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어둠의 싸움 -“회개하라! 기억하라! 잊지마라! 역사는 반복된다!”-2022.12.28.수요일 죄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Dec 28,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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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8.수요일 죄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                                      1요한1,5-2,2 마태2,13-18

 

 

 

빛과 어둠의 싸움

-“회개하라! 기억하라! 잊지마라! 역사는 반복된다!”-

 

 

 

“이들은 하느님과 어린양께 바친 맏물로 

 사람들 가운데에서 속량되었으니,

 어린양이 가는 곳이면 어디든지 따라가리라.”(영성체송)

 

1978년 초판이후 300쇄 이상을 찍은 조세희 작가의 중편소설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이란 스테디 셀러를 기억하시는지요? 여전히 큰 울림을 주는 소설의 내용은 지금도 영원한 현재 진행형입니다. 소설중 한 대목을 소개합니다.

 

“천국에 사는 사람들은 지옥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우리 다섯 식구는 지옥에 살면서 천국을 생각했다. 단 하루라도 천국을 생각해보지 않은 날이 없다. 하루하루의 생활이 지겨웠기 때문이다. 우리의 생활은 전쟁과도 같았다. 우리는 그 전쟁에서 날마다 지기만 했다. 그러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계획이 아니었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우리의 고통을 알아주고 그 고통을 함께 져 줄 사람이었다.”

 

바로 그 조세희 작가가 3일전 12.25일 80세로 영면했습니다. 그가 남긴 명언 몇마디를 오늘 죄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에 나눕니다.

 

-“당신은 비겁한 자의 자식, 억울한가? 그럼 분노하라!”

“이 땅에서 바로 이 시간에 ‘행복하다’ 믿는 사람이 있으면 그는 다음 두 부류중 하나다. 하나는 도둑이고 하나는 바보다.”

“아름다운 사람이 죽으면 하늘의 별이 된다고 믿는 것, 고통으로 잠 못 이루고 우는 사람이 있는한 그 한 사람을 위해 신화는 계속돼야 한다고 끝끝내 믿는 것. 이게 혁명의 정의다.”

“역사의 빛나는 순간엔 늘 절규하는 사람이 있었고, 순간의 역사가 빛나는 건 그 사람의 절규가 진실하고 아름답기 때문이다.”

“절대로 냉소주의에 빠지지 말라. 그것은 악마에게 영혼을 팔고 국민을 괴롭히는 적들이 제일 좋아한는 일이다. 이 시간부터 무슨 일이 있어도 쓰러지지 않을 철기둥을 박아두고 어떤 어려움이 와도 버텨내면서 빛이 보이는 곳으로 달려가야 한다.”

“역사에서 절대 생략은,도약은 없다. 지금 우리가 안고 있는 많은 문제를 어느 날 하루 하루아침에 훌쩍 뛰어 넘어 새 세상으로 갈 수는 없다. 더디더라도 누군가는 한 걸음씩 밀림을 헤쳐 나가야만 앞이 확트인 개활지의 환한 빛을 만날 수 있다.”-

 

현대판 예언자와도 같은 통찰이 번뜩이는 잠언같은 말마디들입니다. 빛과 어둠의 끝없는 싸움의 인류역사입니다. 역사는 반복됩니다. 어둠이 빛을, 거짓이 진리를 이겨본 적이 없다 하지만 때로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입니다. 오늘은 성탄 8부에 죄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이 있다는 사실이 큰 위로가 됩니다. 여전히 현재 진행형중인 죄없는 자들의 반복되는 악순환의 죽음입니다. 얼마나 많은 죄없는 영혼들이 죽음이었고 죽음이고 죽음이겠는지요!

 

해결되지 않은 미완의 사건들은 계속됩니다. 세월호 사건이 그렇고 얼마전의 10.29참사로 인한 죄없이 죽은 159명 젊은 영혼들의 죽음이 그러합니다. 얼마전 천주교 정의 구현 사제단 “10.29 참사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하는 성탄 대축일 미사”때는 강론대신 유가족들의 슬픈 사연을 들었다 합니다. 우리를 영원히 잊지 말아 달라는 문귀, “우리를 기억해 주세요!” 라는 말마디를 결코 잊을 수 없습니다. 

 

반복되는 악순환의 역사를 끊을 수 있는 것은 철저한 회개와 연대, 기억일 것입니다.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반복되기 때문입니다. 오늘 죄없는 이들의 아기 순교자들 축일엔 당시 1000명 정도의 베들레헴 주민에 약 20명 정도 아기들이 폭군 헤로데에 의해 무차별적으로 살해되었을 것으로 추측합니다. 

 

모세때 잔인한 폭군 파라오에 죽은 죄없는 아기들의 죽음이 반복된 것입니다. 바로 이 죽음은 빌라도에 의한 예수님의 죄없는 죽음의 전조와도 같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반복되는 영원한 현재 진행형의 죄없는 이들의 죽음입니다. 오늘 죄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은 교회가 의미를 부여해 줍니다. 아침 성무일도중 위로가 되는 초대송 후렴, 찬미가, 후렴을 나눕니다.

 

1.초대송 후렴; “무죄한 어린 순교자들의 화관이신 그리스도 나셨으니 어서 와 조배드리세.”

2.찬미가; “깨끗한 아기들의 죄없는 죽음, 주님을 위하여서 빛을 발하니, 천사는 두 살아래 모든 아기를, 하늘로 옹위하여 데려 갔도다.”

3.후렴1; “어린이들은 마치 어린양처럼 뛰놀며, 그들을 구원하신 주님을 찬양하였도다.”

 후렴2; “그들은 사람들 가운데 구출되어 하느님과 어린 양에게 바쳐진 첫 열매이며, 아무런 흠없이 하느님의 옥좌 앞에 서 있는도다.”

 후렴3; “영원한 그리움이 그들 위에 있고, 기쁨과 즐거움이 따르겠으며, 걱정과 한숨은 사라지리라.”

 

오늘 죄없는 아기 순교자들은 파스카 주님 덕분에 위로와 구원을 누리지만 주님을 모르는 죄없는 이들의 죽음은, 특히 10.29 참사 희생자들은 어떻게 되겠는지요? 우리 교회는 이들을 기억하고 저희들은 감히 이들에게 주님의 자비를 청합니다. 오늘 죄없는 아기 순교자들과 더불어 우리는 국가가 그 책무를 다하지 못해 억울하게 죽은 159명의 젊은 20대 희생자들을 기억하며 미사를 봉헌합니다. 참으로 오늘 우리가 명심할 사항은 빛과 어둠, 선과 악, 진리와 거짓의 끊임없는 싸움에서 꼭 기억하고 실천해야 할 두 가지입니다.

 

1 “회개하라! 기억하라! 잊지마라! 역사는 반복된다!”

악순환의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 끊임없는 회개가 필수입니다. 우리 안팎은 선과 악, 빛과 어둠, 진리와 거짓의 영적 싸움터입니다. 끊임없이 선과 빛, 진리를 추구하며 살아야 합니다. 우리가 죄를 고백하면 그분은 성실하고 의로우신 분이시므로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고 우리를 모든 불의에서 깨끗하게 해 주십니다. 

 

의로우신 예수 그리스도, 그분은 우리 죄를 위한 속죄 제물이십니다. 우리 죄만이 아니라 온 세상의 죄를 위한 속죄 제물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님은 온 세상의 죄를 위한 속죄제물이란 말씀이 불쌍한 159명 희생자들에도 해당된다 싶어 고맙습니다. 저절로 주님의 자비를 청하게 됩니다.

 

2.“빛속에 살아가십시오!”

하느님은 빛이시며 어둠이 전혀 없습니다. 그분께서 빛 속에 계신 것처럼 우리도 빛 속에서 살아가면, 우리는 서로 친교를 나누게 되고 그분의 아드님이신 예수님의 피가 우리를 모든 죄에서 깨끗하게 해줍니다. 그대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바로 이의 전형적 인물이 오늘 복음의 요셉입니다. 얼핏보면 요셉과 헤로데의 싸움인 듯 하지만, 실은 하느님과 헤로데의 싸움, 빛과 어둠의 싸움입니다. 그러니 하느님의 빛 속에 하느님의 인도를 받는 빛의 사람, 요셉을 어찌 어둠과 거짓의 폭군 헤로데가 이길 수 있겠는지요! 노력과 더불어 은총입니다. 그러니 끊임없는 회개로 주님의 선과 빛, 진리 중에 살아가는 분투의 노력이 제일입니다.

 

이래야 반복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죄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죄없이 죽은 억울한 이들에게 주님의 자비를 청하고, 이런 악순환의 역사가 우리 현실에서 반복되지 않도록 끊임없는 회개와 기억의 삶, 빛과 진리의 삶을 살도록 이 거룩한 미사중 주님의 자비를 청합시다. 

 

“찬미하나이다, 주 하느님. 주님이신 하느님을 찬양하나이다.

 눈부신 순교자들의 무리가 주님을 찬양하나이다.”(복음 환호송).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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