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들의 하느님-2015.6.3. 수요일 성 가롤로 르왕가와 동료 순교자들(+1886) 기념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Jun 03,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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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6.3. 수요일 성 가롤로 르왕가와 동료 순교자들(+1886) 기념일

                                                                                                                                                   토빗3,1-11ㄱ.16-17ㄱ 마르12,18-27


                                                                                                  산 이들의 하느님


오늘은 약 130년전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순교한 르왕가를 비롯한 21명의 동료순교자들 기념일입니다. 믿는 우리에게는 죽음의 날이 천상탄일이기에 이런 순교자들의 기념미사나 믿음으로 살다가 죽은 이들의 장례미사를 봉헌 할 때는 마치 축제날처럼 위로와 평화를 느낍니다.


살아계신 하느님입니다. 이렇게 살아있음이 하느님 체험입니다. 살아있음 자체가 감사요 기쁨이요 행복입니다. 바로 하느님 안에 살아있음을 증명하기 때문입니다. 하여 시편저자는 무수히 하느님이 우리의 행복이요 기쁨이요 힘임을 고백합니다. 우리가 참으로 살아있음을 실감하는 시간이 바로 이 거룩한 미사시간입니다.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입니다. 이런 하느님과의 소통인 기도가 우리를 살게 하고 살아계신 하느님을 체험하게 합니다. 기도가 영혼의 호흡이라면 말씀은 영혼의 밥입니다. 끊임없이 기도와 말씀을 통해 하느님과 연결되어야 비로소 살아있는 영혼, 살아있는 사람이 됩니다. 


오늘 토빗서의 토빗과 사라는 기도의 응답을 통해 살아계신 하느님을, 산이들의 하느님을 체험합니다. 기도를 통해 생명의 하느님을 만남으로 해피엔드로 끝나는 오늘의 독서입니다. 토빗서의 마지막 대목입니다.


"바로 그때에 그 두 사람의 기도가 영광스러운 하느님 앞에 다다랐다. 그래서 라파엘이 두 사람을 고쳐주도록 파견되었다.“


간절하고 절실한 기도는 반드시 하느님의 응답을 받습니다. 우리 방식이 아닌 하느님 방식으로 적절한 때에 하느님은 응답하십니다.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기에 우리의 부활입니다. 믿지 않는 이들에게는 죽음이 무의 끝이 겠지만 믿는 이들에게는 새 생명의 부활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의 분명한 가르침입니다. 마치 오늘날의 회의주자들에게 주시는 말씀 같습니다.


"너희가 성경도 모르고 하느님의 능력도 모르니까 그렇게 잘못 생각하는 것이 아니냐? 사람들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날 때에는, 장가드는 일도 시집가는 일도 없이 하늘에 있는 천사들과 같아진다.“


성경과 하느님을 모르는 무지無知보다 더 큰 병은 없습니다. 그러니 성경을 알고 하느님을 아는 평생공부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성경을, 하느님을 모르면 결코 삶과 죽음의 신비를 해명할 수 없습니다. 세상 모든 것을 다 알아도 하느님을 모르면 아무것도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하느님을 믿기에 우리는 끊임없이 산 이들의 하느님께 생미사와 연미사를 봉헌합니다. 사실 하느님께는 모두가 살아있습니다. 천상영혼, 지상영혼, 연옥영혼이 다 함께 이 거룩한 미사를 봉헌하는 것입니다. 미사 시 다음 위령감사송은 얼마나 아름답고 깊으며 큰 위로와 힘이 되는지요. 


"그리스도께서 복된 부활의 희망을 주셨기에 

저희는 죽어야 할 운명을 슬퍼하면서도

다가오는 영생의 약속으로 위로를 받나이다.

주님, 믿는 이들에게는 죽음이 죽음이 아니요

새로운 삶으로 옮아감이오니

세상에서 깃들이던 이 집이 허물어지면

하늘에 거처가 마련되나이다.“


여럿의 위령 감사송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기도문입니다. 살아계신 하느님께 대한 희망이, 부활의 희망이 진정 우리를 살게 하는 힘입니다. 새벽에 기상하니 부음을 알리는 어느 자매의 카톡메시지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오늘 아버지 운명하셨습니다. 먼 곳으로 보내드린 슬픈 날입니다.' 하여 미사중 기도합니다. 800km 2000리, 산티아고 순례 최종 목적지가 산티아고 대성전이었듯이 우리 평생순례여정의 최종목적지가 하느님입니다. 하여 저는 죽음을 '아버지의 집'으로의 귀가歸家라는 표현을 즐겨 사용합니다. 죽음을 생명의 끝인 무로 생각한다면 슬픔과 절망이겠지만 하느님의 집으로의 귀가로 믿는다면 기쁨과 희망이 샘솟을 것입니다. 끊임없이 깨어 귀가 준비를 할 것입니다. 요즘 미사를 봉헌하며 참 은혜로운 깨달음으로 다가오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몸과 피!“


말하며 성체를 나눠드릴 때입니다. 가난하고 겸손한 인간실존이 투명하게 드러나는 참 아름답고 감동적인 순간입니다. '그리스도의 몸과 피'는 우리 믿음의 뿌리이자 원천임을 깨닫습니다. 세상에 이보다 아름다운 순간도 장면도 없을 것입니다. '몸과 피'대신, 믿음, 희망, 사랑, 생명, 평화, 기쁨, 행복 등 모두를 넣어도 그대로 통합니다. 완전히 우리 모두 그리스도와 하나 되어 삶과 죽음을 넘어 영원한 파스카의 삶을 살게 하는 주님의 미사은총입니다. 다음 화답송 후렴처럼 우리 영혼을 주님께 들어 올리는 복된 미사시간입니다. 


"주님, 당신께 제 영혼 들어 올리나이다.“(시편25,1).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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