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2016.5.17. 연중 제7주간 화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May 17,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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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5.17. 연중 제7주간 화요일                                                                    야고4,1-10 마르9,30-37


                                                                              첫사랑


첫사랑의 추억은 영원합니다. 영원한 첫사랑입니다. 계속되는 첫사랑의 행복감입니다. 어제 제 강론글을 읽어본 어는 지인이 지적에 즉시 공감했고 감사했습니다. 정확히 제 ‘첫사랑’을 지적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어제 강론 서두 말씀입니다.


‘엊그제 제자들과의 아름다운 만남의 뒷맛이 지금껏 마음을 뿌듯하게 합니다. 뒷 여운이 아카시아 꽃 그윽한 향기처럼 남아있습니다. ‘참 아름답다’라는 표현이 어울립니다. 바로 열심히, 성실히 살아온 50줄에 들어 선 제자들의 모습입니다. 떠나기 전 수도원 주차장에서 6명의 제자들이 온 마음을 다해 열창했던 '스승의 은혜' 노래는 지금도 감동으로 남아있습니다. 하여 어제 오후에는 '스승의 은혜' 곡을 출력하여 불러 보기도 했습니다.’


바로 이 서두 말씀을 읽고난 후의 느낌을 지인은 진솔하게 고백했습니다.


“아, 아이들은 신부님의 첫사랑이었던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정확히 지적하셨습니다. 까맣게 잊고 지냈던 ‘첫사랑’이란 말을 일깨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교편시절, 아이들은 나의 전부였습니다. 나의 전부를 쏟아 사랑했던 첫사랑이었습니다.”


지체없이 대답했습니다. 영원한 첫사랑입니다. 첫사랑의 제자들과 만남후 이렇게 긴여운의 행복감 느끼기는 생전 처음입니다. 불편했던 몸도 치유된 느낌입니다. 그저 뿌듯하고 충만한 행복감입니다. 38년전 1978년, 4학년 11살 제자들을 가르쳤던 한 해 일기장을 찾아 보니 대학노트 3권에 첫사랑의 추억들이 빼곡하게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지난 4월29일 여러 제자들이 해 준 감사패 자랑도 지금 생각해 보니 첫사랑의 자랑이었음을 깨닫습니다. 아이들이 전부였다가 하느님이 전부가 된 수도생활 35년 째, 이젠 하느님이 영원한 첫사랑이 되었습니다. 이어 ‘영원한 당신’이란 고백시에 만족했습니다.


-영원한 첫사랑

 영원한 그리움

 영원한 아름다움

 영원한 청춘

 영원한 행복

 영원한 현재

 영원한 연인

 영원한 당신이옵니다-


제자들과의 영원한 첫사랑이 이제 하느님과의 영원한 첫사랑이 되고 말았습니다. 날마다 첫사랑의 마음으로 살고자 날마다 쓰는 강론입니다. 어찌보면 사랑의 고백이요 연애편지와 같은 강론이라 해도 좋습니다. 


매일이 첫사랑이듯 매일이 새 하늘이요 새 땅입니다. 하느님과의 영원한 첫사랑을 깊이 일깨워 준 제자들은 말그대로 하느님의 선물이었습니다. 영원한 첫사랑으로, 영원한 초심(初心)의 사랑으로 살 수 있는 길은 바로 겸손과 환대의 사랑입니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된 그 낮은 사랑의 자리에서 영원한 첫사랑의 주님을 만납니다. 부단히 비우고 비워진 겸손의 그 자리에서 만나는 영원한 첫사랑의 주님이십니다. 이래야 매일 주님과의 영원한 첫사랑을 살 수 있습니다. 야고보 사도의 권고도 일치합니다.


“하느님께서는 교만한 자들을 대적하시고 겸손한 이들에게는 은총을 베푸십니다. 하느님께 가까이 가십시오. 그러면 하느님께서 여러분에게 가까이 오실 것입니다. 주님 앞에서 자신을 낮추십시오. 그러면 그분께서 여러분을 높여 주실 것입니다.”


진정 주님과 영원한 첫사랑을 살고 싶다면 이렇게 겸손해야 합니다. 겸손한 사랑을 통해 하느님께 가까이 이를수록 하루하루가 주님과의 영원한 첫사랑입니다. 환대의 사랑 또한 영원한 첫사랑을 살게 합니다.


“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리고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어린이가 상징하는바 힘없고 약한 하느님의 가난한 자들인 아바뵘입니다. 이런 형제들을 사랑으로 환대함이 바로 예수님은 물론이고 하느님을 환대하는 것이란 말씀입니다. 형제들을 사랑으로 환대할 때 영원한 첫사랑의 주님을 체험합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주님과 함께 영원한 첫사랑을, 영원한 그리움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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