어 걸림돌이 되게 하고 내 중심의 삶을 살게 하는 사탄의 유혹입니다. 반석에서 졸지에 사탄이 되어 버린 베드로는 우리 모두의 가능성입니다. 광야에서 주님을 유혹하는데 실패했던 사탄이 이렇게 재차 무지한 베드로를 통해 주님을 유혹했던 것이고, 영적 본능으로 즉시 깨달은 주님의 직격입니다.

 

베드로에게는 충격이었지만 분명 큰 깨달음이었을 것입니다. 무지의 눈이 활짝 열리는 체험이었을 것이며 후에 죽고 부활하신 파스카 예수님을 만나고 체험함으로 비로소 명실상부한 주님이 주신 이름 반석이란 베드로의 삶을 살게 되었던 것입니다. 

 

새삼 우리의 믿음에 여정에 결코 값싼 은총은 없음을 깨닫게 됩니다. 이런 체험을 통해 새롭게 파스카의 주님을 만남으로 베드로의 마음 깊이 새겨진 주님의 새계약이었을 것입니다. 참으로 우리 마음 안에 깊이 새겨진 새계약의 법인 파스카 예수님을 새롭게 확인하는 복된 미사시간입니다. 저절로 앞서의 시편 고백을 하게 됩니다. 

 

“내 주여 내 기쁨은 당신 뜻을 따름이오니, 

내 맘속에 당신 법이 새겨져 있나이다.”

 

우리 마음 속에 새겨져 있는 새계약의 파스카 예수님과 늘 함께할 때 비로소 걸림돌이 아닌 반석의 삶임을 깨닫게 됩니다. 저절로 나오는 새계약의 파스카 주님께 대한 사랑의 고백입니다.

 

“주님, 당신은 저의 모두이옵니다.

저희 사랑, 저희 생명, 저희 기쁨, 저희 행복이옵니다.

저희 마음에 새겨진 영원한 새계약의 당신이십니다.

하루하루가 감사와 감동이요 감탄이옵니다.

날마다 새롭게 시작하는 아름다운 하루의 선물이옵니다.”

 

그러니 날마다 이 거룩한 미사시간, 확인해야할 새계약의 파스카 주님이요, 날마다 새계약을 살기 위해 분투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결코 값싼 은총은 없기 때문입니다. 바로 그 좋은 결정적 증거인 새계약의 사람들이 우리 교회의 참 자랑스러운 보물인 성인들이요 오늘 기념하는 성 요한 마리 비안네 사제입니다. 

 

참으로 다양한 성인들로 조화된 아름다운 가톨릭 교회입니다. 똑같은 사람이 없듯이 똑같은 성인도 없습니다. 그러나 한가지 공통점은 성인들 모두가 새계약의 파스카 예수님을 닮았다는 것입니다. 참 역설적인 진리가 파스카 예수님을 닮아갈수록 내 고유의 참 얼굴을 지니게 된다는 것입니다.

 

오늘 8월4일은 전세계 모든 본당 신부의 수호성인으로 ‘아르스의 본당 신부' 라고도 불린 성 요한 마리 비안네 사제 기념일입니다. 역사적으로 파란만장한 격동기에 지금 제 나이인 만73세 선종때까지 참 치열하게 살았던 성인의 감동적 생애를 일부 인용하고 싶습니다.

 

“성 비안네는 주민 230명이 거주하는 아르스의 본당 신부로 발령받았다. 당시 프랑스 가톨릭 교회는 프랑스 혁명의 결과 산산히 파괴되었으며 사람들은 종교에 대해 무관심했고, 아르스 주민들은 주일에도 들판에서 노닥거리거나, 술집에서 술을 마시며 춤추며 노는 날에 불과하였다. 성당에서 미사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비안네는 마을 주민들의 회심을 위해 하루중 10시간 이상을 기도와 성체조배, 미사봉헌, 고해성사. 교리교육, 상담등으로 성당과 고해소에서 보냈으며, 틈틈이 가정과 환자 방문을 하였다. 사제관의 의자, 식탁, 이불과 베개 등 거의 모든 물품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는 딱딱한 침대에 짚을 깔아 사용했고, 그것마저도 조금씩 덜어 가난과 극기의 삶을 실행했다.

 

처음에는 시큰둥하던 마을 주민들은 이런 비안네 사제의 한결같은 모습에 감동받아 점차 감화되어 갔으며, 몇 년후 아르스 본당은 비안네가 처음 부임하던 당시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 되었다. 주민들은 비안네를 크게 존경하였으며, 미사시간을 알리는 성당 종소리가 들리면 성당은 금방 신자들로 가득차게 되었다. 그리고 기도시간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리면 사람들은 즉시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하였다.

 

비안네 신부의 명성과 카리스마는 널리 퍼져, 1827년부터 그를 만나기위해 수많은 사람들의 방문이 줄을 이었고, 1855년 한 해에 방문한 숫자만 2만명에 달했으니 하루 평균 60명이 방문한 셈이고, 이는 그가 죽을 때까지 10년동안 계속되었고, 하루 최소 16시간에서 최대 18시간까지 고해성사를 주었으며, 하루 평균 두세시간의 수면밖에 취하지 못했다. 1859년 8월4일, 41년 5개월 동안의 사목활동을 마치고 향년 73세로 선종한 날, 아르스의 모든 사람이 슬피 울었다.” 

 

교황 베네딕도 16세는 요한 마리 비안네를 일컬어, “그리스도의 양떼를 돌보는 목자들의 참된 모범”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참으로 주님의 반석과 같은 새계약의 성인, 주님의 참 좋은 선물 비안네 사제였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의 반석이자 새계약의 사람들이 되어 살게 하십니다. 

 

“하느님, 제 마음을 깨끗이 만드시고, 

제 안에 굳건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 

구원의 기쁨을 제게 돌려주시고, 

순종의 영으로 받쳐주소서. 

하느님께 드리는 제물은 부서진 영, 부서지고 뉘우치는 마음을, 

하느님, 당신은 업신여기지 않으시나이다.”(시편51;12,14,19).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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