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7. 금요일 묵주기도의 동정 마리아 기념일                                                    갈라3,7-14 루카11,15-26


                                                                  성령 충만한 하늘 나라 공동체

                                                                     -성령聖靈과 악령惡靈-


어제 저와 비슷한 동년배의 침놓아주시는 분과 몇분 신앙 돈독한 분들과의 유익한 만남에 감사했습니다. 지난 10월 4일의 프란치스코 제 영명축일을 축하해 주기 위해 침맞은후 점심식사 자리를 마련해 준 것입니다. 영적생일에 걸맞는 미역국 식사가 마음 한껏 편하게 해 줬습니다. 함께 했던 미카엘 형제는 교양미와 지성미, 신앙미를 갖춘 박학다식한 분이었습니다.


“부부가 함께 미사 참례하는 것을 보면 제일 부럽습니다.”

“부부일치의 비결은 기도와 믿음뿐이 없습니다.”


두분 형제님의 주고 받은 대화중 잊혀지지 않는 대목입니다. 성령께서 하시는 일이 끊임없는 기도를 통한 일치와 평화라면 악령이 하는 일은 분열과 다툼입니다. 공동체에 분열과 다툼을 초래하는 것보다 큰 죄도 없으며 악령의 유혹에 빠질 때 이런 죄입니다. 오늘 복음 전반부 ‘예수님과 베엘제불’ 비유가 의미심장합니다. 예수님만이, 예수님의 성령만이 악령을 제압하고 평화와 일치를 이뤄줍니다.


“그러나 내가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와 있는 것이다. 힘센 자가 완전히 무장하고 자기 저택을 지키면 그의 재산은 안전하다. 그러나 더 힘센 자가 덤벼들어 그를 이기면, 그자는 그가 의지하던 무장을 빼앗기고 저희끼리 전리품을 나눈다.”


하느님의 나라는 바로 주님의 성령이 충만한 현실을 지칭합니다. 더 힘센 자가 상징하는 바 주님의 성령입니다. 성령이 충만할 때 분열과 분쟁은 종식되고 비로소 평화입니다. 하여 끊임없는 기도를 통한 성령충만한 삶이 참으로 제일입니다. 악령은 언제나 호심탐탐 재침의 기회를 노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 후반부, ‘되돌아 온 악령’도 시사하는바 큽니다. 자기가 떠났던 집이 말끔히 치워지고 정돈되어 있는 것을 보게 되면, 자기보다 더 악한 영 일곱을 데리고 돌아와 자리를 잡는다는 것입니다. 하여 그 사람의 끝이 처음보다 더 나빠진다는 것입니다. 개인뿐 아니라 공동체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진리입니다. 하여 끊임없는 기도로 성령충만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유비무환의 최상의 지혜임을 깨닫습니다.


‘자연은 진공을 싫어하나 악마는 진공을 사랑한다(Nature may abhor a vacuum but the devil loves one)!’


어제 복음 주석 중 읽은 영어 글귀가 잊혀지지 않습니다. 자연을 ‘하느님’으로 바꿔도 무방합니다. 깨끗한 내적공간을 방치하면 악령의 놀이터가 된다는 것입니다. '한가함은 영혼의 원수이다'라는 사부 성 베네딕도의 말씀과 일맥상통합니다. 마치 깨끗이 손질한 밭을 그대로 놔뒀을 때 잡초 우거진 밭이 되는 이치와 똑같습니다. 그러니 깨끗이 치워진 공간을 성령으로 충만케 하여 악령의 침입을 막는 일이 최고의 영적 전략임을 봅니다. 하여 수도공동체가 끊임없는 바치는 공동전례기도입니다. 


개인이든 공동체든 텅 비워진 내적공간이 성령의 일터가 아닌 악령의 놀이터가 될 때 끊임없는 분열과 다툼입니다. 과거는 지나갔고 우리가 그것에 대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현재만이 우리 수중에 있고 우리가 하느님과 만나는 곳입니다. 바로 오늘 지금 여기가 성령충만한 삶을 살아야 할 곳입니다. 오늘 제1독서 갈라티아서에 나오는 믿음으로 사는 이들이 바로 성령 충만한 사람들입니다.


“믿음으로 사는 이들이 바로 아브라함의 자손입니다. 그러므로 믿음으로 사는 이들은 믿음의 사람 아브라함과 함께 복을 받습니다. 아브라함에게 약속된 복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다른 민족들에게 이르러, 우리가 약속된 성령을 믿음으로 받게 되었습니다.”


아브라함에게 약속된 복은 바로 믿음으로 받게 된 성령입니다. 믿음으로 살아갈 때 성령충만한 개인이요 공동체입니다. 바로 이런 사람을, 이런 공동체를 그리며 어제 쓴 두편의 글을 나눕니다.


1.아/크다/깊다/넓다

  하늘같구나/바다같구나

  보고 싶다/그 사람, 그 공동체


어제 묵묵히 불평없이 책임을 수행하며 살아가는 한 수도 형제를 보며 영감 받아 쓴 ‘그 사람, 그 공동체’란 글이고, 다음은 새털 구름 가득한 새벽 하늘 반짝이는 별들을 보며 쓴 ‘사람은 별이다’란 제목의 글입니다.


2.새벽/가을 하늘/가득 채운

  새털 구름 사이/무수히 빛나는 영롱한 별들

  하늘나라 공동체도/저러할 거다

  가까운 듯 하지만/끝없이 먼/별들 사이처럼

  공동체 하늘의 사람들도/그러할 거다

  각자 하늘 안 제자리에서/사이좋게

  고유의 빛을/발하는 사람 별들이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믿음으로 살아가는 이런 성령충만한 하늘 나라 공동체를 만들어 줍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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