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6.25. 월요일 남북통일 기원미사(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신명30,1-5 에페4,29-5,2 마태18,19ㄴ-22



기도가 우선이다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



오늘은 6.25 사변이 발발한 후 68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오늘 우리는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에 남북통일 기원미사를 봉헌합니다. 민족분단의 아픔을 안고 사는 한국교회는 이미 1965년부터 남북한의 진정한 평화와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며 노력해 왔고 작년부터는 6월25일에 남북통일 기원미사를 봉헌합니다.


기도가 우선입니다. 역사의 주인은 하느님이십니다. 2018년! 마침내 지구상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인 한반도의 남북한에 서광이 비치기 시작했습니다. 하느님의 마지막 숙제인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이 서서히 가까워지고 있는 느낌입니다. 말그대로 기도의 응답이요 하느님의 일에 부단히 협력해 온 우리 모두 노력의 결과입니다. 지난 3월21일 문대통령의 발언이 많은 식자들에게 공감을 줬다 합니다.


“남북이 함께 살든 따로 살든 서로 간섭하지 않고 피해 주지 않고 함께 번영하며 평화롭게 살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아주 현실주의적 합리적 처방으로 진정성과 절실한 마음을 확연히 느낄 수 있는 평범한 일상어의 신선한 내용입니다. 필자의 결론같은 마지막 대목도 하느님을 언급치 않지만 우리는 하느님 섭리의 손길을 느낍니다. 예언과도 같은 필자의 언급은 이미 4.27 판문점 선언과 6.12 북미정상수뇌공동선언을 통해 실현되기 시작했습니다.


“한반도의 운명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을지도 모를 획기적인 변화가 이처럼 엉뚱한 인간을 매개로 그 물꼬가 트인다는 것은 실로 기묘한 아이러니이다. 하지만 이 아이러니가 한반도의 해빙에 기여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축복’임에 틀림없다. 논리적인 언어로는 예측도, 설명도 하기 어려운 역사의 전개 앞에서 새삼 전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세계가 경악驚愕한 경천동지驚天動地할 기적이 한반도에서 일어났습니다. 말 그대로 하느님의 섭리입니다. 기도의 힘입니다. 끊임없이 기도하며 노력해온 결과 하느님의 응답입니다. 4월29일 남북정상의 판문점 선언 마지막 내용이 우리에겐 무한한 감동이요 희망과 위로와 힘을 줍니다. 한민족의 위대함을 만방에 선포한 날입니다.


“남북 양 정상은 정기적인 회담과 직통전화를 통하여 민족의 중대사를 수시로 진지하게 논의하고 신뢰를 굳건히 하며, 남북관계의 지속적인 발전과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향한 좋은 흐름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 위하여 함께 노력하기로 하였다.”


6월12일 북미정상의 공동선언 마지막 말마디도 참으로 우리를 안심케 합니다.


“북미의 정상은 (2018년 4월 27일 채택된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면서) 새로운 조미관계발전과 세계의 평화와 번영, 안전을 추동하기 위하여 협력하기로 하였다.”


단연 화두는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이며 이는 우리 한민족의 궁극의 소원일 것입니다. 모사謀事는 재인이요 성사成事는 재천이란 말이 있습니다. 계획하는 것은 인간이지만 이루시는 분은 하느님이시라는 고백입니다. 그러니 기도의 끈을 놓아서는 안됩니다.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기도가 우선입니다. 기도는 간절하고 절실하고 항구해야 하며, 혼자보다는 함께 해야 합니다. 함께 마음을 모아 끊임없이 기도할 때 놀라는 내외적 변화입니다. 말그대로 기도의 힘은 하느님의 힘입니다. 우리를 끊임없이 알게 모르게 정화하고 성화하는 기도의 힘입니다. 우리는 이미 끊임없이 바치는 시편과 미사 공동전례기도를 통해서 이를 절감합니다.


오늘 주님은 모세의 입을 빌려 우리에게 당신 말씀을 듣고 실행할 것을 명하십니다. 


“너희가 마음 속으로 뉘우치고 주 너희 하느님께 돌아와서, 내가 오늘 너희에게 명령하는 대로 마음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여 그분의 말씀을 들으면, 주 너희 하느님께서 너희 운명을 되돌려 주실 것이다.”


바로 그분의 명령이 오늘 복음 말씀인 기도와 용서의 실천입니다. 회개의 진정성은 기도와 용서의 사랑으로 드러납니다. 참으로 마음을 다하고 정신을 다한 간절하고 절실하고 항구한 기도의 실천이 우선입니다. 일흔 일곱 번, 아니 무한한 용서의 실천도 기도의 열매입니다. 


기도를 통한 마음의 정화와 더불어 바오로의 에페소서 말씀도 그대로 실천됩니다. 하여 우리 입에선 어떠한 나쁜 말도 나오지 않을 것이고, 다른 이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은총을 가져다 주는 좋은 말만 하게 될 것입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에 앞서 우리가 몸담고 있는 구체적 지금 여기의 우리공동체의 평화와 번영, 통일이 우선입니다. 바로 주님은 그 처방을 바오로 사도의 입을 빌려 말씀하십니다. 기도의 열매이지만 실천의 노력에 온 힘을 기울여할 구체적 처방 말씀입니다.


“모든 원한과 격분과 분노와 폭언과 중상을 온갖 악의와 함께 내버리십시오. 서로 너그럽고 자비롭게 대하고, 하느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용서하십시오. 그러므로 사랑받는 자녀답게 하느님을 본받는 사람이 되십시오.”


참 적절하고 아름다운 권고입니다. 하느님께 용서받았기에 용서할 수 있고, 사랑받았기에 사랑할 수 있고, 하여 우리는 용서의 사랑을 통해 점점 너그럽고 자비로운 하느님을 닮아갑니다. 


이렇게 사랑받는 하느님의 자녀답게 사는 것이 우리 삶의 궁극 목표이며 마침내 우리의 운명은 복된 운명으로 전환될 것입니다. 주님은 우리의 운명이자 사랑입니다. 지금 여기서부터 누룩처럼 시작된 평화와 번영과 통일은 마침내 한반도는 물론 온 세상에 까지 확산될 것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가 몸담고 있는 공동체는 물론 한반도와 세상의 평화와 번영, 통일의 꿈을 실현시켜 주십니다. 온 세상의 평화와 번영, 통일은 바로 하느님의 꿈이자 우리 모두의 꿈입니다.


“주님, 우리 모두의 소원인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이루어 주시어, 남북의 온 겨레가 함께 모여, 기쁨의 잔치를 나누며 주님을 찬미하게 하소서.” 아멘.

  • ?
    안젤로 2018.06.25 10:06
    주님 저희가 주님으로부터 용서와 사랑을 받았기에
    그 받은것을 형제자매들에게
    나눔으로서 주님을 닮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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