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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9.25.연중 제25주간 금요일                                                            코헬3,1-11 루카9,18-22

 

 

때를 아는 지혜

-모든 것은 다 때가 있다-

 

 

모든 것은 다 때가 있습니다. 서두른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이 하시는 일에는 비약이나 도약은, 첩경의 지름길은 없습니다. 인간의 계획과 하느님의 계획은 다릅니다. 청사진대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모사謀事는 재인在人이요 성사成事는 재천在天입니다. 계획은 사람이 하지만 이루시는 분은 하느님이십니다. 그러니 때를 아는 것이 지혜이고 그 때를 인내로이 기다리는 것이 겸손입니다. 오늘 제1독서의 코헬렛도 모든 것에는 때가 있음을 열렬히 언급합니다.

 

“하늘 아래 모든 것에는 시기가 있고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테어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다. 

심을 때가 있고 심긴 것을 뽑을 때가 있다.”(코헬3,1-2)

 

구구절절 공감이 가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때’에 대한 말씀입니다. 젊을 때가 있으면 늙을 때가 있습니다. 꽃피는 봄의 때가 있으면 열매 수확하는 가을의 때도 있습니다. 얼마전 오랜만에 만난 자매의 ‘신부님은 늙지 않을 줄 알았습니다.’ 라는 말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자신은 나이들었음을 모르는데 수십년전 사진을 보면 당장 세월의 흐름을 실감합니다.

 

“그분께서는 모든 것을 제때에 아름답도록 만드셨다. 또한 그들 마음속에 시간 의식도 심어주셨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시작에서 종말까지 하시는 일을 인간은 깨닫지 못한다.”(코헬3,11)

 

마지막 결론 같은 말씀입니다. 그러니 제자리에서 제정신으로 제대로 제몫을 다하며 제때에 맞게 ‘아름답게’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깨어 하루하루 오늘 지금 여기를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미 지난 어제와 아직 오직 않은 내일은 하느님께 맡기고 최선을 다해 오늘 지금 여기를 사는 것이 지혜입니다. 이렇게 최선을 다한 하루가 어제를 보완하고 치유하며 내일의 미래가 됩니다. 그러니 다음 고백대로 사는 것입니다.

 

“주님, 당신은 저의 전부이옵니다.

저의 사랑, 저의 생명, 저의 기쁨, 저의 행복이옵니다.

하루하루가 감사와 감동이요 감탄이옵니다.

날마다 새롭게 시작하는 아름다운 선물의 하루이옵니다.”

 

깨어 지금의 때를 사는 자가 참으로 진짜 사는 것입니다. 믿는 이들에게는 은퇴가 없습니다. 죽어야 끝나는 영적전쟁의 삶이요 믿는 이들은 영원한 현역의 주님의 전사입니다. 죽는 그날까지 하루하루 치열하게 오늘 지금 여기를 살아야 합니다. 몸은 늙어도 마음은 늘 푸르게 살아야 합니다.

 

성 베네딕도는 물론 사막의 수도교부들이 이구동성으로 강조한 말씀이 있습니다. “죽음을 날마다 눈앞에 환히 두고 살라”는 말씀입니다. 죽음을 날마다 눈앞에 환히 두고 오늘 지금 여기를 살라는 것입니다. 이래야 환상이나 거품은 말끔히 걷히고 기본에 충실한 단순하고 진실한 본질적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참으로 지혜로운 사람은 깨어 죽음을 준비하며 사는 자입니다. 인생여정을 일일일생으로, 인생사계로 압축하며 현재의 자리를 확인하며 사는 사람입니다. 일일일생, 내 인생을 하루로 압축한다면 오전, 또는 오후 몇시 지점에 와있겠는지요? 일년사계로 압축한다면,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느 계절에 와있겠는지요? 

 

피정시 자주 묻는 질문이며 저 역시 자주 자문하며 현재의 위치를 확인하곤 합니다.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얼마 안남았음을 깨달아 더욱 분발하고 노력합니다.

 

영원한 삶은 없습니다. 쏜살같이 흐르는, 강물같이 흐르는 세월입니다. 예수님도 오늘 자신의 신원을 새로이 확인하고 죽음을 예감하며 준비하고 있음을 봅니다. 혼자 기도하실 때에 제자들도 함께 있었는데, 예수님께서는 “군중이 나를 두고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물으시며 자신의 신원을 확인하십니다. 

 

예수님은 기도때 마다 자신의 신원을 확인하시며 죽음도 준비하셨음이 분명합니다. 마침내 단도직입적으로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제자들의 생각을 물었고 베드로의 즉각적 대답입니다.

 

“하느님의 그리스도입니다.”

 

하느님의 그리스도로서의 자신의 신원을 확인하신후 당신의 수난과 부활을 처음으로 예고하십니다. 예수님은 늘 죽음을 예상하시고 처음이자 마지막처럼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셨음이 분명합니다.

 

“사람의 아들은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고 원로들과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배척을 받아 죽임을 당하였다가 사흘만에 되살아나야 한다.”

 

예고에서 보다시피 예수님은 죽음은 물론 부활의 희망까지 내다보며 하루하루 처음이자 마지막처럼 최선을 다해 사셨습니다. 잘 살아야 잘 죽습니다.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죽는 것은 너무나 중요합니다. 하루하루 알렐루야 ‘찬미’로 살다가 아멘 ‘감사’로 마치는 인생이라면 얼마나 아름다운 삶이자 죽음이겠는지요. 

 

우연은 없습니다. 참으로 잘 살다가 잘 죽게 해달라고 기도할뿐 아니라, 늘 깨어 오늘 지금 여기를 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생각없이 살다가 준비없이 갑작스럽게 ‘당하는’ 죽음이 아니라, 기꺼이 기쁘게 ‘맞이하는’ 죽음이 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저역시 하루하루 날마다 유언처럼 쓰는 강론이며, 죽는 마지막 그날까지 강론쓰고 미사봉헌하는 것이 제 유일한 소원입니다. 

 

참으로 우리가 하루하루 최선을 다할 때 주님은 적절한 죽음의 때를 선물하실 것입니다. 무엇보다 주님의 이 거룩한 매일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잘 살다 잘 죽을 수 있도록 해주실 것입니다. 

 

“주님, 사람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보살피시나이까? 인간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헤아리시나이까? 사람이란 한낱 숨결같은 것, 그 세월은 지나가는 그림자 같사옵니다.”(시편144,3-4).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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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20.09.25 11:01
    "주님, 사람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보살피시나이까? 인간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헤아리시나이까? 사람이란 한낱 숨결같은 것, 그 세월은 지나가는 그림자 같사옵니다.”(시편144,3-4).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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