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의 사람 -아브라함의 웃음-2015.6.26. 연중 제12주간 금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Jun 26,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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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6.26. 연중 제12주간 금요일                                                                                                 창세17,1.9-10.15-22 마태8,1-4


                                                                                              기도의 사람

                                                                                         -아브라함의 웃음-


제가 집무실을 찾는 이마다 즐겨 나누는 자작 애송시입니다. 세 번째 다시 인용합니다. 


'하늘을 바라볼 때마다/마음을 들어 올린다

 온갖 생각들/하늘 구름에 띄워 보낸다

 마음은 다시/푸른 하늘이 된다.‘


마음을 하느님께 들어 올림이 기도이며, 온갖 분심 잡념들 하늘 은총의 구름에 띄워 보냄이 기도이며, 다시 푸른 하늘 같은 순수한 마음의 회복이 기도입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것이 기도입니다. 오늘 복음의 주인공인 나병환자나 독서의 주인공인 아브라함 역시 기도의 사람입니다. 하느님을 찾는 사람으로 정의되는 분도회 수도자들 역시 기도의 사람입니다. 기도의 맛, 기도의 기쁨, 기도의 재미로 살아가는 기도의 사람인 수도자입니다. 수도자의 삶에서 기도를 빼버리면 정말 아무것도 남지 않습니다. 비단 수도자만 아니라 진정 믿는 모든이가 기도의 사람입니다.


아, 정말 아브라함은 기도의 사람입니다. 어제는 오늘 1독서 창세기를 읽고 묵상하며 하느님이 재미있어 웃었습니다. 지난 월요일 창세기에서 고향집을 떠날 때 아브람은 나이 75세의 노령이었는데 오늘 독서에서는 99세의 노인입니다. 그런데 도대체 나이가 느껴지지 않는 아브람입니다. 나이를 초월하여 영원한 젊음을 사는 아브람이구나, 아 이것이 기도의 효과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독서에 나오는 내용은 빙산의 일각일뿐 하느님과 아브라함은 늘 끊임없는 소통의 대화 중에, 기도 중에 살았음을 감지합니다.


'아브람의 나이가 아흔아홉살이 되었을 때, 주님께서 아브람에게 나타나 말씀하셨다. "나는 전능한 하느님이다. 너는 내 앞에서 살아가며 흠 없는 이가 되어라"’


아브람에게는 모든 속내를 털어 놓으시는 하느님이요 언제 어디서나 하느님 앞에서 흠 없는 삶을 살았던 아브람이었습니다. 오늘 아브람은 하느님을 만나 이름도 아브라함으로 바뀝니다. 사라이의 사라로의 개명과 더불어 출산 예고를 들은 아브라함의 반응도 재미있습니다.


-아브라함은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 웃으면서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나이 백살이 된 자에게서 아이가 태어난다고? 그리고 아흔 살이 된 사라가 아이를 낳을 수 있단 말인가?'-


마치 하느님의 유머처럼 유쾌하기 짝이 없습니다. 얼마나 재미있는 하느님이신지요. 그대로 하느님의 전능을, 자유를 상징합니다. 아브라함의 웃음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두분 간의 대화인 기도가 너무 자연스럽습니다. 하느님과 대화를 나누며 때로 웃으시기 바랍니다. 기도를 통해 끊임없이 하느님의 축복을 받는 아브라함입니다. 주님과의 끊임없는 대화인 기도가 나이를 초월하여 영원한 젊음을 살게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아브라함과 말씀을 마치시고 그를 떠나 올라가셨다.‘


독서의 마지막 구절 역시 은혜롭습니다. 기도가 바로 축복의 원천임을 깨닫습니다. 하느님과 깊어지는 우정의 관계와 더불어 끊임없이 확장되는 마음의 깊이와 넓이요, 마음의 순수와 겸손, 온유입니다. 어제 수도원 식당 창밖 무수히 피어나는 태산목泰山木 희고 큰 꽃들을 보며 쓴 글을 나눕니다. 그대로 기도의 사람, 아브라함을 상징합니다.


참, 크다

고요하다/우아하다

기품있다/향기롭다 

아, 깊다

태산목泰山木 흰꽃들

태산목泰山木 이름 뜻 그대로다


아브라함과 더불어 복음의 나병환자 역시 기도의 사람입니다. 천형天刑과 같은 나병은 주님을 만날 때 천복天福으로 바뀌어 치유됨을 봅니다. 나병이 상징하는바 우리의 영육의 병입니다. 나름대로 천형과도 같이 안고 사는 영육의 질병을 지닌 이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치유의 지름길은 기도뿐입니다. 복음의 나병환자처럼 간절히 기도하는 것입니다. 주님은 최고의 의사이십니다. 


"주님!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나병환자의 간절한 기도에 즉각적인 주님의 치유의 응답입니다. 친히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며 말씀하십니다.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그러자 곧 그의 나병이 깨끗이 낫습니다. 나병환자의 간절한 믿음과 주님 사랑의 스킨십, 은총의 말씀이 삼위일체 하나되어 발생한 치유의 기적입니다. 하고자 하시면 못하실 일이 없으신, 늘 우리와 함께 계시는 파스카의 주님이십니다. 파스카의 예수님과 우리의 우정이 깊어가면서 저절로 치유되는 영육의 질병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의 영육의 질병을 치유해 주시며 당신과의 우정을 깊게 해 주십니다.


"보라, 주님을 경외하는 사람은 복을 받으리라."(시편128,4참조).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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