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16.대림 제3주간 금요일 이사56,1-3ㄴ.6-8 요한5,33-36
진리의 증언
-주님의 반사체(反射體)로 살고 싶다-
어제 오후 내내 많은 첫 눈이 내려 온누리가 하얗습니다. 이 또한 하늘이 내려 준 은총의 선물입니다. 자주 산책중 부르는 ‘파란마음, 하얀마음’이란 동요중 2절이 생각납니다. 동심(童心;어린이처럼으로 순수하고 맑은 마음)으로 돌아가 한번 불러보시기 바랍니다.
“우리들 마음에 빛이 있다면,
겨울엔 겨울엔 하얄거예요.
산도 들도 지붕도 하얀 눈으로,
하얗게 하얗게 덮인 속에서,
깨끗한 마음으로 자라니까요.”
아주 오래전 함박눈 내리는 겨울에 써놨던 ‘님의 편지’란 짧은 애송 자작시도 생각납니다. 이심전심, 하늘님 마음과 통하는 느낌에 쓴 시입니다.
“계속 쏟아지는
흰 눈발들
님 보내시는
천상 편지
하얀 그리움
가득 담겨 있는
님의 편지
글씨 보이지 않아도
다 알아 보겠네”-2001.1.28.
‘하느님의 시詩’인 예수님처럼 살고 싶다는 마음에 ‘시詩처럼 살고 싶다’란 다음 짧은 자작시의 심정은 24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합니다.
“시詩처럼 살고 싶다
하얀 여백餘白의 종이위에 시처럼
침묵의 여백의 시공時空안에 시처럼 살고 싶다
여백을 가득 채운
수필이나 소설이 아닌
담백淡白한 시처럼 살고 싶다.”-1998.1.24.
담백淡白의 뜻을 찾아보니 ‘욕심이 없고 마음이 깨끗하다’로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들의 마음이 그럴 것입니다. 예수님이 진리의 발광체發光體라면 우리 신자들은 진리의 빛이신 주님을 반사하는 주님의 반사체反射體입니다. 이를 깊이 깨달을 때 참된 겸손입니다. 세례자 요한처럼 우리 또한 진리의 증언자가 됩니다.
‘진리의 연인戀人’이라 명명되는 성 아우구스티노, ‘진리의 협력자’란 묘비명을 원한 전임 교황 베네딕도 16세의 언급도 생각납니다. 진리의 증언자로 일관된 진리의 반사체 삶보다 아름답고 행복한 삶은 없을 것입니다. 말 그대로 ‘하느님의 시詩’같은 삶입니다.
생명과 빛, 희망으로 가득한 시편을 매일 평생 성무일도시 노래로 바치는 가톨릭 교회 신자들은 ‘하느님의 시’처럼, 주님의 반사체로 살 수 있고, 또 살아야 합니다. 예수님은 진리의 증언자로 세례자 요한을 예로 들면서 유익하고 적절한 말씀을 주십니다.
“너희가 요한에게 사람들을 보냈을 때 그는 진리를 증언하였다. 요한은 타오르며 빛을 내는 등불이었다. 나에게는 요한의 증언보다 더 큰 증언이 있다. 아버지께서 나에게 완수하도록 맡기신 일들이다. 그래서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이 나를 위하여 증언한다.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다는 것이다.”
세례자 요한은 물론, 예수님 삶전체가 진리를 증언합니다. ‘진리의 빛’인 주님을 반사합니다. 진리의 증언은 끝나지 않은 영원한 현재 진행형입니다. 바로 우리가 진리이신 ‘주님의 반사체’가 되어 ‘진리의 빛’으로 ‘진리의 협력자’로, ‘진리의 연인’으로 진리를 증언하는 삶을 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또한 진리의 증언자로 파견받았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 삶의 의미이며 전부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이 진리의 발광체라면 우리는 주님 진리의 빛을 반사하는 주님의 반사체입니다. 반사체가 무지無知의 죄악罪惡과 병病으로 녹이 슬어있으면 반사체 역할을 할 수 없습니다. 늘 한결같은 수행으로, 영적 훈련으로 심신을, 영육을 깨끗이 하여 무지에서 벗어날 때 비로소 반사체 역할에 충실할 수 있습니다.
바로 오늘 제1독서 이사야서가 그 구체적 처방을 제시합니다. 세상 모든 이들에게 활짝 열린 구원의 길이요, 주님 진리의 빛의 반사체로 살 수 있는 길입니다. 대림시기 아주 적절한 가르침입니다.
“너희는 공정을 지키고 정의를 실천하여라. 나의 구원이 가까이 왔고, 나의 의로움이 곧 드러나리라. 행복하여라, 이를 실천하는 사람! 주님을 섬기고 주님의 이름을 사랑하며, 주님의 종이 되려고 주님을 따르는 이방인들, 나의 계약을 준수하는 모든 이들, 나는 그들을 나의 거룩한 산으로 인도하고, 나에게 기도하는 집에서 그들을 기쁘게 하리라. 나의 집은 모든 민족들을 위한 기도의 집이라 불리리라.”
놀랍게도 이사야의 예언은 거룩한 하느님의 산, 불암산佛巖山 기슭, 주님의 집, 기도의 집, 요셉 수도원 성전 미사를 통해 그대로 실현되지 않습니까! 참으로 한결같은 수행을 통해 주님 진리의 반사체로 시종여일始終如一 살아갈 때 주님의 축복 가득한 아름답고 행복한 삶임을 깨닫게 됩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시간 진리의 빛이신 주님을 모심으로 오늘도 진리의 반사체로, 진리를 증언하며 살게 된 복된 우리들입니다. 온전히 진리의 증언자로 살고 싶습니까? 다음 고백처럼 살면 됩니다.
“주님
사랑합니다
찬미합니다
감사합니다
기뻐합니다
차고 넘치는 행복이옵니다
이 행복으로 살아갑니다
주님
당신은 저의 전부이옵니다
저의 진리, 저의 빛, 저의 사랑, 저의 생명, 저의 기쁨, 저의 행복이옵니다
하루하루가 감사와 감동이요 감탄이옵니다
날마다 당신의 반사체로 새롭게 시작하는 아름다운 하루이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