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8.18.연중 제20주일 잠언9,1-6 에페5,15-20 요한6,51-58
행복은 선택이다
“주 예수님을 선택하십시오!”
삶은 선택입니다. 행복은 선택입니다. 오늘 여러분은 참 행복한 분들입니다. 축하드립니다. 최고의 선택을 하셔서 이 거룩한 미사전례에 참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화답송 후렴과 시편들이 최고의 선택이 무엇인지 잘 보여줍니다. 바로 주 예수님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너희는 맛보고 깨달아라.”
최고의 선택을 한, 참행복이신 주님을 선택한, 주님께 선택된 시편저자의 감격에 넘친 고백입니다. 이어지는 고백도 주님을 선택한, 주님께 선택된 행복을 노래합니다.
“내 언제나 주님을 찬미하리니, 내입에 늘 찬양이 있으리라.
내 영혼 주님을 자랑하리니, 가난한 이는 듣고 기뻐하여라
주님을 경외하여라, 주님의 성도들아,
그분을 경외하는 이에게 아쉬움이 없으리라.
부자들도 굶주리게 되지만, 주님을 찾는 이에게는 좋은 것뿐이리라.
저절로 좋으신 주님을 선택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이뿐만 아니라, 시편들 대부분이 주님을 선택한, 주님께 선택된 기쁨을 찬미와 감사로 노래합니다. 오늘 화답송 시편 마지막 말씀도 악이나 거짓이 아닌 선을, 평화를 선택하라는 촉구입니다.
“네 혀는 악을 조심하고, 네 입술은 거짓을 삼가라. 악을 피하고, 선을 행하며, 평화를 찾고 또 찾아라.”
선을 행하며 평화를 선택한 자에게 참행복입니다. 바로 선이자 평화이신 주님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옛 어른의 말씀도 깊은 울림을 줍니다. 지혜를 선택한 이들의 기쁨을 엿보게 합니다.
“어른은 밖으로 벽을 세우지 않고,
속을 채우는 방식으로 스스로를 기른다.”<다산>
참으로 지혜로운 이들은 꾸준히 속을 채우는 방식으로 자신을 키웁니다.
“게으르고 교만하여 간사하고 편벽된 기운을 신체에 베풀지 않도록 하고,
이목구비와 마음과 온몸을 다해 올바른 길을 따라서 의로움을 행하라.”<예기>
역시 지혜로운 이들은 올바른 길을, 의로움을 선택하여 따르고 행합니다. 제가 즐겨 바치는 행복기도중 다음 부분 역시 선택의 중요함을 강조합니다.
“주님, 눈이 열리니 온통 당신의 선물이옵니다.
당신을 찾아 어디로 가겠나이까
새삼 무엇을 청하겠나이까
오늘 지금 여기가 꽃자리 하늘 나라 천국이옵니다.
곳곳에서 발견하는 기쁨, 평화, 감사, 행복이옵니다.
살 줄 몰라 불행이요, 살 줄 알면 행복임을 깨닫나이다.”
살 줄 몰라 불행을 자초한 이들은 선택을 잘못한 결과입니다. 살 줄 알면 행복한 이들은 지혜이신 주님을 선택한 이들입니다. 삶은, 행복은 선택이지만 동시에 선택은 은총입니다. 저절로 좋은, 올바른 선택이 아닙니다. 참으로 가짜가 아닌 참행복을, 참희망을, 참평화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기도와 주님의 은총이, 그리고 부단한 공부와 노력이 필수입니다. 혹자는 제 수도사제의 성소를 선택한 것을 잘했다 하지만 속 사정은 단순치 않습니다. “사랑밖엔 길이 없었네” 제 글에 나오는 일부 내용을 인용합니다.
“이렇게 해서 성직수사를 지망하고 신학교육을 받아 1989년 7월11일, 만40세에 수도사제가 되었다. 누가 내 성소를 물어보면 하는 대답이다. ‘하느님이 밀어붙이셨습니다.’ 결단력있게 들어온 것이 아니라, 주저도 많이 했기 때문이다. 가까운 사람들 중에 찬성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누가 보아도 맨땅에 머리를 박는 것처럼 무모해 보였을 것이다.”
성소는 선택이기도 하지만 이에 앞서 주님의 부르심의 큰 은총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지금 생각해도 참 잘 한 선택이고 다시 선택하라고 해도 이 선택뿐이 없을 것입니다. 무지의 눈먼 선택이 아니라, 참 좋은 선택을 위해서 은총이, 평상시 기도와 공부와 노력이 전제되어야 함을 통감합니다. 분명코 말하건데 언젠가 갑자기의 좋은 선택의 요행은 없습니다. 말그대로 진인사대천명 노력의 결과가 좋은 선택의 길로 이끕니다.
우리가 삶은, 행복은 선택임을 말하지만 타고난 것들에 절망하기로 하면 끝이 없습니다. 바로 이것이 유혹이고 지옥입니다. 잘 깊이 들여다보면 타고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모두가 타고난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건강도, 재능도 소질도 인성도 성격도 외모도 지병도 끝이 없습니다. 가정도 부모도 환경도 선택할 수 없이 타고나는 것들입니다. 사실 세상에 좋은 것들을 지니고 태어난 이들은 그리 많지 않으며 불행한 이들도 많습니다. 이래서 운명을 말하는지도 모릅니다. 여기서 머물면 좌절과 절망, 원망과 실망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이래서 삶은 선택이라 하는 것입니다. 운명도 선택이요, 행복도 선택인 것입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습니다. 주님은 은총으로 이렇게 참 좋은 선택을 하도록 우리를 도와주십니다. 타고난 것들에 좌절하기로 하면 끝이 없고 바로 이것이 악마의 유혹이고 이 상태가 지옥입니다. 반대로 좋은 것을 선택하기로 하면 이 또한 하루하루 무궁무진 끝이 없습니다.
참으로 용감하게 적극적으로 희망을, 사랑을, 진리를, 지혜를, 평화를, 행복을, 기쁨을, 감사를, 겸손을, 순종을, 생명을, 배움을, 봉사를 사랑하여 선택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좋은 선택도 끝이 없습니다. 부정적 비관적 인생관이 아닌 긍정적 낙관적 인생관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누구나에게 열려 있는 선택의 자유입니다. 잘 선택하면 행복이고 잘못 선택하면 불행입니다. 물론 기도하면 주님은 은총으로 잘 선택하도록 우리를 돕습니다. 무엇보다 행복의 결정체인 주님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오늘 두 개의 독서와 복음의 가르침 또한 선택에 관한 것입니다. 제1독서 잠언의 의인화된 지혜는 바로 하느님의 지혜인 주님을 뜻합니다. 그대로 미사 전례에 참석한 우리들을 향한 주님의 초대 말씀처럼 들립니다. 지혜로운 듯 하지만 대부분 무지의 어리석은 사람들인 우리들입니다.
“어리석은 이는 누구나 이리로 들어와라. 너희는 와서 내 빵을 먹고, 내가 섞은 술을 마셔라. 어리석음을 버리고 살아라. 예지의 길을 걸어라.”
이 거룩한 성체성사의 은총이 우리 모두 어리석음을 버리고 예지의 길을 걷게 합니다. 바오로 사도 역시 제2독서 에페소서에서 ‘지혜로운 삶’을 선택할 것을 강력히 권고합니다. 그대로 미사에 참석한 우리들을 향한 말씀입니다. 미련한 사람이 아니라, 지혜로운 사람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잘 살펴보라 하십시다.
“1.시간을 잘 쓰십시오. 지금은 악한 때입니다.
2.어리석은 자가 되지 말고, 주님의 뜻이 무엇인지 깨달으십시오. 술에 취하지 마십시오. 거기에서 방탕이 나옵니다.
3.성령으로 충만해지십시오. 시편과 찬미가와 영가로 서로 화답하고, 마음으로 주님께 노래하며 그분을 찬양하십시오. 그러면서 모든 일에 언제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리십시오.”
이런 이들이 참 좋은 선택을 한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이 모든 참 좋은 선택을 가능하게 하는 최고의 선택을 오늘 복음이 가르쳐 줍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생명의 빵, 주 예수님을 선택하여 삶의 중심에 모시고 사는 것입니다. 다음 주님 의 말씀이 거룩한 성체성사의 선택과 은총이 얼마나 놀랍고 탁월한지 잘 보여줍니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고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 살아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고,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 것이다.”
세상에 이 거룩한 성체성사 은총을 능가하는 것은 없습니다.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생명의 밥으로 오시는 주 예수님입니다. 나이 70이 넘으면 밥심으로 산다 하는데 주님과 일치의 거룩한 밥심으로, 은총으로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주님이 우리 인류에게 주신 최고의 선물이신 성체성사, 생명의 빵 예수님을 선택한 우리들은 참으로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하루하루 날마다 참 좋은 선택으로 참행복한 삶을 살게 하십니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생명의 빵이다.
너희 조상들이 먹고도 죽은 것과는 달리,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이다.”(요한6,58).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