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9.30.금요일 성 예로니모 사제 학자(340-420) 기념일 

욥기38,1.12-21;40,3-5 루카10.13-16

 

 

회개의 생활화

-하느님 공부;기도와 말씀-

 

 

“오늘 너희는 주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너희 마음을 무디게 하지 마라.”(시편95;7.8).

 

꽃도 물주지 않으면 시들 듯 영혼도 그러합니다. 사람도 자주 만나지 않으면 멀어지듯 하느님도 그러합니다. 끊임없이 꽃에 물주듯 영혼에 끊임없는 물주기가 기도와 말씀 공부, 즉 하느님 공부이고, 영혼도 끊임없이 하느님을 만나야 가까워지고 건강해지니 이래서 역시 한결같은 기도와 말씀의 하느님 공부입니다. 

 

주님을 만남과 동시에 이뤄지는 회개입니다. 끊임없는 주님 만남과 회개를 통해 주님을 닮아 사랑과 순수, 겸손과 온유, 자비와 지혜, 기쁨과 평화의 사람이 됩니다. 주님과의 만남을 통한 회개 은총이 너무 차고 넘칩니다. 그러니 끊임없이 주님과의 만남을 통한 한결같은 회개의 생활화, 일상화, 습관화가 얼마나 영혼 건강에 결정적인지 깨닫습니다. 회개의 생활화는 하느님 중심의 생활화를 뜻합니다. 모든 수행이 그러하듯 끊임없는 회개 역시 의식적 영적훈련입니다.

 

이런 주님과의 만남을 통한 회개 은총에 감격한 제 자작 고백 기도시가 다음 행복기도로 일명 예닮기도로 부르기도 합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라는 좌우명 기도와 더불어 참 많이 나눈, 2018년 성령의 은총으로 탄생한 기도문입니다. 어제도 서교동 성당 자매님들과 나눴고 반드시 낭송하여 바치도록 합니다. 

 

주님과 만남의 기쁨, 회개의 기쁨을 노래한 감사와 감격에 넘친 사랑 고백의 기도시입니다. 수도원 십자로 중앙에 위치한 예수성심상 앞을 지날 때, 자주 바치는 기도문입니다. 좋은 시나 기도문은 늘 읽어도 새롭고 회개를 촉발합니다. 영혼을 맑고 밝게 아름답게 향기롭게 합니다.

 

“주님, 

사랑합니다

찬미합니다

기뻐합니다

차고 넘치는 행복이옵니다

 

주님,

눈이 열리니

온통 당신의 선물이옵니다

당신을 찾아 어디로 가겠나이까

새삼 무엇을 청하겠나이까

오늘 지금 여기가 하늘 나라 천국이옵니다

 

곳곳에서

발견하는 

기쁨, 평화, 감사, 행복이옵니다

살 줄 몰라 불행이요

살 줄 알면 행복임을 깨닫나이다

 

끊임없는

찬미와 감사의 기도와 삶중에

당신을 만나니

당신은 우리를 위로하시며 치유하십니다

기쁨과 평화, 희망과 자유를 선사하십니다

 

주님,

당신은 저의 전부이옵니다

저의 사랑, 저의 생명, 저의 기쁨, 저의 행복이옵니다

하루하루가 감사와 감동이요 감탄이옵니다

날마다 새롭게 시작하는 아름다운 선물의 하루이옵니다

 

이제 

당신을 닮아 

온유와 겸손, 인내의 사람이 되는 것이

제 소망이오니 

간절히 청하는 제 기도를 들어주소서

당신께 영광이 영원무궁하기를 빕니다. 아멘.-2018.10.16”

 

새벽에 기도하는 마음으로 강론에 옮겨 쓰니 감동이 새롭습니다. 이런 주님 사랑의 고백기도가 주님을 만나게 하고 회개를 촉발시켜 영혼을 정화하고 성화합니다. 오늘은 9월30일, 9월 순교자 성월의 마지막날이자 위대한 사제 학자 성 예로니모 축일입니다. 성 암브로시오, 성 아우구스티노, 성 교황 대 그레고리오와 더불어 서방 4대 교부중 한 분입니다.

 

끝은 언제나 새로운 시작입니다. 오늘 9월 순교자 성월이 끝나면 내일부터는 10월 묵주기도 성월의 시작입니다. 늘 기도와 회개로 늘 새롭게 시작하는 파스카의 삶에 충실해야 함을 배웁니다. 모든 성인이 그러하듯 성 예로니모의 삶도 참 파란만장한 회개 여정의 삶이었습니다. 그리스어 ‘히에로니모스’의 이름 뜻대로 ‘신성한 사람’으로 시종일관한 삶이었습니다. 사람들은 그가 얼마나 노숙했던지 ‘태어날 때부터 노인이었다’고 말했답니다.

 

중병을 앓던 그는 하느님이 내린 징벌이라 생각하여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회개한 후 병이 치유되자 온 힘을 다해 성서를 번역합니다. 성서를 모르는 것은 그리스도를 모르는 것이란 말도 성인의 고백입니다. 340년에 태어난 420년에 선종하기 까지 80세 천수를 누린 성인이었고, 391년부터 406년까지 신구약 성서를 라틴어로 번역했고, 이 불가타판 성서는 5세기 이후 널리 보급되었으며 1546년 트리엔트 공의회이후는 교회의 공식적인 성경으로 인정합니다. 

 

장장 16년에 걸친 성서번역을 통해 얼마나 치열한 하느님 공부에 회개의 삶이었을지 충분히 헤아릴 수 있겠습니다. 주님께 대한 한결같은 열렬한 사랑은 성덕의 잣대입니다. 성인은 참 까다롭고 불편하고 까칠한 분이었기에 인간 관계는 그리 원만치 못했지만 그의 항구한 하느님 사랑의 표현인 위대한 성서 번역의 위업은 그대로 그가 성인임을 입증합니다. 

 

또 하나 흥미있는 것은 가시가 발에 박힌 사자의 발에서 가시를 뽑아주자 사자는 평생 성인을 떠나지 않고 성인곁에서 성인을 보호했다는 전설같은 일화입니다. 성인은 학자, 학생, 고고학자, 서적상, 사서, 번역가, 수덕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수호성인이기도 합니다.

 

이런 회개의 여정에 충실했던 성인의 삶이 우리의 회개에, 하느님 사랑에, 하느님 공부에 더욱 치열하고 열중하게 합니다. 오늘 제1독서 욥기 38장은 욥이 주님으로부터 친히 하느님을 배우는 참 치열한 공부시간에 회개시간이기도 합니다. ‘주님께서 욥에게 폭풍 속에서 말씀하셨다’로 시작되는 성서는, ‘네가 누구냐?’ 물으신후, 당신이 땅의 주재자, 바다의 주재자, 빛과 어둠의 주재자 이심을 밝히시면서 욥을 단단히 공부시키며 회개에로 이끄십니다. 일단의 하느님 공부가 끝나자 곧장 이어지는 욥의 겸손한 회개도 참 아름답습니다.

 

“저는 보잘 것 없는 몸, 당신께 무어라 대답하겠습니까? 손을 입에 갖다 댈 뿐입니다. 한 번 말씀드렸으니 대답하지 않겠습니다. 두 번 말씀드렸으니 덧붙이지 않겠습니다.”

 

욥의 군더더기 변명없는 회개의 고백이 참 멋집니다. 하느님 공부와 더불어 하느님을 만나 회개하는 욥입니다. 오늘 복음은 숱한 기적에도 회개에 참으로 무딘, 회개하지 않는 코라진, 벳사이다, 카파르나움, 세 고을들에 대해 불행을 선언하는 주님이십니다. 이는 저주가 아니라 탄식이며 마지막 회개에의 호소입니다. 

 

마지막 대목은 예수님께서 당신의 사명 수행에 동참한 당신 제자들인 선교사들의 직무의 중대성을 상기시키며 우리 모두 그분들의 말을 들으며 회개의 삶에 충실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너희 말을 듣는 이는 내 말을 듣는 사람이고, 너희를 물리치는 자는 나를 물리치는 사람이며, 나를 물리치는 자는 나를 보내신 분을 물리치는 사람이다.”

 

하느님의 사람들, 그리스도의 사람들, 교회의 사람들인 주님의 제자들이자 선교사들을 겸손히 환대하고 사랑의 회개로 응답해야 함을 배웁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회개의 여정에 좋은 도움을 줍니다.

 

“주님, 영원한 길로 저를 이끄소서.”(시편139.24ㄴ).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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