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7.29. 금요일 

                                          주님의 손님 성녀 마르타와 성녀 마리아와 성 라자로 기념일

                                                                                                                      창세18,1-10ㄱ 요한11,19-27


                                                                            사랑의 공동체

                                                                            -환대의 가정-


오늘의 기념일이 특이합니다. 교회전례력에 의하면 ‘마르타’기념일 이지만 분도회 전례력에 의하면 ‘주님의 손님, 성녀 마르타와 성녀 마리아와 성 나자로 기념일’로 삼남매 성인을 기립니다. 우리 수도원에도 삼남매 성인의 이름을 따서 이웃한 두 피정집은 마리아와 라자로이고, 또 봉사자 집으로 활용하는 집은 마르타로하여 그 명칭이 이채롭고 정이 갑니다.


베르나르도 성인의 삼남매 베타니아 가정에 대한 설명에 공감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공동체는 관상가인 마리아, 활동가인 마르타, 환자인 라자로 이렇게 세부류의 사람들로 이루어졌다는 것입니다. 사실 다양한 이들로 이뤄진 수도공동체를 봐도 관상적 성향이 강한 이가 있는가 하면, 활동적 성향이 강한 이도 있고 환자도 늘 있기 마련이고, 이렇게 상호보완하며 살아감이 자연스런 현실입니다.


아니 이보다는 관상가와 활동가와 환자 모두가 한 사람안에 통합되어 있다함이 맞을 것입니다. 얼마전 주방수사를 보며 나눈 덕담이 생각납니다.


“수사님은 주방에서 일할 때는 마르타이고 성당에서 기도할 때는 마리아입니다.”


그러나 몸도 약간의 환자상태이니 한몸에 마르타, 마리아, 라자로가 하나로 통합되어 있다 함이 맞을 것입니다. 주방수사뿐 아니라 모든 수사들이 일터에서 일할 때는 마르타요 성당에서 기도할 때는 마리아요 불편한 몸과 더불어 살아가니 일명 라자로입니다.


중요한 것은 예수님이 삼남매를 무척이나 사랑했다는 것이며 삼남매 역시 예수님을 극진한 사랑으로 환대했다는 것입니다. 말 그대로 베타니아 삼남매의 가정은 환대의 집, 환대의 가정으로 우리 수도원의 모델입니다. 


예수님이 가장 자주 일상적으로 방문했던 집이 삼남매의 베타니아 가정이었습니다. 참으로 예수님을 가정의 중심으로 하여 이웃에 활짝 열렸던 자유로운 사랑의 가정이었음을 봅니다. 사랑의 환대, 사랑의 개방, 사랑의 자유로 집약되는 사랑의 공동체인 삼남매 베타니아 가정입니다.


전례력에 보면 ‘마르타와 마리아’가 주님을 맞이하는 루카복음(10,38-42)과 ‘부활이며 생명이신 예수님’이 주제인 요한복음(11,19-27)중 택일하라 되어 있었고, 저는 지체없이 요한복음을 택했습니다. 


여기 요한복음에는 단연 마르타가 환대의 주인공으로 나와 본래의 오늘 마르타 축일에도 어울립니다. 삼남매 축일이지만 오늘 복음의 주인공은 단연 마르타입니다. 오늘 마르타를 기리는 아름다운 찬미가중 한연을 인용합니다.


“피곤한 주님께서 휴식하시려/때때로 당신집을 찾으셨으니

 당신의 고운말과 열심한 시중/주님은 기뻐하며 갚아주셨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을 맞이하는 마르타의 환대 모습이 얼마나 적극적이요 활발한지요. 그대로 제1독서 창세기의 주님을 지극 정성 환대하는 아브라함을 닮았습니다. 아브라함처럼 마르타도 환대의 사랑으로 활짝 열린 사람이었음을 봅니다. 마르타와 마리아의 환대하는 모습도 참 대조적입니다. 우열이 아니 성향의 차이입니다.


‘마르타는 예수님께서 오신다는 말을 듣고 그분을 맞으려 나가고, 마리아는 그냥 집에 앉아 있었다.’


주님을 마음 활짝 열어 환대했던 아브라함은 후손에 대한 약속이 성취되리라는 예고로 보상을 받았고, 오늘 주님을 온 사랑으로 환대했던 마르타는 주님과의 참 만남과 라자로의 소생으로 그 보상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은 주님과의 참 만남만 소개됩니다.


-예수님;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고, 또 살아서 믿는 모든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 너는 이것을 믿느냐?”

 마트타; “예, 주님! 저는 주님께서 이 세상에 오시기로 되어 있는 메시아시며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믿습니다.”-


베드로의 고백과 일치하는 마르타의 고백은 바로 초대교회 신자들의 고백이자 오늘 우리의 고백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기대 수준에는 미달입니다. 


바로 부활이요 생명이신 주님을 믿을 때 오늘 지금 여기서 생사를 넘어 영원한 생명의 부활의 삶에 직결된다는 것을 마르타는 미쳐 깨닫지 못했음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라자로 오라버니의 소생을 통해 주님을 믿음이 바로 부활이요 생명임을 깊이 깨달았을 것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을 지극 정성 환대하는 우리 모두가 ‘부활이며 생명이신 당신’을 깨닫게 하심으로 우리 모두 영원한 삶을 살게 하십니다.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너희는 맛보고 깨달아라. 행복하여라, 그분께 몸을 숨기는 사람! 주님을 경외하여라, 그분을 경외하는 이에게는 아쉬움이 없으리라. 부자들도 궁색해져 굶주리게 되지만, 주님을 경외하는 이에게는 좋은 것뿐이리라.”(시편34,9-11).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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