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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8.8.연중 제19주일                                                    열왕기상19,4-8 에페4,30-5,2 요한6,41-51

 

 

 

 

“일어나 먹어라, 갈길이 멀다”

-예닮의 여정-

 

 

 

-“나 언제나 주님을 찬미하리니, 

  내 입에 늘 찬양이 있으리라(시편34,2).

  주님을 바라보아라. 기쁨이 넘치고, 

  너희 얼굴에는 부끄러움이 없으리라(시편34,6).”-

 

시편 화답송이 마음을 환히 밝혀줍니다. 아주 오래전 수녀원 피정 지도시 있었던 참 신선했던 체험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점심차 들렸던 식당 앞면 벽에 붙어 있던 전혀 예상 밖의 다음 성구였습니다. 바로 오늘 제1독서 열왕기 상권에 나오는 말씀입니다. 평생 좌우명으로 삼고 싶은 성구라 즉시 써서 게시판에 붙여놨습니다.

 

“일어나 먹어라. 갈 길이 멀다.”(1열왕19,7)

 

하느님의 산 호렙에 가던 광야 여정중 기진맥진 잠들어 있던 엘리야를 깨우는 주님의 천사입니다. 카르멜 산에서 바알 예언자들과의 싸움에 승리한 엘리야였지만 지금은 앙심을 품고 죽이려는 이제벨을 피해 도주중인 참 곤궁한 처지가 된 엘리야입니다. 이런 어려운 처지에 주님 천사의 말씀은 얼마나 큰 위로와 격려가 되었겠는지요!

 

그대로 광야여정중의 우리에게 주시는 말씀입니다. 일어나 먹고 기운을 차려 다시 힘차게 광야 여정에, 예수님을 닮아가는 광야 여정에 올라야 하는 우리들입니다. 제가 참 많이 강조했던 말마디가 생각납니다. 

 

“넘어지는 것이 죄가 아니라 절망으로 자포자기하여 일어나지 않는 것이 죄다. 정말 절망, 원망, 실망의 삼망이 죄다. 넘어지면 곧장 일어나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이래야 영적탄력 좋은 주님의 전사로 승리의 삶을 살 수 있다.”

 

오늘 말씀 묵상중 예수님을 닮아가는 광야 예닮의 여정에 필수적 세 요소를 발견했습니다. 참으로 예닮의 여정중 영원한 생명을 누리려는 모든 이들이 마음에 새겨야 할 진리입니다.

 

첫째, 하느님의 양식糧食을 먹으십시오.

먹어야 삽니다. 살기위하여 먹어야 합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습니다. 바로 오늘 엘리야의 식사는 성체성사를 상징합니다. ‘엘리야는 일어나서 먹고 마셨다. 그 음식으로 힘을 얻은 그는 밤낮으로 사십일을 걸어, 하느님의 산 호렙에 이르렀다.’ 바로 제 1독서 말미의 묘사가 성체성사의 힘을 상징합니다. 아니 주님께서 주시는 모든 은총을 상징합니다. 

 

주님의 말씀과 성체는 물론 우리가 먹는 식사도 깊이 잘 들여다 보면 하늘의 빵입니다. 우리를 살리는 세상 모든 하느님의 선물들이 하늘의 빵일 수 있습니다. 이런 하늘의 빵으로, 주님의 은총으로 광야 여정에 항구할 수 있는 우리들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리 믿는 이들에게 결정적 양식은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신 예수님입니다. 이 거룩한 성체성사 미사입니다. 참으로 우리가 예수님께 올 수 있음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구원 섭리의 은총입니다.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이끌어 주지 않으시면 아무도 나에게 올 수 없다.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배운 사람은 누구나 다 나에게 온다.”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따라 살라 보내 주신 하느님의 선물인 우리들입니다. 참으로 하느님을 닮는 생명의 길은 자나깨나 예수님을 따르는 길뿐임을 깨닫습니다. 예수님은 우리 믿는 이들 모두의 사랑이자 복된 운명입니다. 우리 모두를 향한 주님의 말씀입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믿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나는 생명의 빵이다. 너희 조상들이 광야에서 만나를 먹고도 죽었다. 그러나 이 빵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으로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죽지 않는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진정 생명의 빵이신 주님과 하나되었을 때 참으로 영원한 생명이요 참으로 살아 있다 할 수 있습니다. 주님이 빠지면 누구나 헛것같은 유령같은 삶입니다. 참으로 살고 싶습니까? 주님을 찾으십시오. 영원한 생명의 빵인 주님의 성체를, 주님의 말씀을 모십시오. 이래서 할 수 있다면 매일 미사가 좋습니다. 매일 미사가 아니더라도 깊이 그날의 말씀을 묵상하여 말씀을 통해 주님과 하나되시길 간원懇願하십시오. 생명의 빵인 주님은 친히 당신의 힘이 되어 주실 것입니다.

 

둘째, 하느님은 영원한 인도자引導者이자 도반道伴임을 깨달으십시오.

예수님은 하느님의 현현입니다. 하느님은 당신의 천사를 통해, 예수님을 통해 일하십니다. 혼자는 구원도 없습니다. 고립단절의 혼자가 바로 심판입니다. 심판은 하느님이 아니라 본인이 스스로 자초하는 것입니다. 나의 태만으로, 불순종으로 주님과 떨어져 나감이 심판입니다. 

 

혼자가 아니라 우리와 영원히 함께 하시는 평생 도반이자 인도자가 주님의 천사요, 예수님입니다. 주님의 수호천사가 또 예수님이 늘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바로 하느님이 우리의 영원한 인도자이자 도반임을 뜻합니다. 

 

바로 제1독서 하느님의 산 호렙을 향해 광야 여정중의 엘리야가 참 좋은 증거입니다. 엘리야는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바로 주님의 천사가 늘 동행했고 늘 주님께 기도했던 엘리야임을 봅니다. 광야 여정중 영원한 도반이신 주님과의 대화가 얼마나 결정적인지 깨닫습니다.

 

“주님, 이것으로 충분하니 저의 목숨을 거두어 주십시오, 저는 제 조상들보다 나을 것이 없습니다.”

 

목숨을 걸고 기도하는 엘리야의 모습이 날마다 목숨을 걸고 강론을 쓰는 저와 닮았습니다. 얼마나 주님을 잊고 주님이 없는 듯이 살아 가는 우리들인지 참 부끄럽습니다. 참 다정한 주님이십니다. 기도가 끝나자 주님의 천사는 싸리나무 아래에 누워 잠이 든 엘리야를 흔들어 깨우며 말씀하십니다. 

 

“일어나 먹어라.”

 

머리맡에 놓여 있는 뜨겁게 달군 돌에다 구운 빵과 물 한 병을 먹고 마신 뒤 누워 잠들려는 엘리야를 주님의 천사가 다시 흔들어 깨우며 말합니다.

 

“일어나 먹어라, 갈 길이 멀다.”

 

성체를 모실 때나 식사할 때나 꼭 이 말씀을 명심하기기 바랍니다. 흡사 새벽마다 잠깨우며 저에게 하시는 주님의 말씀처럼 들립니다. “일어나 강론을 써라, 갈 길이 멀다.” 저에게 강론을 쓰는 일 역시 생명의 빵인 주님을 모시는 일입니다. 우리의 영원한 인도자이자 길동무이신 주님은 당신 말씀의 빵, 성체의 빵의 힘으로 일으켜 주시고 다시 늘 새롭게 시작하게 하십니다.

 

셋째, 하느님을 본받으십시오.

구체적으로 예수님을 본받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닮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 필생의 평생과제입니다. 참으로 진짜 참 나를 사는 것입니다. 무지와 허무에서 벗어나 참 자유롭고 부요하고 행복한 참 나를 사는 것입니다. 누구나에게 활짝 열려있는 구원의 길, 구원의 문입니다. 늘 우리와 함께 하시는 분, 늘 우리의 생명의 빵이 되어주시는 분과의 우정을 날로 깊이할 때 저절로 주님을 닮습니다. 

 

참으로 우리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하느님께 바치는 향기로운 예물과 제물로 내놓으신 그분 예수님처럼 우리도 사랑 안에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어떻게 이렇게 살아갑니까? 바오로 사도가 그 방법을 알려주십니다.

 

“모든 원한과 격분과 분노와 폭언과 중상을 온갖 악의와 함께 내버리십시오. 서로 너그럽고 자비롭게 대하고, 하느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용서하십시오. 그러므로 사랑받는 자녀답게 하느님을 본받는 사람이 되십시오.”(에페4,32-5,1)

 

바로 성체성사화聖體聖事化된 사람이 되어 살라는 것입니다. 평생 예수님의 생명의 빵을 모시고, 평생 도반인 예수님과 함께 하며, 하느님을 본받는 삶이었다면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한 결과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이렇게 살도록 도와 주십니다.

 

“주님을 경외하는 이들 그 둘레에, 

 그분의 천사가 진을 치고 구출해 주네.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너희는 맛보고 깨달아라.

 행복하여라, 그분께 몸을 숨기는 사람!”(시편34,8-9).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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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21.08.08 08:45
    “넘어지는 것이 죄가 아니라 절망으로 자포자기하여 일어나지 않는 것이 죄다. 정말 절망, 원망, 실망의 삼망이 죄다. 넘어지면 곧장 일어나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이래야 영적탄력 좋은 주님의 전사로 승리의 삶을 살 수 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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