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6.8. 금요일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 대축일(사제성화의 날)

호세11,1.3-4.8ㅁ-9 에페3,8-12.14-19 요한19,31-37



우리의 영원한 안식처

-예수 성심의 사랑-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예수 성탄 대축일로 시작된 하느님 사랑의 축일이 마침내 예수 성심 대축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느낌입니다. 하느님 사랑이 마침내 예수 성심 대축일로 절정에 달한 느낌입니다. 


참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거룩한 대축일입니다. 하느님 사랑은 아름다움으로 표현되고 이 아름다움이 우리를 감동케 하며 마음을 순수하게 정화합니다. 하느님 사랑은 자연의 아름다움으로, 삶의 아름다움으로, 전례의 아름다움으로, 마침내 예수 성심의 아름다운 사랑의 열매로 표현되었습니다. 


저는 오늘 잠시 예수 성심을 닮은 자매들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2004년 중반부터 수도원이 큰 어려움을 겪을 때 태동하여 모임을 갖기 시작해 만 14년 역사를 지닌 제가 지어준 명칭의 ‘예수성심자매회’입니다. 약 25명의 회원들이 매월 1회 모임을 갖는, 예수님을 사랑하듯이 요셉수도원을 아끼고 사랑하는 예수성심을 꼭 닮은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예수성심의 자매들입니다.


수도원에 살면서도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앵두를 이렇게 많이 제 두손으로 따보기는 처음입니다. 빨갛게 무르익어가는 앵두 열매를 보며, ‘아, 열매는 사랑의 열매이구나!’ 깨달음처럼 와 닿았고 시간내어 꼭 따려 했는데 엊그제 오후 우연의 일치처럼 원장수사가 앵두를 따고 있었습니다.


하여 엊그제와 어제 오후 하루 몇 시간씩 각자 앵두를 땄습니다. 어제는 마침 원장수사가 제가 빨갛게 무르익은 앵두를 가득담고 있는 바구니를 들고 있는 사진도 찍었는데 흡사 예수 성심의 빨간 사랑을 가득 담고 있는 듯 생각되었습니다. 예수 성심의 사랑을 색깔로 친다면 이런 빨간 색이 아니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빨간 앵두를 볼 때마다 떠오르는 어제 인용했던 아주 짧은 자작시입니다.


-흰 눈물같은/슬픔의 꽃자리마다

 기쁨의 열매로/익어가는 빨간 사랑의 앵두들-


눈물로 씨뿌리던 사람들이 기쁨으로 곡식을 거두리라는 시편을 연상케도 하고, 흡사 ‘슬픔에서 기쁨으로’, 파스카 신비를 상징하는 듯한 시입니다. 빨간 색 하니 더불어 문득 생각나는 시가 있습니다. 꼭 20년전 1998.12,25일 예수님 성탄 대축일날 수녀님으로부터 빨간 칸나를 선물 받고 즉흥적으로 썼던 시입니다. 처음으로 공개하면 샬트르바오로 수녀회 김카타리나 수녀님입니다. 지금도 잊지 못하는 그날의 시입니다. 그대로 오늘 예수 성심께 바치는 시가 되겠습니다.


-당신이/꽃을 좋아하면/당신의 꽃이

 당신이/별을 좋아하며면/당신의 별이

 당신이/하늘을 좋아하면/당신의 하늘이/되고 싶다

 늘/당신의 무엇이/모두가/되고 싶다-


예수 성심을 사랑하는 우리 모두의 심정이 아마 이럴 것입니다. 참 사랑스럽고 아름답고 거룩한 대축일입니다. 오늘은 사제성화의 날이기도 한데 어찌 사제뿐이겠는지요? 예수 성심의 사랑으로 우리 모두가 성화되는 날입니다. 오늘 미사중 감사송은 얼마나 은혜롭고 아름다운지요! 그대로 오늘 복음에 근거한 감사송입니다. 잠시 인용합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지극한 사랑으로 십자가에 높이 달리시어, 저희를 위하여 몸소 자신을 제물로 바치시고, 심장이 찔리시어 피와 물을 쏟으시니, 거기서 교회의 성사들이 흘러나오고. 모든 이가 구세주의 열린 성심께 달려가, 끊임없이 구원의 샘물을 길어 올리나이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화답송 후렴, “너희는 기뻐하며 구원의 샘에서 물을 길으리라.” 시편 구절처럼 예수 성심의 구원의 샘에서 물을 길으러 이 거룩한 미사에 참석하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예수 성심의 사랑을 통해 탄생된 교회입니다. 


교회의 교부들은 예수님 심장에서 쏟아진 물에서 세례성사를, 피에서 성체성사를 감지感知했습니다. 세례성사와 끊임없는 회개로 순수해지는 우리 마음이요 끊임없이 성체성사에 참여함으로 열정의 사랑으로 붙타오르는 우리의 마음입니다. 끊임없이 부어지는 예수성심의 사랑이 우리를 순수純粹와 열정熱情의 사람으로 만들어 줍니다. 끊임없이 우리를 정화淨化하고 성화聖化하는 예수성심의 사랑입니다.


그러니 예수 성심의 사랑을 추구해야 합니다. 바로 제1독서 호세아가 하느님 사랑을 잘 드러냅니다. 우리는 이런 하느님 사랑을 예수 성심의 사랑을 통해 체험합니다. 배신당한 하느님 사랑과 하느님의 극진한 사랑이 대조를 이룹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버렸지 하느님은 결코 우리를 버리지 않습니다.


“나는 인정의 끈으로, 사랑의 줄로 그들을 끌어당겼으며, 젖먹이처럼 들어 올려 볼을 비비고, 몸을 굽혀 먹여 주었다.---내 마음이 미어지고, 연민이 북받쳐 오른다. 나는 타오르는 내 분노대로 행동하지 않고, 에프라임을 다시는 멸망시키지 않으리라. 나는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이다.”


바로 이런 한량없는 연민의 사랑은, 모성적 특성을 지닌 아버지의 표상은 그대로 예수 성심의 사랑을 통해 환히 드러납니다. 그러니 예수 성심의 사랑을 추구해야 하고 그 사랑 안에 머물러야 합니다. 예수 성심이야 말로 우리의 영원한 안식처, 정주처, 피난처입니다. 주님은 끊임없이 당신 성심의 안식처로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시간, 우리 모두 예수성심의 안식처 안에, 배움터 안에 머물러 예수성심의 사랑을, 바로 온유와 겸손의 사랑을 배워 예수님과 일치하는 은총의 시간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예수 성심의 사랑 안에 늘 머물러 살았기에 탄생된 제1독서 에페소서의 기도입니다. 신약성서의 가장 아름다운 기도문 가운데 하나인 바오로의 기도로 강론을 마칩니다.


“아버지께서 당신의 풍성한 영광에 따라 성령을 통하여 여러분의 내적인간이 당신 힘으로 굳세어지게 하시고, 여러분의 믿음을 통하여 그리스도께서 여러분의 마음 안에 사시게 하시며, 여러분이 사랑에 뿌리를 내리고 그것을 기초로 삼게 하시기를 빕니다. 그리하여 여러분이 모든 성도와 함께 너비와 길이와 높이와 깊이가 어떠한지 깨닫는 능력을 지니고, 인간의 지각을 뛰어넘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알게 해 주시기를 빕니다. 이렇게 하여 여러분이 하느님의 온갖 충만하심으로 충만하게 되기를 빕니다.”(에페3,16-19). 아멘.

  • ?
    안젤로 2018.06.08 05:18
    바로 오늘 말씀안에서 우리 모두 예수성심의 안식처 안에, 배움터 안에 머물러 예수성심의 사랑을, 바로 온유와 겸손의 사랑을 배워 예수님과 일치하는 은총의 시간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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