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8.22.토요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일                                에제43,1-7ㄷ 마태23,1-12

 

 

 

주님의 제자弟子다운 삶

-주님의 영광榮光이 가득한 주님의 집-

 

 

 

오늘은 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일입니다. 아름다운 축일답게 입당송도, 새벽 성무일도 찬미가도 아름다웠습니다.

 

-“황금으로 단장한 왕비, 당신 오른쪽에 서 있나이다.”(시편45,1)

“우리의 동정성모 성마리아께 영광의 화관씌워 드높이시고

여왕과 어머니로 세운삼위께 영원한 찬미찬양있어지이다.”-

 

오늘 말씀 묵상중 ‘다운’이란 말마디가 떠올랐고, 강론 제목을 ‘주님의 참된 제자들’에서 ‘주님의 제자다운 삶’으로 바꿨습니다. 아주 오래전 52년전 서울교대 학장님의 호가 지금도 생각납니다. ‘스승답게’살아야 한다는 자각에서 ‘다운’이라 정했다 했습니다. 스승다운, 제자다운, 수도자다운 삶이 아름답고 매력적입니다.

 

어제 어느 자매와 주고 받은 대화가 잊혀지지 않습니다. 사정을 들으니 사람이 되는데 삶의 중심이신 주님과 일치의 삶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됩니다. 아주 노골적이자 직접적 표현을 나눴습니다.

 

“사람에게서 하느님 중심이, 예수님 중심이 빠져버리면 사람이 아닌 괴물이, 급기야는 세상 것들에 중독되어 폐인이 되기도 하고, 심지어는 광신도狂信徒가 또는 악마가 되어버리기도 합니다. 삶의 중심이신 주님과의 일치가 깊어질수록 비로소 참 사람이, 주님의 제자가 됩니다.”

 

참으로 어려서부터 삶의 중심이신 주님과 일치를 위한 신앙교육의 기초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됩니다. 더불어 아주 예전에 써놨던 아주 짧은 자작시도 생각납니다.

 

-“푸른 산 깊은 산 맑은 물

푸른 삶 깊은 삶 맑은 영성

산에 가까울수록 흐르는 물은 맑고

하느님께 가까울수록 흐르는 영성 또한 맑다”-1997.4

 

그대로 이상적인 주님의 제자다운 삶을 상징합니다. 좋은 산은 높은 산이 아니라 깊은 산이라 합니다. 좋은 삶, 깊은 삶은 겸손한 삶임을 깨닫습니다. 장마후의 요즘 맑게 흐르는 시냇물이 참 보기 좋습니다. 그러나 물이 점차 줄어드니 물오리들이 거의 떠났고 얼마 지나 물이 마르면 물오리들은 물을 찾아 완전히 다 떠날 것입니다. 수도공동체 역시 늘 하느님 향해 맑게 흐르는 강처럼 살 때 물오리들이 물을 찾아오듯 신자들도 하느님을 찾아 수도원에 올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늘 맑게 흐르는 삶, 바로 삶의 중심이신 주님과 일치의 표현입니다. 늘 새롭게 맑게 흐르는 삶, 참으로 매력적인 파스카의 삶이요 주님의 제자다운 삶입니다. 주님의 제자다운 삶의 모범이 주님의 어머니이자 제자라 할 수 있는 오늘 축일을 지내는 복되신 동정 마리아입니다.

 

오늘은 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일입니다. 원래는 성모성월의 마지막날인 5월31일에 지냈으나 1970년 새로운 로마 전례력에 8월22일 오늘로 옮겨졌는데 이는 8월15일 성모승천 대축일의 8일 축제를 마감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묵주기도 영광의 신비 5단에서, “예수님께서 성모 마리아께 천상 모후의 관을 씌우심을 묵상합시다.”하는 지향으로 기도를 합니다. 성모 마리아가 왕이신 예수님의 어머니시라는 말씀입니다.

 

성모 마리아는 하느님께 오롯이 순종하심으로써 천상모후가 되셨습니다. 아드님 예수님처럼 ‘비움-순종-섬김-겸손’으로 요약되는 참 거룩하고 아름다운 제자다운 삶을 사셨고 주님의 제자답게 살려는 우리에게는 평생 배워야 할 영적 삶의 롤모델이 됩니다.

 

바로 오늘 복음이 참된 제자다운 삶에 대한 가르침을 줍니다. 율법교사들과 바리사이들을 반면교사로 삼아 외적 껍데기의 허영스런 삶이 아니라 내적 알맹이의 실속있는 진실하고 겸손한 삶을 살라는 가르침을 줍니다. 예수님이 참으로 혐오했던 삶은 위선의 허영스런 삶이었습니다. 

 

외화내빈外華內貧이란 말도 있듯이 외적 과시와 허영은 그대로 내적 빈곤의 반영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전반부는 율법교사들과 바리사이들의 부정적 모습들의 나열입니다. 영적 빈곤을 여실히 드러냅니다. 그러니 이들을 반면교사로 삼아 주님의 제자들은 이처럼 외적 허영의 삶을, 표리부동의 삶을, 언행불일치의 삶을 살아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복음 후반부는 그대로 참된 제자다운 삶의 요약입니다. 시공을 초월한 영원한 진리로 그대로 오늘 우리 모두에게 해당됩니다.

 

“너희는 스승이라고 불리지 않도록 하여라. 너희의 스승님은 한 분 뿐이시고 너희는 모두 형제다. 이 세상 누구도 아버지라 부르지 마라. 너희의 아버지는 오직 한 분, 하늘에 계신 그분뿐이시다. 너희는 선생이라고 불리지 않도록 하여라. 너희의 선생님은 그리스도 한 분 뿐이시다.”

 

일체의 우상이 배격됨으로 참으로 우리를 자유롭게 하며, 우리 모두가 형제라는 만민평등이 선언되고 있습니다. 이어 주님은 우리 모두 당신을 닮아, 성모님을 닮아 자신을 비워 섬김과 순종, 겸손의 제자다운 삶에 충실할 것을 촉구하십니다.

 

“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높은 사람은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역시 영적 역설의 진리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섬기는 사람이, 겸손으로 낮추는 사람이 실로 높은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참으로 비움, 섬김, 순종, 겸손의 거룩하고 아름다운 삶을 통해 주님의 영광은 환히 빛날 것입니다. 노자도덕경에 나오는 상선약수上善若水, ‘가장 위대한 선은 물과 같다’란 말도 있듯이 끊임없이, 소리없이 자기를 비워 메마른 대지를 적시고 생명을 살리며 아래로 아래로 흘러 바다에 이르는 강물을 닮은 섬김과 겸손의 제자들입니다. 

 

오늘 제1독서 에제키엘서는 하느님의 영광이 성전을 떠날 때의 여정을 역순으로 해서 돌아옴을 묘사합니다. 주님의 영광으로 가득한 주님의 집은 그대로 주님의 제자다운 공동체에 주시는 축복의 장면을 상징합니다. 에제키엘서 마지막 주님의 말씀은 이 거룩한 미사가 거행되는 성전을 지칭하는 듯 합니다.

 

“이곳은 내 어좌의 자리, 내 발바닥이 놓이는 자리다. 내가 영적 이스라엘 자손들인 너희 가운데에서 영원히 살 곳이다.”

 

과연 주님의 영광이 가득한 살아있는 주님의 집인지, 또는 주님의 영광이 떠난 죽은 주님의 집인지 살펴보게 합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섬김과 겸손의 삶에 항구하고 충실함으로 주님의 영광으로 가득한 주님의 집 공동체로 변모시켜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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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20.08.22 12:44
    "주님은 우리 모두 당신을 닮아, 성모님을 닮아 자신을 비워 섬김과 순종, 겸손의 제자다운 삶에 충실할 것을 촉구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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