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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3.23. 사순 제4주간 월요일                                                         이사65,17-21 요한4,43-54

 

 

 

새 하늘과 새 땅

-창조와 구원-

 

 

 

교황님의 어제 주일, ‘예수님께서 지나가신다. 그분을 놓치지 않도록 하자’라는주제의 강론중 서두 말씀이 가슴에 긴 여운으로 남아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세상을 떠난 많은 이들과 그 가족에 대해 모든 사람들에게 기도를 청하는 아픔이 가득 담긴 말씀입니다.

 

“요즘 우리는 많은 이들이 그들의 사랑하는 이들에게 마지막 작별인사도 할 수 없이 홀로 외롭게 죽어가고 있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이들을 생각하고 이들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물론 이들의 여정에 함께 할 수 없는 그들의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해서도 기도해 주십시오. 우리 역시 특별한 방식으로 죽어가는 이들과 그들의 가족을 위해 기도합니다.”

 

예나 이제나 한결같은 삶이 좋습니다. ‘에베 오울드, 에버 니유(ever old, ever new), ‘늘 옛스러우면서도 늘 새로운’ 정주의 삶이 좋습니다. 참으로 하느님을 믿는 자에게, 하느님을 꿈꾸는 자에게 주시는 선물입니다. ‘에버 오울드, 에버니유(ever old, ever new)’, 참 제가 좋아하는 말마디입니다. 예전 써놓은 시가 생각납니다. 예나 이제나 한결같은 수도원 배경의 불암산을 보며 쓴 시입니다.

 

-“산은 나이도 먹지 않나 보다/아무리 세월 흘러 나이들어도

봄마다/신록의 생명 가득한 산/꿈꾸는 산/산은 나이도 먹지 않나 보다

세월도 비켜가나 보다/늘 봐도 늘 새롭고 좋은 산이다”-2006.

 

늘 봐도 늘 새롭고 좋은 산, 바로 정주의 모범입니다. 참으로 하느님을 믿는 자에겐 늘 새롭고 좋은 삶, 늘 새 하늘과 새 땅의 삶입니다. 하느님이야말로 우리의 영원한 꿈이자 희망이자 비전입니다. 오늘 이사야서의 꿈은 얼마나 가슴 벅차게 하는지요! 읽을 때마다 새롭고 힘차고 희망에 부풀게 합니다.

 

“보라, 나 이제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하리라. 예전의 것들은 이제 기억되지도 않고, 마음에 떠오르지도 않으리라. 그러니 너희는 내가 창조하는 것을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보라, 내가 예루살렘을 ‘즐거움’으로, 그 백성을 ‘기쁨’으로 창조하리라. 나는 예루살렘으로 즐거워하고, 나의 백성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라. 그 안에서 다시는 우는 소리가, 울부짖는 소리가 들리지 않으리라.”

 

과연 이사야는 참으로 하느님을 꿈꾸는 하느님의 예언자이자 시인이자 신비가입니다. 언젠가의 꿈이 아니라 오늘 지금 여기서 실현되는 하느님의 꿈이자 희망이자 비전입니다. 참으로 하느님을 꿈꾸는 이상주의자들이 진정 현실주의자들임을 깨닫습니다. 이어지는 이사야 예언자의 하느님 꿈도 우리에겐 신선한 충격입니다.

 

“거기에는 며칠 살지 못하고 죽는 아기도 없고, 제 수명을 채우지 못하는 이도 노인도 없으리라. 백살에 죽는 자를 젊었다 하고 백 살에 못 미친 자를 저주 받았다 하리라.”

 

그대로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실현되는 하느님의 꿈, 창조와 구원입니다. 한 번으로 끝난 창조와 구원이 아니라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영원히 하느님의 새로운 창조와 구원은 계속됩니다. 오늘도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주님은 우리를 즐거움으로, 기쁨으로 창조하시고 이런 우리의 즐거움과 기쁨은 주님의 즐거움이 되고 기쁨이 됩니다. 

 

도대체 이런 하느님 없이 어디서 새 하늘과 새 땅의 창조와 구원을 체험할 수 있을런지요. 허무하고 무의미한, 무지의 삶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런지요, 며칠전 읽은 글귀도 생각납니다.

 

“모든 문명은 붕괴를 특징으로 삼는다, 예외 없이 모두 사라진다. 허탈하지만 차가운 진실이다. 모든 인간 문화는 세계 어느 곳에서나 결국 소멸한다는 것, 그것이 우리 인간의 조건이다. 소멸할 것을 알면서도 인간은 끝없이 말을 주고 받고, 따뜻한 불 주변에 모이고, 음식을 만들어 먹고, 악기를 타고 노래를 부르며 예술 활동을 하고, 의례를 거행하고, 고인을 기념하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것 또한 인간의 조건이다.”

 

이런 백절불굴의 인간 정신, 바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심어주신 하느님의 꿈이, 파스카의 꿈이 있기에 가능합니다. 이사야의 빛나는 하느님 꿈은, 새 하늘과 새 땅의 꿈은 오늘 복음의 예수님을 통해서도 실현됩니다. 바로 왕실 관리의 아들을 살리시는 기적을 통해서입니다.

 

참으로 주님을, 주님의 말씀을 믿을 때 실현되는 새 하늘과 새 땅의 창조요 구원입니다. 참으로 주님을 간절히 찾을 때 주님을 만납니다. 왕실 관리는 예수님께서 갈릴래아에 오셨다는 말을 듣고 예수님을 찾아와, 자기 아들이 죽게 되었으니 카파르나움으로 내려 가시어 고쳐 주십사 청합니다. 이어지는 주님과 왕실 관리의 대화입니다. 흡사 대화의 기도처럼 들립니다.

 

-“너희는 표징과 이적을 보지 않으면 믿지 않을 것이다.”

 “주님, 제 아이가 죽기 전에 같이 내려가 주십시오.”

 “가거라, 네 아들은 살아날 것이다.”-

 

왕실 관리는 그 말씀을 믿고 떠났고 바로 그 시간에 왕실 관리의 아들은 살아났고, 하여 그와 그의 온 집안은 주님을 믿게 됩니다. 참으로 믿음의 승리, 말씀의 승리입니다. 주님의 말씀을 곧이 곧대로 믿었을 때 실현되는 하느님의 꿈, 새 하늘과 새 땅의 창조와 구원입니다.

 

이사야의 예언은 오늘 복음의 예수님을 통한 왕실 관리의 아들을 살리심으로 실현되었고 오늘도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새롭게 실현됩니다. 참으로 우리가 주님의 말씀을 믿을 때 새 하늘과 새 땅의 선물입니다. 하느님은 당신을 믿는 자들에게 말씀을 통해 끊임없이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하시며 구원의 즐거움과 기쁨을 선물하십니다. 

 

참으로 마음이 새로우면 모두가 새롭습니다. 우선 바꿔야 할 것은 환경이기보다는 내 마음이요 보는 눈입니다. 바로 주님과 만남의 은총이 우리의 마음과 눈을 새롭게 하고 오늘 지금 여기서 새 하늘과 새 땅의 하늘 나라를 보고 살게 합니다. 날마다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주시는 주님의 은총입니다. 끝으로 행복기도중 다음 고백으로 강론을 마칩니다.

 

-“주님, 당신은 저의 모두이옵니다.

저의 사랑, 저의 생명, 저의 기쁨, 저의 행복이옵니다.

하루하루가 감사와 감동이요 감탄이옵니다.

날마다 새롭게 시작하는 아름다운 하루, 파스카의 삶입니다.”-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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