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 있어라!” -충실하고 슬기로운 삶-2017.8.31. 연중 제21주간 목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Aug 31,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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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8.31. 연중 제21주간 목요일                                                                           1테살3,7-13 마태24,42-51



“깨어 있어라!”

-충실하고 슬기로운 삶-



“깨어 있어라!”

오늘 강론 주제입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것이 깨어있음입니다. 잠든 상태가 아니라 맑은 의식으로 지금 여기 깨어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것은 어제의 과거도 내일의 미래도 아닌 바로 오늘 지금 여기입니다. 


하여 늘 ‘깨어있어라!’는 표지로 요셉수도원 성전 뒷면 양편에 붙어있는 부엉이의 눈입니다. ‘날마다 죽음을 눈앞에 환히 두고 살라.’는 분도 성인의 권고 역시 늘 깨어 살라는 말씀입니다. 죽음을 눈앞에 환히 둘 때 온갖 환상은 걷혀 현실을 직시하며 본질적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오늘 지금 여기서 깨어 주님과 이웃을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아야 합니다. 종파를 초월하여 영성생활의 궁극 목표가 깨어있는 삶입니다. 향심기도, 비움기도, 예수기도 등 집중적 끊임없는 기도의 수행도 궁극으로 목표하는바 깨어있는 관상적 삶입니다. 깨어있음의 수련이, 훈련이 참으로 절실합니다. 깨어있을 때 깨달음의 은총에 깨끗한 마음입니다. 


깨어있음은 빛입니다. 깨어있음은 열림입니다. 닫힌 어둠의 깨어있음이 아니라 주변에 활짝 빛으로 열려있는 깨어있음입니다. 깨어있을 때 분별의 지혜요 유혹에도 빠지지 않습니다. 깨어 있을 때 영육의 건강입니다. 깨어 마음 고요할 때 주님도 만날 수 있고 주님의 말씀도 들을 수 있습니다. 침묵을 강조하는 근본적 이유도 깨어있기 위함입니다. 


막연한 깨어있음이 아니라 기다림의 깨어있음, 그리움의 깨어있음입니다. 참으로 주님을 기다리는, 그리워하는 영혼들은 깨어있습니다. 주님 향한 기다림이, 그리움이 없으면 깨어있음도 없습니다. 우리의 근원적 외로움에 대한 유일한 해법도 주님 향한 그리움으로, 기다림으로 전환시키는 길뿐입니다. 오늘 복음의 깨어있음도 같은 맥락입니다.


“깨어 있어라. 너희의 주인이 어느 날에 올지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그러니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


유비무환입니다. 매사 깨어 준비하는 이들이 충실하고 슬기로운 사람들입니다. 정말 살 줄 아는 사람들입니다. 언제 주님이 오실지 아무도 모릅니다. 언제 죽음이 올지 아무도 모릅니다. 언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릅니다. 한치 앞도 내다볼수 없는 우리들이지만 깨어 준비하며 살 때 주님은 우리를 지켜 주시고 모든 것이 잘 되게 해주십니다.


“어떻게 하는 종이 충실하고 슬기로운 종이겠느냐?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그렇게 일하고 있는 종!”


내일 세상의 종말이 온다 해도 오늘 한 그루의 나무를 심으며 주어진 맡은바 책임을 다하는 그런 사람이 충실하고 슬기로운 종입니다. 깨어 ‘제때’에 ‘제자리’에서 ‘제정신’으로 ‘제대로’ 일하며 살아가는 이들이 행복한 사람들, 아름다운 사람들입니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가까이 있습니다. 오늘 지금 여기서 깨어 행복하게 살지 못하면 내일도 못삽니다.


진정 깨어있는 삶자체가 수행자들이 이웃에 줄 수 있는 참 좋은 선물입니다. 테살로니카 신도들이 깨어있는 삶의 좋은 모범입니다. 깨어있음 또한 믿음의 표현입니다. 이들의 삶에 감격한 바오로의 진솔한 고백입니다. 


“우리는 이 모든 환난 속에서도 여러분의 일로 격려를 받았습니다. 그것은 여러분의 믿음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주님 안에 굳건히 서 있다고 하니 우리는 이제 살았습니다. 우리가 여러분 덕분에 우리의 하느님 앞에서 누리는 이 기쁨을 두고, 하느님께 어떻게 감사를 드려야 하겠습니까?”


우리는 혼자가 아닙니다. 모두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연대의 사람들입니다. 깨어있는 삶은 이웃에 파급되어 더불어 깨어 살게 만듭니다. 


깨어 주님의 날을 맞이할 수 있도록 테살로니카 교회 신도들을 격려하는 바오로의 다음 기도도 참 아름답고 고무적입니다. 주님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기도입니다. 그대로 오늘 우리를 위한 바오로의 기도입니다.


“여러분이 서로 지니고 있는 사랑과 다른 모든 사람을 향한 사랑도, 여러분에 대한 우리의 사랑처럼 주님께서 더욱 자라게 하시고 충만하게 하시며. 여러분의 마음에 힘을 북돋아 주시어, 우리 주 예수님께서 당신의 모든 성도들과 함께 재림하실 때, 여러분이 하느님 우리 아버지 앞에서 흠 없이 거룩한 사람으로 나설 수 있게 되기를 빕니다. 아멘.”


참으로 믿는 이들에겐 매일이 종말이요 주님의 재림입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앞당겨 체험하는 주님의 재림이요, 우리 모두 깨어 흠없이 거룩한 사람으로 주님 앞에 나서는 은총의 미사시간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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