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3.24.사순 제4주간 금요일                                          지혜2,1ㄱ.12-22 요한7,1-2.10.25-30

 

 

 

하느님 중심의 삶

-악인(惡人)이 아닌 의인(義人)으로 삽시다-

 

 

 

"주님의 목소리를 듣게 되거든,

 너희 마음을 무디게 가지지 마라."(시편95,7-8)

 

사순시기뿐 아니라 평생 매일 하루 시작전 들어야 할 초대송 후렴입니다. 어제의 강론 결론을 다시 나누고 싶습니다. 회개의 은총은 겸손, 자비, 지혜입니다. 부단한 참된 회개를 통해 주님을 닮아 겸손하고 자비롭고 지혜로운 의인이 성인이 된다는 것입니다. 무지의 병, 무지의 죄, 무지의 악입니다. 무지에 대한 궁극의 답은 회개요 예수님이요 미사라 했습니다. 참으로 주님과 일치가 깊어지는 길만이 무지에 대한 유일한 해법입니다. 회개의 선택, 회개의 훈련, 회개의 습관 역시 현실적으로 참 중요합니다.

 

이런 요지의 강론이었고 오늘 강론 또한 같은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오늘 강론 제목은 “하느님 중심의 삶-악인이 아닌 의인으로 삽시다-”입니다. 오늘 제1독서 지혜서 내용이 흥미진진합니다. “악인들의 삶과 생각”에 이어 “악인들의 그릇된 생각”이란 긴 내용입니다만 묵상할 좋은 내용이 많이 생략되어 있습니다. 생략된 부분을 일부 인용하여 나눕니다.

 

“악인들은 행실과 말로 죽음을 불러내고 

죽음을 친구로 여겨 그것을 열망하며 

죽음과 계약을 맺는다. 

그들은 옳지 못한 생각으로 저희끼리 이렇게 말한다. 

‘우리의 삶은 짧고 슬프다.

인생의 끝에 다다르면 묘약이 없고

우리가 알기로 저승에서 돌아온 자도 없다.

...

우리의 이름은 시간이 지나면서 잊히고

우리가 한 일을 기억해 줄 자 하나도 없으리니

우리의 삶은 구름의 흔적처럼 사라져 가 버린다.

햇살에 쫓기고

햇볕에 버티지 못하는 안개처럼

흩어져 버린다.

우리의 한평생은 지나가는 그림자

우리의 죽음에는 돌아올 길이 없다.

자 그러니, 앞에 있는 좋은 것들을 즐기고

젊을 때처럼 이 세상 것들을 실컷 쓰자.

값비싼 포도주와 향료로 한껏 취하고

봄철의 꽃 한송이도 놓치지 말자.”

 

너무 공감이 가는 내용들입니다. 악인의 생각의 단초가 이렇게 평범하고 자연스럽게 전개됩니다. 죽음을 가볍게 여기고 생명을 함부로 취급하는 것 역시 악의 시초입니다. 그러니 악인은 우리 모두의 가능성임을 깨닫습니다. 하느님 중심의 삶에서 떠날 때, 삶의 무의미, 허무감에서 감미로운 유혹처럼 시작되는 악인의 삶이요 알게 모르게 악인이 되어 간다는 것입니다. 이어지는 의인에 대한 악인의 위해危害는 그대로 예수님의 수난에 관여된 악인들의 모습을 연상케 합니다.

 

“의인에게 덫을 놓자. 

의인이 정녕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하느님께서 그를 도우시어

적대자들의 손에서 그를 구해 주실 것이다.

그러니 그를 모욕과 고통으로 시험해 보자.

그러면 그가 정말 온유한지 알 수 있을 것이고

그의 인내력을 시험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자기 말로 하느님께서 돌보신다고 하니

그에게 수치스러운 죽음을 내리자.”

 

흡사 이사야서 52장13절부터 53장12절까지 계속되는 ‘주님의 종’ 넷째 노래를 닮았습니다. 그대로 수난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미리 보여줍니다. 이어 지혜서 저자는 악인들의 그릇된 생각을 밝힙니다.

 

“이렇게 생각하지만 그들이 틀렸다.

그들의 악이 그들의 눈을 멀게 한 것이다.

그들은 하느님의 신비로운 뜻을 알지 못하며 

거룩한 삶에 대한 보상을 바라지 않는다.”

 

무지의 악이, 무지의 병이, 무지의 암세포가 골수에까지 스며든 이들이 악인입니다. 무지의 악에 눈이 멀 때 악인입니다. 그러니 악인은 무지에서 벗어나지 못할 때, 무지에 눈멀 때 우리 모두의 가능성입니다. 오늘 제1독서 다음에 나오는 말씀도 의미심장합니다.

 

“정녕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불멸의 존재로 창조하시고, 

 당신 본성의 모습에 따라 인간을 만드셨다.”

 

바로 이것이 인간의 진면목입니다. 누구나 존엄한 품위의 인간 존재라는 것입니다. 무지의 악, 무지의 병에서 벗어날 때 비로소 존엄한 품위의 회복이요, 이래서 은총과 더불어 회개를 비롯한 부단한 수행과 훈련이 필수라는 것입니다. 

 

삶은 은총의 선물이자 평생과제입니다. 은총의 선물인 존엄한 품위의 참사람이, 의인이, 성인이 되기위해 평생수행의 공부와 노력과 훈련이 절대적이라는 것입니다. 바로 무지에서 벗어난 참 사람이 되기 위해 평생공부와 평생훈련의 분투의 노력이 절대적이라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평생 영적전쟁의 요체일 것입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의 모습이 사면초가, 흡사 악에 에워싸여 있는 모습입니다. 호심탐탐 예수님의 목숨을 노리는 악의 하수인들 유다인들입니다. 유다인들이 당신을 죽이려고 하였으므로, 유다에서는 돌아다니기를 원하지 않으셨습니다. 복음 말미에 그들은 예수님을 잡으려고 하였지만 아직 때가 오지 않았으므로 아무도 손대지 못했다 합니다. 

 

그대로 오늘 지혜서와 그리고 이사야서 주님의 종 네 번째 노래의 비극적 상황을 연상케 합니다. 바로 이런 사면초가의 와중에서 예수님은 하느님 중심의 삶의 절정을 보여줍니다. 참으로 예수님의 신원 확인을 통해 새삼 우리의 하느님 중심의 삶의 신원을 묵상하게 됩니다. 

 

“나는 나 스스로 온 것이 아니다. 나는 보내신 분은 참되신데 너희는 그분을 알지 못한다. 나는 그분을 안다. 내가 그분에게서 왔고 그분께서 나를 보내셨기 때문이다.”

 

결코 우연적 존재가 아니라 하느님께 깊이 뿌리내린, 하느님께 파견된 예수님의 존재라는 것입니다. 참으로 얼마나 하느님 중심에 깊이 확고히 뿌리내린 삶인지 깨닫습니다. 참으로 은총과 더불어 부단한 수행을 통해 하느님 중심에 날로 깊이 뿌리내리는 우리의 삶일 때 비로소 무지의 어둠에서, 악에서 벗어나 빛의 의인, 빛의 성인이 됨을 깨닫습니다. 바로 우리의 평생과제입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매일 미사은총이 이에 결정적 도움이 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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