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아야 하나? -사랑이 답이다-2022.10.31.연중 제31주간 월요일

by PACOMIO posted Oct 3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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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31.연중 제31주간 월요일                                                             필리2,1-4 루카14,12-14

 

 

어떻게 살아야 하나?

-사랑이 답이다-

 

 

“주님, 저에게 생명의 길 가르치시니,

 당신 얼굴 뵈오며 기쁨에 넘치리이다.”(시편16,11)

 

엊그제 이태원 압사 참사에 대해 할 말을 잊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 자문하게 됩니다. 세월호에 이은 대 참사입니다. 있어서는 안 될 대 참사입니다. 이처럼 만추의 아름다운 계절에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마음이 후둘후둘 떨립니다. 10월31일 오늘 “핼로윈 데이”라는 우리와 무관한 유럽과 미국인들의 축제가 못마땅하기 짝이 없습니다.

 

어제 오후 10시20분 현재 사망자154명 부상자 132명이고 사상자는 더 늘어날 것이라는 새벽 뉴스입니다. 대부분 10대-20대 젊은이들이고 빈소마다 무너진 부모들의 통곡이 가득하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새벽 지인 자매로 부터의 메시지도 마음 아팠습니다.

 

“신부님, 이태원 사고로, 노엘이 반 친구가 하느님 품으로. 김민경이라는 아이입니다. 기도부탁드립니다.”

 

내일 11월 위령성월 첫날은 모든 성인 대축일입니다. 끝은 시작입니다. 참으로 온 국민이 참회하는 마음으로 10월의 끝 날을 보내고 내일 11월 모든 죽은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위령성월 첫날부터 깨어 다시 시작해야 하겠습니다. 새삼 기도의 계절, 가을은 회개의 계절임을 확인하게 됩니다. 11월 한 달은 이태원 참사로 죽은 젊은 영혼들을 위한 연미사 봉헌하려합니다.

 

어제는 제 경우도 각별한 날이었습니다. 제가 가장 사랑했던 둘째 베네딕도 형님의 14주기 기일미사를 형 댁에서 봉헌하였습니다. 14년전 2008년 11월 강론집을 찾아 당시 장례미사(11.3)때의 강론을 읽으면서 감동했습니다. 그때나 14년 후 오늘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한결같이 써온 제 강론에 스스로 놀랐습니다. 

 

오랜만에 본 조카들도 성실하게 살아 온 모습들이 참 고맙고 반가웠습니다. 주님의 은총에 감사했습니다. 매일 밤1시 전후로 기상하여 하루를 시작하기에 오후는 꽤 피곤했지만 끝까지 함께 했습니다. 하루를 충만히 가족들과 함께 지낸 후 늦게 수도원에 들어왔고 “잘 도착하여 잡니다. 감사합니다!” 원장에게 귀원을 알렸습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새벽에 잠깨어 읽은 답신의 평범한 메시지도 마음에 깊은 평화를 주었습니다. 사랑밖엔 답이, 길이 없습니다. 참으로 말없는 마음으로 깊은 위로와 격려의 기도와 사랑이 절실한 만추의 계절 가을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잔잔한 말씀이 깊은 평화를 선사합니다. 공동체는 어디나 문제를 지니고 있기 마련이요, 바오로 사도가 서간을 보낸 필리비 교회도 예외는 아닌 듯싶습니다.

 

“여러분이 그리스도 안에서 격려를 받고 사랑에 찬 위로를 받으며 성령 안에서 친교를 나누고 애정을 나눈다면, 뜻을 같이하고 같은 사랑을 지니고 같은 마음 같은 생각을 이루어, 나의 기쁨을 완전하게 해주십시오.”

 

필리비 신도들과 하나 된 바오로에게 이들의 사랑의 친교는 바오로의 기쁨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음을 봅니다. “나의 기쁨을 완전하게 해 주십시오.”라는 청이 참 절실하게 들립니다. 마치 우리 모두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 안에서 더욱 순수하고 깊은 사랑을 하라는 말씀처럼 들립니다. 바오로를 통해 주님은 우리 모두 아가페 순수한 사랑을 명하십니다.

 

“무슨 일이든 이기심이나 허영심으로 하지 마십시오. 오히려 겸손한 마음으로 서로 남을 자기보다 낫게 여기십시오. 저마다 자기 것만 돌보지 말고 남의 것도 돌보아 주십시오.”

 

오늘 바오로 사도를 통한 주님의 이 말씀, 하루의 양식인 말씀으로 삼아 마음에 담고 실천하시기 바랍니다. 참으로 예수 성심을 닮아갈수록 이런 마음일 것입니다. 예수님은 더욱 구체적으로 불쌍한, 가난한 사람들을 초대하라 하시며 아가페 순수한 사랑의 절정을 보여 주십니다. 당시 사람들은 하루 두 끼 식사를 했습니다. 아침 겸 점심, 그리고 저녁식사입니다. 오늘날은 너무 많이 자주 먹는 것 같습니다.

 

“네가 점심이나 저녁식사를 베풀 때, 네 친구나 형제나 친척이나 부유한 이웃을 부르지 마라. 그러면 그들도 다시 너를 초대하여 네가 보답을 받게 된다.”

 

이런 끼리끼리 있는 이들끼리 주고받는 초대를 즐겨 찾지 말라 하십니다. 이런 관행에서 단호히 떠나 참으로 필요한 이들에게 무사한, 대가를 바라지 않는 순수한 사랑의 실천을 즐겨 행하라는 것입니다. 아낌없이 주는 삶을 살라는 것입니다. 

 

예전 초등학교 교사시절 아이들에게 참 많이 선물했고 그림으로 그려 나눴던 참으로 감동적인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는 책이 생각납니다. “눈속에서 3개월”과 “어린왕자”란 책과 더불어 평생 보관하며 읽고 싶은 책이요 읽을 때 마다 감동을 선사하는 책입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같은 순수한 사랑을 실천하라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권고 말씀과 다음 이 말씀도 마음에 깊이 담고 생활하시기 바랍니다. 

 

“네가 잔치를 베풀 때에는 오히려 가난한 이들, 장애인들, 다리 저는 이들, 눈 먼 이들을 초대하여라. 그들이 너에게 보답할 수 없기 때문에 너는 행복할 것이다. 의인들이 부활할 때에 너희가 보답을 받을 것이다.”

 

이런 바라는 일 없이 나누고 베푸는 사랑의 삶을 즐겨 실행하는 사람들이 의인들이요, 이런 의인들이 부활할 때에 주님 친히 보답해 주실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참으로 주님께 희망을 둔 아름다운 사람들이요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이런 사랑과 희망의 사람들로 변모시켜줍니다. 저절로 화답송 시편을 고백하고 싶은 마음이 됩니다.

 

“주님, 제 마음은 오만하지 않나이다.

 제 눈은 높지도 않사옵니다.

 감히 거창한 것을 따르지도, 분에 넘치는 것을 찾지도 않나이다.

 오히려 저는 제 영혼을 다독이고 달랬나이다.

 제 영혼은 마침 젖 뗀 아기, 어미 품에 안긴 아기 같사옵니다.

 이스라엘아, 주님을 고대하여라. 이제부터 영원까지.”(시편131,1-3).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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