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보물을 쌓아라-2015.6.19. 금요일 성 로무알도 아빠스(10세기 중엽-1027) 기념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Jun 20,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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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6.19. 금요일 성 로무알도 아빠스(10세기 중엽-1027) 기념일         

                                                                                                                                                             2코린11,18.21ㄷ-30 마태6,19-23


                                                                                            하늘에 보물을 쌓아라


오늘 복음 묵상 중 떠오른 얼마전 써놓은 자작自作 애송시愛誦詩입니다.


-하늘을/바라볼 때 마다

 마음을/들어 올린다

 온갖 생각들/하늘 구름에 띄워 보낸다

 마음은/다시 푸른 하늘이 된다-


하늘이 상징하는바 하느님입니다. 마음을 하늘이신 하느님께 들어 올리는 것이 바로 기도입니다. 땅의 현실에 집착하거나 좌절하여 가라앉은 마음을 하늘 높이 들어 올리는 것입니다. 이래야 넓고 깊은, 가까이는 물론 멀리 내다볼 수 있는 영적시야를 지닙니다. 알게 모르게 땅의 현실에 집착하여 하늘의 영원과 더불어 이런 영적시야를 잊고 자기감옥에 갇혀 지내는 이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1."하늘에 보물을 쌓아라."

하늘이신 하느님 안에서는 좀도 녹도 망가뜨리지 못하고, 도둑들이 뚫고 들어오지도 못하며 훔쳐가지도 못합니다. 제일 안전한 곳, 하늘이신 하느님 안에 보물을 쌓아 두는 이가 진정 현자입니다. 무슨 보물입니까? 믿음, 희망, 사랑의 신망애信望愛 삼덕의 보물입니다. 이보다 더 귀하고 좋은 보물은 세상에 없습니다. 


이런 보물을 마음의 하늘 깊이에 계신 하느님 안에 쌓아두는 이들이 진정 현자賢者요 성인聖人입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은 물론 우리 가톨릭 교회의 모든 성인들이 이렇게 하늘에 보물을 쌓았습니다. 이런 이들이 정말 내적부요의 자유로운 사람들입니다.


"보물을 땅에 쌓아 두지 마라." 

어리석은 사람들이 보물을 땅에 쌓아 둡니다. 영원토록 하느님께 믿음을, 희망을, 사랑을 쌓아 두는 게 아니라 이 귀중한 보물을 보이는 땅의 세상에 쌓아 두는 이들입니다. 좀과 녹이 망가뜨리고 도둑들이 뚫고 들어와 훔쳐가기 좋은 땅의 세상입니다. 이렇게 땅에 보물을 쌓아둘 때 보물을 지키려니 늘 긴장이요 불안입니다. 참 평화도 기쁨도 없습니다. 


그러니 하늘을 바라볼 때 마다 마음을 들어 올려 하늘에 쌓아 둔 보물을 확인하고 또 보물을 쌓아 두는 것입니다. 더불어 온갖 분심 잡념들, 삿된 생각들 하늘 구름 은총에 띄워 보내는 것입니다. 


2."너의 보물이 있는 곳에 너의 마음도 있다.“

명언이요 진리입니다. 마음을 보면 그 사람의 보물이 어디 있는지 압니다. 영원한 기쁨과 평화의 사람들은 보물을 하늘이신 하느님께 쌓아 둔 사람들입니다. 많은 것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기쁨과 평화가 없고 웬지 불안해하고 두려워하는 이들은 바로 땅에 보물을 쌓아 둔 이들입니다. 


우리 보물이 있는 곳에 마음도 있습니다. 우리 보물을 하늘에 쌓아 둘 때 우리 마음은 하늘에 있고 하늘은 바로 우리 마음이 됩니다. 다시 마음은 순수한 마음이, 푸른 하늘이 됩니다. 마음 가난한 겸손한 이들, 마음 깨끗한 순수한 이들, 바로 하늘에 보물을 쌓아 둠으로 마음은 하늘이 된 이들입니다. 진정 자유롭고 행복하고 부유한 이들이요 이미 현세에서 영원한 삶을 사는 이들입니다. 바로 이의 전형적 모범이 바오로 사도입니다. 바오로가 겪은 고난 목록을 열거해 보겠습니다.


-옥살이, 매질, 죽을 고비, 채찍질, 돌질, 파선, 깊은 바다에서의 표류, 강물의 위험, 강도의 위험, 동족에게서 오는 위험, 이민족에게서 오는 위험, 고늘에서 겪는 위험, 광야에서 겪는 위험, 바다에서 겪는 위험, 거짓 형제들 사이에서 겪는 위험, 수고와 고생, 잦은 밤샘, 굶주림과 목마름, 잦은 결식, 추위와 헐벗음에 시달렸습니다. 그 밖의 것들은 제쳐 놓고서라도, 모든 교회에 대한 염려가 날마다 나를 짓누릅니다.-


정말 바오로 사도의 삶은 상상을 초월한 고립무원, 사면초가의 삶의 연속입니다. 그러나 이런 자신의 약함을 강함으로 바꿔주시는 자신의 영원한 보물, 그리스도를 자랑하는 바오로입니다. 바오로에게 '교회에 대한 사랑'은 바로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이었음을 봅니다. "내가 자랑해야 한다면 나의 약함을 드러내는 것들을 자랑하렵니다.“ 참된 사도, 참된 겸손의 사람, 영원한 감동의 사람, 바오로 사도입니다.



그리스도의 불퇴전不退轉의 믿음의 전사戰士, 바오로 사도의 이런 불가사의의 비밀을 푸는 열쇠는 바로 오늘 복음에 있습니다. 하늘에 보물을 쌓아 두어 늘 하늘의 마음을 지녔기에 그 파란만장한 고난과 시련의 삶중에도 망가지거나 무너지는 일 없이 독야청청한 바오로의 영혼이었음을 봅니다. 


3."눈은 몸의 등불이다.“

우리 눈이 맑으면 온 몸도 환하고, 우리 눈이 성하지 못하면 온몸도 어둡습니다. 더불어 생각나는 '눈은 마음의 거울이다'라는 말마디입니다. 그러니 '하늘-보물-마음-눈-몸'이 일련一連 관계에 있음을 봅니다. 하늘에 보물을 쌓아둘 때, 마음은 푸른 하늘이 되고, 마음의 거울인 눈은 맑고 밝아 지며, 온몸도 마음 따라, 눈 따라 맑고 밝아 진다는 것입니다. 땅에 보물을 쌓아둘 때는 탁하고 짙은 어둠의 병든 마음과 몸이지만, 하늘에 보물을 쌓아둘 때 진정 맑고 밝은 건강한 마음과 몸임을 깨닫습니다. 


"네 안에 있는 빛이 어둠이면 그 어둠이 얼마나 짙겠느냐?“

바로 우리 안에 있는 어둠을 빛으로 전환시키는 지름길은 끊임없이 하늘에 신망애信望愛 삼덕의 보물을 쌓는 것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시간, 우리 모두 하늘 높이 마음을 들어 올려 하늘의 우리 보물을 확인하고 또 하늘에 보물을 쌓아 두는 시간이요, 온갖 불순한 생각들을 하늘 은총 구름에 띄워 보내는 시간입니다. 하늘에 보물을 쌓아 둘 때 저절로 다음과 같은 고백의 시도 나올 것입니다.


-햇빛/환한 날도 좋고, 비오는/어둔 날도 좋다

모든 날이 다 좋다/기쁜 날, 행복한 날, 주님의 날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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