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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9.17. 연중 제24주간 월요일                                                                       1코린11,17-26.33 루카7,1-10



겸손한 믿음, 믿음의 기적

-삶은 기적이다-



아무리 문명인들이라도 기적 이야기는 재미있어 합니다. 성서의 기적이야기들은 늘 읽어도 지루하지 않고 새롭습니다. 사실 기적이 없는 세상이라면 얼마나 삭막할까요? 하느님의 계시기에 기적들입니다. 옛날 사막교부들에게 기적은 자연스런 현상이었고 삶 자체가 기적이었습니다. 눈만 열리면 하느님의 기적들로 가득한 경이로운 세상이었습니다. 여기서 저절로 샘솟는 하느님 찬미와 감사입니다.


간절한 기도가, 믿음이 없어 기적이 없는 지도 모릅니다. 믿음의 눈이 없어 무수히 일어나는 하느님 사랑의 기적들을 발견 못하는 지도 모릅니다. 저에겐 이렇게 새벽마다 깨어 일어나 강론을 쓰는 것도 놀라운 기적입니다. 산책 중 때되어 떨어 진 밤알을 줍는 일도 기적입니다. 때되어 소리없이 피어난 고운 야생화 역시 저에겐 신선한 기적입니다. 하느님이 하시는 기적입니다. 그러니 ‘삶은 기적이다.’, 정의할 수 있겠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모두 하느님 사랑의 기적 안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니 하느님의 자비에 절대로 실망하지 마십시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최선을 다하고 하느님의 처분을 기다릴 때 기적입니다. 지성이면 감천입니다. 최선을 다한 노력이 하느님을 감동시킵니다. 하여 100% 사람 손에 달린 듯이 일하고, 100% 하느님 손에 달린 듯이 기도하라합니다. 내일 9월18일, 2박3일의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새벽 인터뷰 기사 끝무렵의 기자가 총괄 정리한 내용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2000년 첫 남북정상회담의 주역인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1, 2차 회담에 모두 참석했던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그리고 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 등이고요. 설명 들으시면서 느끼셨겠지만 전체적으로 구성이 다양합니다. 정당, 경제, 학계, 노동계, 문화예술계까지 특별수행원들이 52명인데 두루두루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동안 막혀있던 남북 관계를 전방위적으로 풀어보겠다는 것이겠죠. '남북이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자'는 말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남북이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며’ 온 힘을 다하는 모습입니다. 평화가 경제입니다. 이렇게 최선을 다하니 꼭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는 하느님의 기적이 일어나리라 믿습니다. 우리의 간절하고 항구한 기도가, 겸손한 기도가 기적을 일으킵니다. 우리의 기도에 대한 하느님의 기적의 응답입니다. 사막의 교부에 대한 일화입니다.


-‘어느날 옥시오스 압바가 시나이 산에 갔을 때 일이다. 그가 거기를 떠나려할 때, 한 형제가 그를 만나자 흐느끼며 말했다. “압바, 우리는 비가 오지 않아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장로가 말했다. “너는 왜 기도하여 하느님께 비를 청하지 않느냐?” 그러자 그 형제가 대답했다. “우리는 기도했고 긴 탄원기도도 바쳤어도 비는 오지 않았습니다.” 장로가 그에게 말했다. “그것은 너희가 간절히 기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너희는 그렇게 되는 것을 보기를 원하느냐?” 다음 그는 기도하기 위해 하늘을 향해 손을 뻗쳤고, 즉시 비가 내렸다.’-


역시 또 하나 재미난 사막교부의 일화입니다.


-압바 베싸리온의 제자인 둘라스 압바가 말했다. “어느날 우리가 바닷가를 걷고 있을 때, 나는 목이 타 압바 베싸리온에게 말했다. ‘사부님, 나는 몹시 목이 마릅니다.’ 그러자 그는 기도했고 나에게 말했다. ‘이 바닷물을 마셔라.’ 내가 마셨을 때 물은 달콤했다. 나는 또 목마를 것이 두려워 물을 가죽부대에 담았다. 이것을 보자 장로는 내가 왜 물을 담는지 나에게 물었다. 나는 대답했다. ‘용서하십시오, 잠시후 목마를 것이 두려워 그렇게 했습니다.’ 그러자 장로가 말했다. ‘하느님은 여기에도 계시고, 어느 곳에나 계시다.’-


하느님이 계신 곳을 찾지 말고 하느님을 찾으라 했습니다. 사랑의 하느님은 언제 어디서나 필요하다 싶을 때 개입하여 기적을 일으킬 준비가 되어 계십니다. 오늘 복음은 백인대장의 병든 종을 고쳐주신 주님의 치유기적을 다루고 있습니다. 백인대장의 간절하고 겸손한 믿음에 대한 주님의 기적의 응답입니다. 


“주님, 수고하실 것 없습니다. 저는 주님을 제 지붕 아래로 모실 자격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주님을 찾아뵙기에도 합당하지 않다고 여겼습니다. 그저 말씀만 하시어 제 종이 낫게 해 주십시오.”


바로 백인대장의 겸손한 믿음의 고백입니다. 주님은 백인대장의 겸손한 믿음에 감탄하시며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이스라엘에서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


주님의 말씀후, 심부름 왔던 이들이 집에 돌아가 보니 노예는 이미 건강한 몸이 되어 있었다 합니다. 믿음의 기적, 사랑의 기적입니다. 이런 백인대장의 고백을 내 입에 담아 겸손한 믿음으로 이 거룩한 미사중 주님의 성체를 모시는 우리들입니다.


“주님, 제 안에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 영혼이 곧 나으리이다.”


매일 참여하는 미사야 말로 평범하나 참 놀라운 기적입니다. 기적의 일상화를 가능하게 하는 미사은총입니다. 바로 오늘 제1독서의 주제는 ‘주님의 만찬’, 바로 미사입니다. 코린토 교회에서는 ‘주님의 만찬’ 전례를, 즉 미사를 거행하기 전에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주님의 빵을 먹고 주님의 잔을 마시는 미사에 앞서 만반의 준비를 다할 것을 신신당부하십니다. 형제애와 더불어 복음의 백인대장처럼 간절하고 겸손한 믿음의 준비입니다. 특히 주님의 만찬에 앞서 저녁식사 때, 배가 고픈 가난한 형제들을 사랑을 다해 배려하라는 다음의 결어적 권면입니다.


“나의 형제 여러분, 여러분이 만찬을 먹으려고 모일 때에는 서로 기다려 주십시오.”


주님의 만찬에 앞서 힘껏 형제애兄弟愛를 실천할 때 주님은 사랑의 기적으로 응답하시니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중 간절하고 겸손한 믿음으로 당신을 모시는 우리 모두에게 형제애를 북돋아 주시며 ‘기적의 일상화日常化’를 깨닫게 해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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