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김의 배움터-2015.5.27. 연중 제8주간 수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May 27,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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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5.27. 연중 제8주간 수요일                                                                                                  집회36,1-2.5-6.13-22 마르10,32-45


                                                                                              섬김의 배움터


섬김의 영성, 섬김의 기쁨, 섬김의 행복, 섬김의 리더십, 섬김의 사랑, 섬김의 겸손, 섬김의 배움터 등 끝없이 이어집니다. 섬김은 복음의 핵심적 가치입니다. 하여 베네딕도회 수도원을 주님을 섬기는 배움터라 명명합니다. 아니 수도원뿐 아니라 믿는 이들의 삶자체가 섬김의 배움터입니다. 어느 수도원은 총장에서 '총봉사자'로, 즉 장상을 공동체를 섬기는 사람으로 명칭을 바꿨다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의 제자공동체 역시 섬김의 배움터로 드러납니다. 동상이몽의, 주님을 이해하지 못하는 철부지 제자 공동체입니다. 세 번째 주님의 수난예고에도 엉뚱한 반응으로 예수님께 실망을 줍니다. 주님은 이에 개의치 않고 제자의 물음에 친절히 설명해 주심으로 섬김의 리더십을 잘 발휘하십니다.


"스승님께서 영광을 받으실 때에 저희를 하나는 스승님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앉게 해 주십시오."


야고보와 요한은 그대로 우리의 숨겨진 민낯을 보여주니 바로 이것이 사람입니다. 잘 드러나는 높은 자리에 앉고 싶은 욕망의 사람입니다. 야고보와 요한의 말을 듣고 이를 불쾌하게 여긴 열 제자의 민낯 역시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이들 역시 스승님의 옆자리에 앉고 싶은 욕망이 탄로되고 있음을 봅니다. 주님은 이들의 반응에 추호의 실망감도 드러내지 않고 침착하게 섬김의 공동체에 대해 설명하십니다.


"다른 민족의 통치자라는 자들은 백성위에 군림하고, 고관들은 백성에게 세도를 부린다. 그러나 너희는 그래서는 안 된다. 너희 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또한 너희 가운데에서 첫째가 되려는 이는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 사실 사람의 아들은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마르10,42-45).


그대로 오늘의 우리들에게 하시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군림하고 세도를 부리는 지도자나 신자가 되지 말고 모든 이의 종이 되어 섬기는 사람이 되라는 말씀입니다. 파스카의 영성은 바로 섬김과 종의 영성임을 깨닫습니다. 본능적, 이기적 욕망의 내가 죽고 그리스도와 더불어 부활한 새인간만이 기쁘게 섬김과 종의 영성을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위 말씀중 마지막 구절(마르10,45)은 제 서품상본의 성구이기도 합니다. 


섬김의 모범이 바로 예수님이십니다. 주님은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우리를 섬기러 오셨습니다. 섬김의 배움터인 공동체 바로 중심에 우리를 섬기러 오신 주님이 계십니다. 평생 섬김의 배움터 공동체에서 주님의 종이 되어 섬김의 사랑, 섬김의 기쁨을 수행하는 우리 수도자들입니다. 주님의 섬김에 대한 응답이 주님을 섬기는 것이요 이웃 형제들을 섬기는 것입니다.


"주님, 당신 백성에 대한 호의로 당신 종들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집회서의 기도하는 주님의 종들처럼 우리 수도자들 역시 주님께 끊임없이 기도를 바침으로 주님을 섬깁니다. 하여 우리 분도 수도자들에게 미사와 시편성무일도 수행은 가장 중요한 주님을 섬기는 일에 속합니다. 주님을 섬기는 마음으로 마음을 다하여 기도를 바칠 때 이웃도 그렇게 섬기게 됩니다. 


주님 환대와 이웃 환대가 하나이듯이, 주님 섬김과 이웃 섬김이 하나입니다. 그러니 우리 수도자들이 끊임없이 바치는 미사와 성무일도의 공동전례기도는 섬김과 환대의 원천(源泉)이 됩니다. 어제 읽은 이슬람 수피즘의 시인 사다의 말이 생각납니다.


"신을 섬기는 일에 푹 빠진 사람은 물레방아 삐걱대는 소리에도 황홀해 진다.“


이슬람 신비가의 아름다운 체험적 고백입니다. 바로 주님을 섬기는 일의 행복을 말해 줍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 중 당신 말씀과 성찬의 식탁에서 우리를 섬기심으로, 섬김의 행복, 섬김의 사랑, 섬김의 기쁨을 만끽하는 우리들입니다.


"주님, 저희가 주님을 자비를 깨닫고 마음을 다하여 주님을 섬기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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