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아야 하는가?-2015.6.29. 월요일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Jun 29,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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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6.29. 월요일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사도12,1-11 2티모4,6-8.17-18 마태16,13-19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오늘은 가톨릭 교회의 양대 기둥이라 일컫는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입니다. 사도들의 삶, 사도들의 믿음, 사도들의 가르침을 이어 받은 우리 교회요, 사도들의 기초위에 세워진 교회입니다. 우리 삶의 정체성이 위기에 직면할 때 마다 우리 삶을 바로 잡을 수 있는 우리 삶의 중심과 같은 사도들의 삶입니다. 오늘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묵상을 세 측면에 걸쳐 나눕니다.


첫째, 삶은 고백입니다.

고백이 없는 삶보다 허약하고 허전한 삶은 없습니다. 기도는 고백입니다. 하느님 고백과 더불어 또렷해지는 우리의 신원의식이요 굳건해 지는 믿음입니다. 신앙인으로의 정체성의 위기도 고백이 없을 때 발생합니다. 예수님의 물음이 우리의 정체성을 생각하게 합니다.


"사람의 아들을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제자들은 물론 우리 모두를 향한 근본적 질문입니다. 제자들이 직답을 피하며 대답이 시원치 않자 재차 묻습니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베드로의 고백이 우리 모두의 고백을 대변합니다.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바로 이렇게 고백하는 사람들이 우리 믿는 이들입니다. 우리 정체성의 형성에 결정적인 고백입니다. '예수의 이름을 부르는 기도' 역시 이런 고백에 기초를 두고 있습니다.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주 예수 그리스도님, 죄인인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우리의 신원의식을 분명히 해주는 네 단락으로 된 기도문입니다. 이런 그리스도께 대한 고백뿐 아니라, 매일 시편성무일도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하느님께 믿음을, 희망을, 사랑을 끊임없이 고백하는 우리들입니다. 


둘째, 삶은 기도입니다.

서로를 연결해 주는 기도입니다. 이어지면 살고 끊어지면 죽습니다. 기도를 통해 내외적으로 굳건해 지는 공동체의 일치입니다. 하여 기도의 스승들은 끊임없는 기도를 강조합니다. 오늘 1독서 사도행전의 중심도 기도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나는 사자의 입에서 구출되었습니다.'라는 고백이 옥중의 베드로를 통해 그대로 실현됩니다. 바로 다음 대목이 하느님 기적의 비밀을 밝혀 줍니다.


'그리하여 베드로는 감옥에 갇히고 교회는 그를 위하여 끊임없이 기도하였다.‘


교회의 끊임없는 기도에 응답하여 파견된 주님의 천사임이 분명합니다. 감옥에 갇힌 베드로지만 교회의 끊임없는 기도를 통해 교회와 깊이 하나로 결속되어 있음을 봅니다. 교회의 끊임없는 기도는 인체로 말하면 온몸에 끊임없이 피를 공급하여 살게하는 심장과 같고 산소를 공급하여 살게 하는 폐와 같습니다. 새삼 우리가 매일, 평생 끊임없이 바치는 공동전례기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우리의 기도가 멈추는 것은 심장이, 폐가 멈추는 것 같아 영적인 죽음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셋째, 삶과 죽음은 함께 갑니다.

죽음이 있어 삶이 얼마나 소중한 선물인지 깨닫습니다. 정말 오늘 지금 여기서 잘 살기위해 죽음의 성찰은 필수입니다. '죽음을 날마다 눈앞에 환히 두라'는 사부 베네딕도의 말씀은 사막수도자들에게도 널리 회자되었던 말씀입니다. 다음 2독서에서 바오로의 고백이 우리의 죽음을 성찰하게 합니다.


"내가 이 세상을 떠날 때가 다가왔습니다. 나는 훌륭히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습니다. 이제 의로움의 화관이 나를 위하여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대로 바오로 삶의 압축입니다. 언젠가 갑자기 선종이 아니라 평소 축적된 훌륭한 삶의 결과가 이런 선종입니다. 매일 하루를 마치며 잠자리에 들기 전, 또 평생 삶을 마치면서 이런 고백을 할 수 있다면 참 행복한 성공적 인생일 것입니다. 매일 첫날이자 마지막 날처럼 살 수 있다면, 매일 첫 미사이자 마지막 미사처럼 봉헌할 수 있다면 저절로 이런 고백이 뒤따를 것입니다.


오늘 말씀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줍니다. '늘 주님을 고백하는 삶, 늘 기도하는 삶, 늘 죽음을 눈 앞에 환히 둔 삶'을 사는 것입니다. 베드로와 바오로 사도의 삶도 분명 이랬을 것입니다. 이런 수행에 충실할 때 더욱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게 될 것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께 믿음과 희망과 사랑을 고백하는 우리 모두에게 풍성한 축복을 내려 주십니다. 


"나 언제나 주님을 찬미하리니, 내 입에 늘 찬양이 있으리라."(시편34,2).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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