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하고 성실한 구원의 삶 -인생은 은총의 선물이자 평생 과제이다-2022.8.27.토요일 성녀 모니카(332-387) 기념일(피정6일차)

by 프란치스코 posted Aug 27,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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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8.27.토요일 성녀 모니카(332-387) 기념일(피정6일차)

1코린1,26-31 마태25,14-30

 

 

 

착하고 성실한 구원의 삶

-인생은 은총의 선물이자 평생 과제이다-

 

 

 

끝은 시작입니다. 오늘로서 피정6일차 피정은 끝나지만 진정한 삶의 피정은 이제 시작입니다. 믿는 이들에게는 늘 새로운 시작, 파스카의 삶만이 있을 뿐입니다. 오늘도 이런저런 단상으로 강론을 시작합니다. 오늘은 성녀 모니카 기념일입니다. 

 

제가 그리스도 예수님 다음으로 좋아하는 분들이 성인들입니다. 기념하고 기억할 뿐 아니라 우리 모두 성인이 되라고 경축하는 성인 축일입니다. 하느님의 간절한 바램도 우리 모두가 본연의 참나의 성인이 되는 것이요, 우리 모두 성인이 되라 불림 받고 있습니다. 

 

성인 축일을 맞이할 때 마다, 확인하는 것이 생몰生沒연대요 저보다 많이 사셨나 적게 사셨나 확인하게 됩니다. 저보다 많이 산 성인들에게는 아직 노력할 시간이 있다 자위自慰하지만 적게 산 성인들에게는 더욱 분발奮發하게 됩니다. 모니카 성녀는 만55세를 살았으니 저는 20년을 더 살고 있는 셈입니다.

 

어제는 지금까지의 삶을 정리하고 새출발하는 마음으로 온힘을 다해 강론을 썼고 온종일 그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마치 가슴에 새겨진 주홍글씨처럼 또렷이 부각되는 제 내적 삶의 요약과도 같은 두 단어, ‘아픔’과 ‘목마름’이었습니다. 저절로 예전에 썼던 고백글이 떠오릅니다.

 

“아프고 목말라

눈떴고,

눈뜨면

아프고 목말랐다.”

 

주님으로 인한 아픔이요, 주님을 향한 목마름입니다. 이런 아픔과 목마름이 영적 삶의 원동력이요, 새벽 일찍 일어나 강론을 쓰게 합니다. 여전히 계속될 근원적 아픔이요 목마름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글을 벌써 몇 년째 매일 확인하며 읽어 봅니다. 아직까지 이런 공감과 깊이와 진정성을 지닌 강론이나 글을 본적이 없습니다. 읽을 때 마다 새로운 가르침과 깨우침을 줍니다. 얼마전 읽은 영문 말마디가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어느 때는 영어가 더 강력한 느낌을 줍니다.

 

“Christ is alive!”(그리스도는 살아계시다!)

“You are the ‘now’ of God”(여러분은 하느님의 ‘지금’이다)

 

지난 주일 삼종기도후 강론중 한 대목입니다.

“Therefore, this door is narrow, but is open to everyone! Do not forget this. The door is open to everyone!”(그러므로, 이문은 좁으나, 모두에게 열려 있습니다! 이것을 잊지 마십시오. 문은 모두에게 열려있습니다!)

평범한 말마디이지만 은혜롭고 위로와 힘이 됩니다.

 

오늘 복음의 하늘 나라 비유중 유난히 애착이 가는, 연민의 마음을 갖게하는 세 번째 한탈렌트 받았다가 한탈렌트 고스란히 주인에게 돌려 주는 소심하고 위축되어있고 의심 많은 종입니다. 이 또한 우리의 부정적 모습일 수 있습니다. 자존감도 극히 낮고 열등감도 컸을 종입니다. 종과 주인의 대화가 실감나게 전개됩니다.

 

“주인님, 저는 주인님께서 모진 분이시어서, 심지 않은 데에서 거두시고 뿌리지 않은 데에서 모으신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두려운 나머지 물러가서 주인님의 탈렌트를 땅에 숨겨 두었습니다. 보십시오. 주인님의 것을 도로 받으십시오.”

 

이래서 무지의 죄, 무지의 악, 무지의 병이라 하는 것입니다. 이 악하고 게으른 종은 주인님으로 상징되는 주님을 너무 몰랐습니다. 삶은 은총의 선물이자 평생과제입니다. 정말 주인을, 주님을 사랑하여 알았더라면 한탈렌트 은총의 선물을 최대한 활용하는 노력을 다했을 것입니다. 

 

주님은 성취의 양을 보시는 것이 아니라 과정의 충실성, 성취의 질을 보십니다. 하느님의 평가는 절대 평가지 상대 평가가 아닙니다. 남과 비교할 것 없이 자기 받은 몫에 최선을 다하면 될뿐입니다. 이 악하고 게으른 종은 주님을 몰랐고 자기를 몰랐습니다. 주님을 몰랐기에 주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두려워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살아계심을, 우리가 하느님의 “지금”임을, 구원의 문은 좁으나 모두에게 열려 있음을 알았다면 이렇게 태만하고 무책임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평상시 주님을 항구히 열렬히 사랑하여 주님을 알고 나를 알았다면 앞서의 다섯 탈렌트, 두 탈렌트 받아 최선의 노력을 다해 좋은 성과를 낸 종처럼 분투의 노력을 다 했을 것입니다.

 

“잘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이제 내가 너에게 많은 일을 맡기겠다.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

 

이런 주님의 칭찬을 들으며 매일 미사에 참석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지요! 앞서의 두 착하고 성실한 종과의 대조가 너무나 극명한 후자의 악하고 게으른 종입니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최선을 다해 노력한 착하고 성실한 종은 주님을 참으로 사랑하여 주님을 알았고 자기를 알았던 종임이 분명합니다. 참으로 주님을 사랑했다면 주님께로부터 받은 은총의 선물, 탈렌트에 감사하여 힘껏 활용했을 것입니다.

 

참으로 주님을 사랑하는 평생 주님 사랑 공부가 얼마나 중요한 평생 공부인지 깨닫습니다. 주님을 사랑하여 알 때 비로소 나를 알아 은총의 선물을 활용하는 평생과제를 충실히 실행할 수 있겠기 때문입니다. 얼마전 읽은 교황님의 권고말씀이 가슴을 칩니다. 

 

“먼발치에서 삶을 관조하지 마십시오. 행복은 안락의자가 아닙니다. 화면 앞에서 여러분의 삶을 허비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이 무엇을 하든지, 마치 버려진 차량처럼 비참한 상태가 되지 마십시오. 주차된 차량처럼도 되지 말고, 자유롭게 꿈꾸고 좋은 결정을 내리십시오. 

비록 실수를 할지라도 위험을 감수하십시오. 무기력하게 근근히 살아가거나 마치 구경꾼처럼 세상을 바라보지 마십시오. 진취적으로 나아가십시오. 여러분을 무력하게 만드는 두려움을 떨쳐 버리십시오. 그래야 여러분은 미라처럼 되지 않을 것입니다. 

활기차게 살아가십시오! 최상의 삶을 위하여 여러분 자신을 내어 주십시오! 새장을 열고 밖으로 나가 날아오르십시오. 제발, 조기 퇴직자처럼 되지 마십시오.”

 

바오로 사도의 말씀 역시 큰 힘이 됩니다. 내 받은 탈렌트에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의욕을 갖게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지혜로운 자들을 부끄럽게 하시려고 이 세상의 어리석은 것을 선택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강한 것을 부끄럽게 하시려고 이 세상의 약한 것을 선택하셨습니다.”

 

그러니 어리석다, 약하다 좌절할 것이 아니라, 하느님 선택의 은총에 감사하고 받은 탤런트를 최대한 활용하고 선용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게 해 주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에게는 하느님의 지혜가 되시고, 의로움과 거룩함과 속량이 되셨습니다. 그러니 그리스도를 사랑하여 하나될수록 우리는 우리의 탤런트의 선물을 잘 발견하여 최대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런 착하고 성실한 종의 모범이 가톨릭 교회의 성인들이요, 오늘 기념하는 모니카입니다. 객관적으로, 세상 눈으로 볼때 출신도, 가문도 참 보잘 것 없는 모니카였지만 자신의 받은 탤런트를 100% 발휘한 성녀입니다. 참으로 눈물로 기도하며 집요하게 아우구스티누스를 돌보았기에 우리는 불세출不世出의 위대한 교회학자를 지닐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들 아우구스티누스 때문에 노심초사 눈물의 기도를 바치던 모니카가 타가스테의 주교를 방문했을 때, 성녀는 주교의 “안심하십시오. 그런 눈물의 아들은 결코 멸망할 수 없습니다.”라는 말에 큰 위안을 받았다 합니다. 성녀의 임종 전 아우구스티누스에 한 유언도 감동적입니다.

 

“아들아, 내게 있어선 세상 낙이라곤 인제 아무것도 없다. 현세의 희망이 다 채워졌는데 다시 더 할 것이 무엇인지, 왜 이렇게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 내가 이 세상에서 좀 더 살고 싶어했던 것은 한 가지 일 때문이다. 내가 죽기 전에 네가 가톨릭 신자가 되는 것을 보겠다는 것! 그랬더니 하느님께서 과분하게 나한테 베풀어 주셨다. 

네가 세속의 행복을 끊고 그분의 종이 된 것을 보게 되니, 내 할 일이 무엇이 있겠느냐? 내 몸뚱이사 어디다 묻던지 그 일로 해서 조금도 걱정하지 말거라. 한가지만 너한테 부탁한다. 네가 어디 있던지 주님의 제단에서 날 기억해 다오.”

 

삶은 은총의 선물이자 평생 과제입니다. 내 받은 탤런트, 은총의 선물을 최대한 활용으로 평생과제를 잘 실행한 이들이 성인들이요, 우리 모두 이런 성인들이 되라고 불림받고 있습니다. 날마다의 이 거룩한 미사시간 주님 앞에서 우리의 탤런트 활용을 점검해 보는 시간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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