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의 현재화-“보라, 내가 문 앞에 서서 기다리고 있다”-2016.11.15. 연중 제33주간 화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Nov 15,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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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5. 연중 제33주간 화요일                                                                요한묵3,1-6.14-22 루카19,1-10


구원의 현재화

-“보라, 내가 문 앞에 서서 문을 두드리고 있다”-


우리가 구원 받아야 할 곳은 오늘 지금 여기입니다. 묵시록과 복음의 자캐오의 이야기가 참 잘 어울립니다. 묵시록의 말씀이 자캐오를 통해 그대로 실현되는 느낌입니다. 어제 예리코에 입성전 눈먼 걸인을 자유롭게 해 주신 주님은 오늘 예리코에 입성하자마자 자캐오를 자유롭게 하십니다. 


오늘 자캐오의 이야기 역시 복음서의 요약이자 우리를 비춰주는 거울같습니다. 읽을 때 마다 늘 새로운 감동입니다. 우리 모두 어제 주님을 만나 자유인이 된 눈 먼 걸인들이요, 오늘 주님을 만나 자유인이 된 자캐오입니다. 


오늘 복음 장면 역시 그대로 미사장면의 압축같습니다. 우리 역시 미사를 통해 그대로 복음과 똑같은 주님을 만납니다. 구원의 현재화가 이루어 지는 복된 미사시간입니다. 요한 묵시록의 주옥같은 몇 구절을 다시 나눕니다. 그대로 미사에 참석한 우리 모두를 향한 현재성을 띤 구원의 말씀들입니다.


“깨어 있어라. 회개하여라. 네가 깨어나지 않으면 내가 도둑처럼 가겠다.”


“나는 네가 한 일을 안다. 너는 차지도 않고 뜨겁지도 않다.  네가 차든지 뜨겁든지 하면 좋으련만!  네가 이렇게 미지근하여 뜨겁지도 않고 차지도 않으니, 나는 너를 입에서 뱉어 버리겠다.”


“‘나는 부자로서 풍족하여 모자람이 없다.’하고 네가 말하지만, 사실은 비참하고 가련하고 가난하고 눈멀고 벌거벗은 것을 깨닫지 못한다.”


이어 주님은 말씀을 듣든 모든 이들에게 오늘 여기 지금 즉시 마음 문을 활짝 열고 당신을 영접할 것을 명령하십니다. 미사에 참석한 우리에겐 더욱 현실성을 띤 절박한 구원에의 초대입니다. 


“보라, 내가 문앞에서 서서 문을 두드리고 있다. 누구든지 내 목소리를 듣고 문을 열면, 나는 그의 집에 들어가 그와 함께 먹고 그 사람도 나와 함께 먹을 것이다.”


바로 이의 전적인 모범이 오늘 복음의 자캐오입니다. 참으로 깨어 주님을 찾았던 뜨거운 ‘열망의 사람’ 자캐오입니다. 밖에서 볼 때는 부족할 것 없는 부자의 세관장이였지만 참으로 비참하고 가련하고 가난하고 눈멀고 벌거벗은 내면의 실상을 너무나 잘 알았던 자캐오였습니다.


주님을 참으로 만나야 온전한 사람의 구원입니다. 주님을 만나야 온갖 가면을 벗습니다. 주님을 만나지 못하면 영원한 반쪽의 인간일뿐입니다. 결코 가면을 벗지 못합니다. 어제 눈먼 걸인이, 오늘의 세관장 자캐오가 주님을 만나지 못했다면 영원히 참 나를 발견하지도 살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돌무화과나무에 올라간 자캐오를 본 주님의 즉각적 부르심입니다. 그대로 미사에 참석한 또 하나의 자캐오인 우리 각자를 향한 주님의 초대입니다.


“자캐오야, 얼른 내려 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


루카가 잘 사용하는 ‘오늘’이란 단어입니다. 바로 오늘 지금 여기가 주님의 부르시는 구원의 자리라는 것입니다. 언제나 눈만 열리면 주님을 만나는 영원한 오늘의 지금 여기 내 삶의 자리입니다. 주님을 만난 자캐오의 즉각적 회개의 실천입니다. 참으로 생전 처음 주님을 만나 사람 대접을 받으니 이렇듯 놀라운 자발적 회개입니다.


“보십시오, 주님! 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이들에게 주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른 사람 것을 횡령하였다면 네 곱절로 갚겠습니다.”


생명의 주님을 만나, 주님을 소유하여 갈증이 해소되니 절대적 우상과 같았던 재물은 상대적이 되어 버렸고 소유의 우상으로부터 완전 해방되어 참 자유인이 된 자캐오입니다. 자캐오처럼 주님을 기쁘게 환대하는 우리들이요 자캐오를 향한 구원의 선포는 그대로 우리 각자가 그 대상입니다.


“오늘 이 집에 구원이 내렸다.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이다. 사람의 아들은 잃은 이들을 찾아 구원하러 왔다.”


주님의 말씀은 시공을 초월하여 영원한 현재성을 띱니다. 바로 오늘 이 거룩한 미사에 참석하여 주님을 진심으로 환대한 우리 모두에 대한 구원의 선언입니다. 우리 모두 영적 아브라함의 자손이자 하느님의 자녀들임을 확인하는, 또 잃었던 참 나를 다시 찾는 복된 미사시간입니다. 


“주님 저에게 생명의 길 가르치시니, 당신 얼굴 뵈오며 기쁨에 넘치리이다.”(시편16,11).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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