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1.토요일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1873-1897) 기념일

욥기42,1-3,5-6,12-17 루카10,17-24

 

 

해피 엔딩

-결국은 잘 될 것입니다-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하리라.”(마태18,3)

 

오늘은 10월 묵주기도 성월 첫날이자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학자 기념일입니다. 제가 34년전 요셉수도원에 부임했을 때 임시제의방에 있던 사진이 바로 오늘 성녀 데레사 사진이었습니다. 참으로 가난하고 겸손한 삶을 살았던 작은 길, 작은 꽃이라 일컬어 지는 성녀로 24년 참 짧은 생애를 사셨지만 그 영향력은 참 놀랍습니다. 성녀보다 3배의 제 나이니 성덕聖德의 삶을 위해 남은 동안 더욱 분투의 노력을 다해야 겠다는 각오를 새로이 하게 됩니다.

 

교황 비오 10세는 성녀 데레사를 현대의 가장 위대한 성인이라고 불렀습니다. 성녀의 마지막 유언도 감동적입니다. 1987년 8월9일 마지막 성체를 모신 성녀 데레사는 9월30일 저녁 다음과 같은 마지막 말을 남긴후 숨을 거둡니다.

 

“나의 하느님, 당신을 사랑합니다. 저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저의 소명, 마침내 저는 그것을 찾았습니다. 제 소명은 바로 사랑입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교회의 품 안에서 제 자리를 찾았습니다. 저의 어머니이신 교회의 심장 안에서 저는 사랑이 될 것입니다.”

 

정말 해피엔딩의 복된 선종입니다. 마지막 임종어만으로도 충분한 성인입니다. 선종도 은총이자 선택입니다. 평상시 사랑이신 주님을 선택하여 삶의 중심에 모시고 한결같이 사랑할 때 선종의 죽음일 것입니다. 헤피엔딩의 선종의 죽음을 위해 미리 임종어를 생각하여 좌우명으로 삼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리 지금까지 잘 살았어도,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잘 사는 것이 중요하며, 마지막 잘 죽는 선종의 죽음이 제일 중요합니다. 참 좋은 해피엔딩의 선종의 죽음은 이웃에게도 최고의 선물이 됩니다. 중국의 위대한 학자로  감리교 신자였다가 성녀의 자서전에 크게 감명받은후 가톨릭으로 개종한 ‘동서의 피안’의 저자인 오경웅 박사의 고백도 인상적입니다.

 

“성녀의 자서전을 다 읽고 난 후 ‘만일 이 책이 가톨릭 정신을 대표한다면 내가 가톨릭 신자가 되지 않을 이유가 없다.’라고 생각할 만큼 깊은 인상을 받았다. 나는 그 책에서 겸손과 대담함, 자유와 기율, 기쁨과 슬픔, 의무와 인애, 강한 힘과 유연함, 은총과 자연, 어리석음과 지혜, 부유함과 가난, 공동성과 개성 같은 한쌍을 이루는 대립사이에서 살아 숨쉬는 종합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성녀의 성덕은 불타의 심성과 공자의 덕성, 그리고 노자의 철학적 초연성을 합친 것과 같아 보였다. 24세를 일기로 죽은 젊은 수녀가 이런 완덕에 도달하다니! 그 비결은 무엇일까? 성녀가 만일 그리스도의 신비체의 불가결의 지체가 아니었던들 자기 개성을 어떻게 이렇게 충분히 실현할 수 있었으랴!”(동서의 피안, 309-310쪽, 김익진 옮김)

 

성인들의 삶 전체뿐 아니라 내 삶 전체도 보아야 하고 해피엔딩이 될 수 있도록 주님의 자비를 청함과 동시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언젠가 나눴던 24년전 쓴 ‘봄(觀)’이란 자작시도 생각납니다.

 

“전체를 보는 것이다

삶은 흐른다

애정어린 시선으로 보는 것이다

기다리는 것이다

아버지의 뜻을 헤아리는 것이다

 

가을의 황홀과 겨울의 적요

빛과 어둠

기쁨과 슬픔

아름다움과 추함

강함과 약함

 

함께 받아들이는 것이다 

사랑하는 것이다

이래야 해피엔딩의 삶이요 죽음이다”-1998.11.4.

 

오늘로서 제1독서 욥기는 끝납니다. 지금까지 참 처절한 고통을 인내하며 하느님을 저주하지 않았던 욥의 인생은 해피엔딩으로 끝납니다. 욥은 해피엔딩의 참회의 고백과 더불어 큰 복을 받습니다. 

 

“저는 알았습니다. 당신께서는 모든 것을 하실 수 있음을! 당신께는 어떠한 계획도 불가능하지 않음을! 그렇습니다. 저에게는 너무나 신비로워 알지 못하는 일들을, 저는 이해하지도 못한 채 지껄였습니다. 당신에 대하여 귀로만 들어왔던 이 몸, 이제는 제 눈이 당신을 뵈었습니다. 그래서 저 자신을 부끄럽게 여기며, 먼지와 잿더미에 앉아 참회합니다.”

 

이런 해피엔딩의 참회의 고백은 은총이자 선택입니다. 평상시 절망하거나 좌절함이 없이 최선을 다한 진인사대천명의 삶의 자연스런 결과입니다. 큰 복을 받은 욥은 그 뒤 백사십년을 살면서, 사 대에 걸쳐 자식과 손자들을 보고  늘그막까지 수를 다하고 죽으니 정말 해핀엔딩의 죽음입니다.

 

오늘 복음도 어제와는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코라진, 베싸이다, 가파르나움에 대해 불행선언을 하신 장면이 어둠이라면 오늘 일흔 두 제자들의 귀환을 기뻐하는 장면은 빛의 충만입니다. 이처럼 전체를 보면서 삶의 중심을 잡아야 하고 해피엔딩의 삶이 될 수 있도록 늘 준비된 삶을 살아야 합니다. 일흔 두 제자들의 해피엔딩의 귀환을 기뻐하시는 주님의 다음 말씀은 우리 모두에게 해당됩니다.

 

“보라, 내가 너희에게 원수의 모든 힘을 억누르는 권한을 주었다. 이제 아무것도 너를 해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영들이 너희에게 복종하는 것을 기뻐하지 말고,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여라.”

 

제자들이 얼마나 하늘이신 주님께 깊이 영혼의 뿌리를 내린 삶인지 잘 드러납니다. 우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되었다는 것은 참으로 삶의 중심이신 하늘이신 주님께 깊이 뿌리 내림을 일컫는 말입니다. 바로 이런 하늘이신 주님께 우리의 궁극의 희망을 둘 때 백절불굴의 낙관적 삶이요 일희일비하지 않고 한결같은 삶에 결국은 모두가 잘 되는 해피엔딩의 삶이요 죽음이 될 것입니다.

 

자기 뜻이 아닌 아버지의 뜻이 이뤄졌음을 즐거워하며 감사하는 예수님입니다. 어둠과 빛, 어떤 상황에서도 한결같이 아버지의 뜻을 이루고자 최선을 다했기에 이런 해피엔딩의 고백입니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립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

 

이어지는 당대의 제자들은 물론 오늘 우리까지 망라되고 있는 다음 말씀의 은총이 우리 모두 남은 동안 분발하여 해피엔딩의 삶을 살게 합니다.

 

“너희가 보는 것을 보는 눈은 행복하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이들이 너희가 보는 것을 보려고 하였지만 보지 못하였고, 너희가 듣는 것을 들으려고 하였지만 듣지 못하였다.”

 

그대로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말씀입니다. 행복도 선택입니다. 참으로 주님을 선택하여 늘 삶의 중심에 모시고 주님과 일치된 삶을 살 때 언제 어디서나 참된 행복이요 모든 것이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입니다. 그러니 절망보다 어리석은 일도 없습니다. 주님의 매일미사 은총이 우리 모두 해피엔딩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주님, 당신 얼굴 이 종에게 빛나게 하소서.”(시편119,135ㄱ).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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