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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3.19.사순 제4주일                                     사무상16,1ㄱㄹㅁㅂ.6-7.10-13ㄴ 에페5,8-14 요한9,1-41

 

 

개안開眼의 여정

-빛의 자녀답게 삽시다-

 

 

사순시기 주일전례가 은혜롭습니다. 우리 삶의 여정을 상징하는 듯 합니다. 사순 제1주일에 우리는 주님과 함께 광야에서의 악마의 유혹을 통과했고, 사순 제2주일에는 주님의 최측근 애제자들인 베드로, 야고보, 요한과 함께 주님의 영광스러운 변모를 체험했고, 사순 제3주일에는 사마리아 여인과 함께 야곱의 우물가에서 생명의 주님을 만나 영적 목마름을 완전 해갈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사순 제4주일 래타레 주일, 기뻐하라 장미주일에는 실로암 못가에서 태생 소경과 함께 주님을 만나 눈이 열립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잔치가 열리는 성전이 상징하는바 주님을 만나 개안하는 눈이 열리는 실로암 못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무지의 눈이 활짝 열리기를 갈망하면서 오늘 사순 제4주일 장미주일 미사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아침 성무일도시 즈카르야 노래 후렴입니다.

 

"내가 이 세상에 온 것은 못보는 사람을 보게 하려는 것이다."

 

바로 못보는 사람을 보게 하려고 실로암못으로 오셨다는 주님의 고백처럼 들립니다. 그러니 깊이 알고보면 파견된 분, 예수님이 진짜 실로암못임을 깨닫습니다. 어제 성가연습을 하면서 새삼스레 잔잔한 기쁨을 느꼈습니다. 기뻐하라 장미주일에 이어, 사순 제4주간 월요일은 우리 요셉수도원의 주보성인인 “성 요셉 대축일”이요, 화요일은 우리의 “사부 성 베네딕도 별세 축일”이고, 토요일은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입니다. 주님은 사순 제4주간, 아름다운 축제의 기쁨의 빛으로 우리 마음을 환히 밝혀주십니다.

 

사순 제4주일 “기뻐하여라” 주일 제의 색깔도 기쁨을 상징하는 장미색 분홍 제의입니다. 입당송 이사야서 말씀(66,10-11)도 오늘 기뻐하라 래타레 주일에 잘 어울립니다. 

 

“즐거워하여라, 예루살렘아. 

 그를 사랑하는 이들아, 모두 모여라.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위로의 젖을 먹고 기뻐 뛰리라.”

 

즐거워하여라, 라틴어로 하며 ‘래타레(Laetare)’이며 그래서 래타레 주일입니다. 제2독서 바오로 사도 권고 말씀 역시 고무적이요 우리의 기쁨을 배가 하며 마음을 환히 밝힙니다. 

 

“형제 여러분, 여러분은 한때 어둠이었지만 지금은 주님 안에 있는 빛입니다. 빛의 자녀답게 살아가십시오. 빛의 열매는 모든 선과 의로움과 진실입니다. 무엇이 주님 마음에 드는 것인지 가려 내십시오.”

 

“빛의 자녀답게 살아가십시오” 얼마나 힘이 납니까! 제가 늘 강조하다시피 삶은 선택이요 훈련이요 습관입니다. 빛이자 생명이신 주님을 선택하여 주님과 함께 살아가는 훈련과 더불어 습관화될 때 비로소 빛의 자녀답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이어지는 제2독서 말씀도 은혜롭습니다. 우리 모두 잠에서 깨어나 주님의 빛으로 세상의 빛으로 살 것을 촉구합니다. 영적 잠에서 깨어나 깨어 살아갈 때 깨끗한 마음에 무수히 쏟아지는 깨달음의 선물들이요 비로소 빛의 자녀로 살아갈 수 있게 됩니다. 사순시기, 아주 적절한 충고 말씀입니다.

 

“잠자는 사람아, 깨어나라.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어나라. 그리스도께서 너를 비추어 주시리라.”

 

늘 우리를 비추는 그리스도의 빛입니다. 그래서 오늘 강론 제목은 지체없이 “개안의 여정-빛의 자녀답게 삽시다”로 정했습니다. 강론 제목을 오늘 하루는 물론 평생 화두로 명심하고 살아도 좋을 것입니다. 사순 제4주일 서울주보 1면 오늘 강론 주제도 인상적입니다. 

 

“완고함 3종 세트”란 제목하에 결론은 다음과 같이 맺고 있었습니다. “교형자매 여러분! 우리의 믿음 중에 ‘미움으로 가득한 분노’, ‘내 이성의 합리성을 충족하려는 오만함’, ‘이웃에 대한 편견’, 이러한 일상의 ‘완고함 3종 세트’가 ‘하느님을 보지 못하는 사람’으로 만듭니다.”

 

이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무지의 죄라 할 수 있습니다. 무지에 눈멀 때 분노, 교만, 편견, 탐욕, 질투등 줄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지에 대한 답은 인류의 빛이자 세상의 빛이신 그리스도 예수님뿐입니다. 주님 말씀의 빛이 무지의 어둠을 몰아내어 우리 모두 주님의 빛 안에서 빛의 자녀로 살게 됩니다. ‘밖으로 드러나는 것은 모두 빛으로 밝혀지기 마련이요, 밝혀진 것은 모두 빛입니다(에페5,13).

 

그러니 오늘 화답송 후렴이 참 적절합니다. 빛의 자녀답게 사는데 결정적 도움이 되는 고백입니다. 방금 성가 연습시 흥겹게 불렀다시피 가사도 곡도 흥겹습니다. 평생 좌우명이나 묘비명으로 삼아도 좋겠습니다. 오늘 하루 자주 노래 기도로 바치시기 바랍니다. 아무리 불러도 감미롭고 전혀 싫증을 못 느낄 것입니다.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노라.”

 

얼마전 어느 자매님으로부터 좋은 조언을 받았습니다. 정형외과 의사로부터 받은 충고랍니다. 가슴과 허리를 펴고 몸의 체형을 바로 잡는데 양손을 번쩍 올리는 ‘만세’가 그렇게 좋다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자주 해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만세 삼창을 자주 하며 몸의 균형을 바로 잡습니다. 

 

“하느님 만세!”

“예수님 만세!”

“수도원 만세!”

 

가슴을 활짝 펴고 하늘을 바라보며 마음을 활짝 열고 만세부르기 수행에 충실할 때 저절로 주님의 자녀답게, 빛의 자녀답게 살려는 의욕도 샘솟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이 참 깁니다. 태어나면서부터 눈먼 사람인 태생 소경을 고쳐 주시는 빛이자 생명이신 우리 예수님이십니다. 태생 소경이 상징하는바 무지에 눈먼 사람들입니다. 

 

무지의 악, 무지의 죄, 무지의 병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아마 원죄의 결과가 무지일 것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무지에 눈먼 우리를 눈뜨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분은 인류의 빛이신, 세상의 빛이신 주님뿐입니다. 평생을 살아도 무지에 눈먼, 눈뜬 소경들은 얼마나 많겠는지요.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함은 무지에 눈멀고 무지에 귀먹었기 때문입니다.

 

삶은 선택이요 훈련이요 습관이라 했습니다. 또 삶은 은총의 선물이자 평생과제입니다. 단번에 눈뜨는 개안은 없습니다. 개안의 여정입니다. 죽을 때까지, 살아있는 그날까지 하루하루 날마다 늘 우리와 함께 하시는 영원한 도반이신 주님을 만나 주님과의 우정을 날로 깊이하면서 눈도 밝아지고 시야도 날로 깊어지고 넓어집니다. 이래야 비로소 빛의 자녀답게. 주님의 자녀답게 살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을 보십시오. 실로암 못가에서 주님을 만나 눈이 열린 태생 소경과 진짜 영적으로 눈먼 바리사이들과의 관계가 참 불편합니다. 전혀 소통의 대화가 되지 않으니 바리사이들이 무지에 눈이 멀고, 무지에 귀가 먹었기 때문입니다. 태생 소경의 눈이 열려가는 개안의 여정도 인상적입니다. ‘예수님’이라는 분에서 ‘예언자’로, ‘선생님’으로, 그리고 마침내 믿음의 눈이, 영안이 활짝 열려 ‘주님’이라 고백합니다. 

 

“주님 저는 믿습니다.”

 

참으로 눈이 열릴 때 우리의 눈은 주님의 눈으로 변모될 것입니다. 자비롭고 지혜로운 눈, 깊고 널리 통찰하는 눈이 될 것입니다. 제1독서에서 사무엘이 주님의 명령에 따라 다윗을 선택할 때처럼 우리도 주님의 안목을 지니게 될 것입니다. 

 

사무엘이 엘리압의 외모를 보고 뽑으려 했을 때 주님은 즉시 차단하고 나섭니다.

“겉모습이나 키 큰 것만 보아서는 안된다. 사람들은 눈에 들어오는 대로 보지만 주님은 마음을 본다.”

반면 막내인 다윗이 도착했을 때 주님은 즉시 사무엘에게 알립니다. 

“바로 이 아이다. 일어나 이 아이에게 기름을 부어라.”

 

주님과 늘 함께 함으로 주님의 안목을 배운 사무엘이 우리에게는 롤모델이 됩니다. 평생 개안의 여정중인 우리들입니다. 날로 빛이자 생명이신 주님과의 신뢰와 사랑이 깊어갈 때 우리는 비로소 주님의 빛안에서 빛의 자녀답게, 하느님의 자녀답게 살 수 있습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이렇게 살아가는데 결정적 도움을 주십니다. 끝으로 예수님 닮기의 “예닮기도”를, “행복기도”를 다시 나눔으로 강론을 마치겠습니다.

 

“주님, 

참회합니다 

믿습니다

사랑합니다

찬미합니다

감사합니다

기뻐합니다

차고 넘치는 행복이옵니다

이 행복으로 살아갑니다

 

주님, 눈이 열리니

온통 당신의 선물이옵니다

당신을 찾아 어디로 가겠나이까

새삼 무엇을 청하겠나이까

오늘 지금 여기가 하늘나라 천국이옵니다.

 

곳곳에서 발견하는

기쁨, 평화, 감사, 행복이옵니다

살 줄 몰라 불행이요 살 줄 알면 행복임을 깨닫나이다

 

끊임없는 찬미와 감사의 삶과 기도중에

당신을 만나니

당신은 우리를 위로하시고 치유하시며

기쁨과 평화, 희망과 자유를 선사하시나이다

 

주님, 당신은 저의 전부이옵니다

저의 사랑, 저의 생명, 저의 기쁨, 저의 행복이옵니다

하루하루가 감사와 감동이요 감탄이옵니다

날마다 당신과 함께 새롭게 시작하는 아름다운 하루이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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