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라! 희망하라!" -하느님을, 하느님의 나라를-2022.12.15.대림 제3주간 목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Dec 15,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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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15.대림 제3주간 목요일                                                            이사54,1-10 루카7,24-30

                           

 

 

"꿈꾸라! 희망하라!"

-하느님을, 하느님의 나라를-

 

 

 

한밤중 잠깨면 가장 먼저 일별해보는 교황님 홈페이지입니다. 언제나 한결같은 교황님의 모습은 참 아름답고 감동적입니다. 87세의 고령인데도 정신은 영원한 청년입니다. 지치거나 피곤해 하시는 기색을 한번도 본적이 없습니다. 어제 수요일 일반 알현 시간에도 청중들에게 주옥같은 말씀을 주셨습니다. 그대로 대림 막바지 주님 오심을 기다리는 우리들에게도 적절한 말씀입니다.

 

“좋은 제자는 깨어 있다. 깨어 있음이 없으면, 모든 것이 위험하다. 우리는 깨어 있어야 한다. 깨어 있음은 지혜의 표징이며, 무엇보다 신자 삶의 최고의 길인 겸손의 표징이다.”

 

요지의 말씀이 새롭게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깨어 있어라, 회개하여라, 기뻐하여라, 대림1-3주일까지 주제 말씀을 늘 상기하시기 바랍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무척 춥습니다. 추우니 저절로 깨어 있게 되고 정신도 밤하늘 별처럼 맑고 밝습니다. 13년전 “겨울 예찬”이란 시가 생각납니다.

 

“추워도 환상들 말끔히 사라져 본질만 남은

 맑고 깨끗한 투명한 

 하여 한없이 단순하고 깊은

 겨울이, 겨울 배밭이, 겨울 산이 좋다

 늘 봐도 좋고 편하다

 있음 자체가 위로와 힘이다

 나이 오십을 넘으니

 겨울 산이 보이기 시작했다던 어느 수녀님이 생각난다”-2009.12

 

예언자는 한결같이 꿈의 사람, 희망의 사람입니다. “꿈꾸라, 희망하라-하느님을, 하느님의 나라-”를, 부단히 우리를 부추기는 예언자들입니다. 오늘 제1독서 이사야 예언자가 그렇고, 복음의 예수님과 세례자 요한이 그러합니다. 정말 우리는 깨어 있는 참 사람을 만납니다. 예나 이제나 제가 한결같이 강조하는 주제가 꿈, 희망, 비전입니다. 역시 2009년 그해 썼던 “살아 있는 것들만 꿈꾼다”라는 시도 생각납니다.

 

“살아 있는 것들만 꿈꾼다

 죽어 있는 것들은 꿈꾸지 않는다

 연초록 새싹으로, 화사한 꽃들로 피어나는

 봄꿈의 나무들 

 살아 있는 것들만 꿈꾼다”-2009.4

 

그런가 하면 그보다 훨씬 전 1998년 1월에 썼던 “봄꿈”이란 시도 생각납니다. 그해 겨울 이 시를 안고 마음 따뜻이 지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그해는 눈도 많았습니다. 갈수록 눈도 보기 힘든 겨울을 지냅니다.

 

“창문 밖 

 가난한 언덕

 

 보랏빛

 은은했던

 제비꽃 그 자리에

 

 샛노란

 민들레꽃

 감동의 그 자리에

 

 하얀 눈

 덮여 있다

 

 흰눈 덮인 하얀 땅

 보랏빛 

 샛노란 빛 

 봄꿈을 꾸고 있겠지”-1998.1.22.

 

24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사랑하는 시입니다. 부단히 꿈꾸는 사람이, 하느님을, 하느님의 나라를 꿈꾸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꿈은 희망입니다. 모든 것 다 지녔어도 희망이 없으면 살 수 없습니다. 희망은 삶의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작년에 이어 지금까지 아침 수도원 산책중 즐겨 부르는 “바다”라는 동요입니다. 희망의 여정 강론때는 신자들과 함께 늘 불렀던 노래입니다.

 

“아침바다 갈매기는 금빛을 싣고, 고기잡이 배들은 노래를 싣고,

 희망에 찬 아침바다 노져어가요, 희망에 찬 아침바다 노져어 가요.”

 

우리의 궁극의 참 꿈이자 참 희망은 하느님이요,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이런 꿈을 현실화하여 오늘 지금 여기서 하느님을, 하느님의 나라를 살아내야 하는 우리들입니다. 새삼 우리 삶은 은총의 선물이자 과제임을 깨닫습니다. 은총의 선물인 하느님을, 하느님의 나라를 살아 내야 하는 과제를 부여받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저절로 꿈과 희망이 아닙니다. 꿈과 희망은 힘이요 빛입니다. 꿈도 희망도 부단한 훈련이 필요합니다. 바로 주님을 사랑하여 온몸과 온맘으로 부단히 깨어 한결같이 찬미와 감사의 시편 성무일도와 미사 공동 전례 기도에 충실하는 것, 바로 꿈과 희망을 위한 영성 훈련입니다. 하느님 나라 꿈과 희망의 실현에 이보다 더 좋은 영성 훈련도 없습니다.

 

오늘 제1독서 이사야가 희망을 선포하는 대상은 바빌론 유배중인 희망을 잃은 이스라엘 백성입니다. 이들에게 예루살렘은 참꿈, 참희망의 표징이면서 자신의 미래일 수 있습니다. 바로 이런 예루살렘의 빛나는 미래를 앞당겨 살아가야 할 대림시기의 우리들입니다. 절망의 유배중에 있는 이스라엘 백성은 물론 인생 광야 여정중인 우리에게 주시는 말씀입니다. 불행한 여인으로 의인화된 예루살렘은 바로 우리들입니다.

 

“환성을 올려라, 기뻐 소리쳐라, 즐거워하여라, 산고를 겪어 보지 못한 여인아!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너의 천막터를 넓혀라. 네 장막의 휘장을 아낌없이 펼쳐라. 네가 좌우로 퍼져 나가고 네 후손들이 뭇 나라를 차지하여 황폐한 성읍들에 자리 잡을 것이다.”

 

언젠가의 그날이 아니라 주님을 기다리는 대림시기 오늘 지금 여기서 꿈을 현실화하여 하느님의 나라, 예루살렘을 살아내는 것입니다. 말그대로 꿈의 사람이, 희망의 사람이, 이상주의적 현실주의자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바로 이를 위해 끊임없이 바치는 기도는 필수요 이래야 늘 깨어 있는 삶이 가능합니다. 주님은 예루살렘이 상징하는 이스라엘 백성은 물론 우리에게 사랑을 고백합니다.

 

“내가 잠시 너희를 버렸지만 크나큰 자애로 너를 다시 거두어 들인다. 영원한 자애로 너를 가엾이 여긴다. 내가 맹세한다. 산들이 밀려나고 언덕들이 흔들린다 하여도 나의 자애는 너에게서 밀려나지 않고 내 평화의 계약은 흔들리지 아니하리라.”

 

바로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하느님의 철석같은 약속을 신뢰하시기 바랍니다. 이런 주님이 함께 하시니 바로 그 자리가 하느님 나라의 실현이, 새 예루살렘이 됩니다. 

 

아주 예전 “참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던 수녀님의 고백도 생각납니다. 바로 우리는 복음에서 참 사람 하나 만납니다. 바로 희망의 표징, 세례자 요한입니다. 눈만 열리면 곳곳에서 또 하나의 세례자 요한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대로 광야 여정중 우리에게 하시는 말씀으로 받아들이면 참 은혜로울 것입니다.

 

-“너희는 무엇을 구경하러 광야에 나갔더냐?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냐? 아니라면 무엇을 보러 나갔더냐? 고운 옷을 입은 사람이냐? 화려한 옷을 입고 호화롭게 사는 이들은 왕궁에 있다. 아니라면 무엇을 보러 나갔더냐?

 

예언자냐? 그렇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예언자보다 더 중요한 인물이다. 그는 성경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보라, 네 앞에 나의 사자를 보낸다. 그가 네 앞에서 너의 길을 닦아 놓으리라.’”-

 

좋습니다. 답은 나왔습니다. 내가 대림시기 주님의 길을 닦음으로 내가 또 하나의 참사람, 세례자 요한이 되는 것입니다. 내 안에서 세례자 요한을 만나는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의 사람인 우리는 세례자 요한 이상이라는 주님의 확신에 넘치는 놀라운 말씀을 들어보세요.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여자에게서 태어난 이들 가운데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없다. 그러나 하느님의 나라에서는 가장 작은 이라도 그보다 더 크다.”

 

그대로 파스카 예수님과 함께 하느님 나라를 살아가는 우리가 얼마나 복된 존재인지 깨닫게 됩니다. 어쨌든 당대 한결같이 주님의 길을 마련했던 세례자 요한은 빛나는 구원의 표징, 희망의 표징이었고, 그분의 설교를 듣고 세례를 받은 백성은 모두 하느님께서 의로우시다는 사실을 받아들였으니 바로 이것이 구원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의로우시다!”

 

얼마나 은혜로운 하느님 체험이자 깨달음인지요! 반면 무지에 눈멀고 완고한 바리사이들과 율법교사들은 세례도 받지 않고 자기들을 위한 하느님의 뜻을 물리칩니다. 새삼 구원은 은총의 선물임과 동시에 선택임을 깨닫습니다. 아무리 좋은 은총의 선물인 구원도 기꺼이 자발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하느님은 의로우신 분”임을 깨닫게 하시며 하느님 나라의 꿈을 실현하여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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