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화의 여정 -존엄한 품위의 삶- “감사하십시오, 겸손하십시오, 깨어 있으십시오”-2024.2.10.토요일 설

by 프란치스코 posted Feb 1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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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2.10.토요일 설                                                           민수6,22-27 야고4,13-15 루카12,35-40

 

 

성화의 여정

-존엄한 품위의 삶-

“감사하십시오, 겸손하십시오, 깨어 있으십시오”

 

 

"내 주여, 내 기쁨은 당신 뜻을 따름이오니

 내 맘속에 당신 법이 새겨져 있나이다."(시편40,9)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오늘은 설 명절입니다. 새해 첫날을 요약한 본기도가 참 깊고 풍부하고 아름답습니다. 오늘 설날뿐 아니라 평생 매일 새해 첫날처럼 이렇게 기도하는 마음으로 살고 싶습니다. 

 

“시작이시며 마침이신 주 하느님,

오늘 새해 첫날을 기쁜 마음으로 주님께 봉헌하오니,

온갖 은총과 복을 가득히 베푸시어,

저희가 조상들을 기억하며 화목과 친교를 이루게 하시고,

언제나 주님의 뜻을 따르며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게 하소서.”

 

참으로 믿는 이들에게는 하루하루가 새하늘 새땅의 새날이자 첫날입니다. 참으로 믿는 이들에게는 목적없는 무의미한 날이 아니라, 하루하루 주님을 따라 닮아가는 성화 여정중의 선물같이 귀한 날들입니다. 삶은 선택이자 은총임을 누누이 강조했습니다. 하느님을 선택하여 믿지 않으면 불교의 윤회설을 믿든지, 양자 물리학에서 말하는 다음과 같은 인생관에 도달할 수 뿐이 없을 것입니다.

 

“인생은 무상하기 때문에, 절대적인 것은 없기 때문에, 삶은 의미가 있고 소중한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지의 이미지일뿐입니다. 실재는 우리 자신을 포함하여 얇고 연약한 베일일 뿐이며, 그 너머에는....아무 것도 없습니다.”

 

요즘 읽은 양자 물리학이 말하는 텅빈 허무의 세계관이요, 여기에는 하느님의 자리가, 영혼의 자리가 없습니다. 내가 누구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결코 허무의 어둠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삶의 목표, 삶의 방향, 삶의 중심, 삶의 의미를 말할 수 없습니다. 삶의 여정을 말하는 것도 무의미합니다. 물음만 있고 답이 없는 인생관입니다.

 

 

어제 수도공동체의 저녁식사 독서중 성규 “제7장 겸손에 대하여” 마지막 부분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성화의 여정을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빛나는 희망의 표지처럼 생각되는 완전한 사랑입니다. 

 

“그러므로 겸손의 이 모든 단계들을 다 오른 다음에 수도승은 곧 하느님의 사랑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이 완전한 사랑은 두려움을 몰아내며, 이전에는 공포심 때문에 지키던 모든 것을 별로 어려움 없이 자연스럽게 습관적으로 지키기 시작할 것이니, 이제는 지옥에 대한 두려움에서가 아니라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과 좋은 습관과, 덕행에 대한 즐거움에서 하게 될 것이다.”

 

성화 여정의 절정을 보여 줍니다. 하느님의 완전한 사랑에 도달하기 까지 항구해야 할 세 덕목에 대해 나누고자 합니다. 

 

첫째, 감사하십시오.

감사의 사랑, 감사의 은총입니다. 바로 오늘 제1독서 민수기가 주는 가르침입니다. 성화의 여정중 첫째 덕목이 감사입니다. 하느님의 축복에 대한 자연스럽고 당연한 응답이 감사입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하느님께서 즐겨 하시는 일이 우리를 축복하시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되었다는 자체가 축복입니다. 이렇게 살아 있음은 우연이 아니라 하느님 은총의 축복입니다. 

 

오늘 새해 첫날인 설날인 오늘 주님은 제1독서 민수기의 사제의 축복을 이 거룩한 미사전례를 통해 그대로 우리 교회공동체는 물론 하나하나에게 내리십니다.

 

“주님께서 그대에게 복을 내리시고,

그대를 지켜주시리라.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비추시고, 

그대에게 은혜를 베푸시리라.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들어보이시고, 

그대에게 평화를 베푸시리라.”

 

바로 우리의 하느님은 이런 축복의 하느님입니다. 새삼 우리 모두 축복받은 귀한 존재임을 깨닫습니다. 새삼 인간의 본질은 무지도 허무도 가난도 탐욕도 아닌 사랑의 축복임을 깨닫습니다. 그러니 저절로 이에 대한 자발적 응답이 감사입니다. 그러니 감사하십시오. 감사하기로 하면 끝이 없습니다. 감사와 함께 가는 기쁨입니다.

 

둘째, 겸손하십시오.

겸손의 사랑, 겸손의 은총입니다. 제2독서 야고보서가 주는 가르침입니다. 참으로 하느님도 자기도 모르는 무지의 사람일 때 교만이지, 진정 하느님을 알고 자기를 아는 사람은 겸손합니다. 하느님을 알고 자기를 아는 것이 바로 겸손이자 지혜입니다. 오늘 야고보 사도가 말하는 짧은 가르침의 요지는 겸손입니다. 시공을 초월하여 그대로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말씀처럼 들립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자 이제, ‘오늘이나 내일 어느 어느 고을에 가서 일 년 동안 그곳에서 지내며 장사를 하여 돈을 벌겠다.’하고 말하는 여러분! 그렇지만 여러분은 내일 일을 알지 못합니다. 여러분의 생명은 무엇입니까? 여러분은 잠깐 나타났다가 시라져 버리는 한 줄기 연기일 따름입니다. 도리어 여러분은 ‘주님께서 원하시면 우리가 살아서 이런저런 일을 할 것이다.’하고 말해야 합니다.”

 

우리 자신만 보면 인생무상의 허무이지만 궁극의 배경이 되시는 믿음과 희망과 사랑의 인격적 주님이, 기도와 소통의 주님이 계시기에 비로소 우리 삶도 의미를 지닙니다. 참으로 이런 주님 앞에 무릎 꿇는 흠숭과 경배의 자세가 겸손입니다. 말그대로 거룩한 겸손입니다. 이런 겸손과 함께 가는 온유(溫柔)입니다.

 

셋째, 깨어 있으십시오.

깨어 있음의 사랑, 깨어 있음의 은총입니다. 오늘 복음이 주는 가르침입니다. 깨어 있음이 기도입니다. 영성생활이 기도생활이 궁극으로 목표하는 바 깨어 있는 삶입니다. 잠들어 있는 삶이 아니라 오늘 지금 여기서 깨어 있는 삶입니다. 참으로 감사하는 사람, 겸손한 사람이 깨어 있는 사람입니다. 깨어 있을 때 깨끗한 마음이요 끊임없이 이어지는 깨달음의 은총입니다. 셋다 “깨”자 돌림입니다.

 

“너희는 허리에 띠를 메고 등불을 켜 놓고 있어라. 주인이 도착하여 문을 두드리면 곧바로 열어 주려고 기다리는 사람처럼 되어라.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 주인이 밤중에 오든 새벽에 오든 종들의 그러한 모습을 보게 되면, 그 종들은 행복하다!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이 아들이 올 것이다.”

 

막연한 깨어 있음이 아닙니다. 주님을 맞이할 준비로 소임상 책임을 다하고 준비하며 주님을 기다립니다. 희망의 주님을 기다리기에 기쁘고 인내롭게 주님을 깨어 기다릴 수 있는 것입니다. 기다릴 분이 없으면 깨어 있음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지요. 도대체 주님이 아니곤 평생 누구를 깨어 기다리며 살 수 있겠는지요. 애당초 기다릴 주님이 없으면 한결같이 깨어 있는 삶도 불가능합니다. 참으로 깨어 있을 때 마음의 순수요 지혜입니다.

 

믿는 이들의 삶은 누구나 성화의 여정을, 존엄한 품위의 삶을 삽니다. 주님을 따라 날로 주님을 닮아가는 성화의 여정입니다. 성화의 여정과 시작되는 하느님 나라 꿈의 실현입니다. 성공적 성화의 여정을 원하십니까? 

 

1.감사하십시오.

주님의 축복에 대한 당연한 자발적 응답입니다. 

감사와 함께 가는 기쁨입니다.

2.겸손하십시오.

주님을 알고 자기를 알아 갈수록 겸손입니다.

겸손과 함께 가는 온유입니다.

3.깨어 있으십시오.

희망의 주님을 기다릴 때 비로소 깨어 있을 수 있습니다.

기다림 없이 깨어 있음은 불가능합니다.

도대체 주님 아니곤 누구를 평생 한결같이 깨어 기다릴 수 있겠는지요.

깨어 있음과 함께 가는 마음의 순수요 지혜입니다.

 

감사의 사랑, 겸손의 사랑, 깨어 있음의 사랑입니다. 결국 성화의 여정은 사랑의 여정임을 깨닫습니다. 이 거룩한 매일 미사은총이 우리의 주님을 닮아가는 성화의 여정에 결정적 도움을 주십니다. 새해 설날을 맞이하여 여러분 모두가 주님의 축복을 가득히 받으시길 바랍니다.

 

"하느님 찬양하라, 내 영혼아

 한평생 주님을 찬미하라.

 이 생명 다하도록 내 하느님 기리리라."(시편146,1-2).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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