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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8.11. 화요일 성녀 클라라(1194-1253) 동정 기념일 

                                                                                                                          신명31,1-8 마태18,1-5.10.12-14


                                                                                       참 멋진 사람

                                                                                                 -순수, 겸손, 연민-


오늘 강론 제목은 ‘참 멋진 사람’입니다. 어제 오늘 말씀을 묵상하는 순간 떠오른 착상입니다. 리더십의 모범을 보여준, 롤 모델로 삼고 싶은 분이 모세입니다. 모세가 세상을 떠나기에 앞서 마지막으로 여호수아에게 하신 장엄한 말씀이 유언같고 그 장면은 흡사 릴레이 경주시 바톤을 넘겨주는 것과 같습니다. 


참 힘겹게 최선을 다해 살아온 영적전투 치열했던 모세의 120년 파란만장한 생애였습니다. 탈출기로 시작하여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가 끝나는 지금까지 주인공으로 맹활약했던, 하느님의 사람, 참 멋진 사람, 모세입니다. 세상을 떠날 때 모세의 모습이 그의 삶 전부를 요약합니다. 아름다웠던 삶이기에 떠남 역시 아름답습니다. 모세의 유언같은 말씀을 들어 보십시오.


-“나는 오늘로 백스무살이 되어 더 이상 나다닐 수가 없게 되었다. 또 주님께서는 나에게, ‘너는 이 요르단을 건너지 못할 것이다.’하고 말씀하셨다”-


온 이스라엘 백성을 향한 모세의 말입니다. 떠날 때를 알아 미리 대비하는 것이 믿음이요 지혜요 겸손입니다. 주님의 뜻에 순종하여 자신의 역할이 다 끝났음을 알고 여호수아에게 그 역할을, 바톤을 인계하는 모세입니다. 말 그대로 평화로운 역할의 교체장면입니다. 이어 온 이스라엘 백성이 보는 앞에서 여호수아를 불러 놓고 말합니다. 여호수아를 향한 말씀이지만 온 이스라엘 백성을 일깨우고 각오를 새롭게 하는 말씀입니다. 


“힘과 용기를 내어라. 너는 이 백성과 함께, 주님께서 그들의 조상들에게 주시겠다고 맹세하신 땅으로 들어가서, 그들에게 땅을 나누어 주어야 한다. 주님께서 친히 네 앞에 서서 가시고, 너와 함께 계시며, 너를 버리지도 않으실 것이다. 너는 두려워해서도 안된다.”


비단 이스라엘 백성뿐 아니라, 힘과 용기를 내라는 일부 내용은 오늘 광야인생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향한 말씀같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이런 적절한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나는 어른들은 얼마나 될까요. 이런 아름다운 떠남의 죽음보다 남은 이들에게 위로와 힘이 되는 선물은 없습니다. 어느 자매의 고백도 문득 생각납니다. 남편의 마지막 유언 세 마디에 남편의 사후死後, 평생의 상처는 다 치유되었고 남편을 평생보다 더 사랑하게 되었다는 고백입니다.


1.미안하다. 2.고맙다. 3.사랑한다.

마음 모두를 드러내는 진정성 가득한 마지막 유언의 고백이었다 합니다. 


구약의 모세라면 신약의 예수님입니다. 모세를 가장 닮았으면서도 모세를 능가하는 신약의 파스카의 주님, 예수님이십니다. 저는 오늘 복음 말씀에서 예수님과 더불어 모세를 생각했습니다. 참 멋진 사람, 하느님의 사람, 예수님이요 모세입니다. 과연 이 두 분은 하늘 나라에서 가장 큰 분입니다. 그렇다면 참 멋진 사람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첫째, 마음이 순수純粹한 사람입니다.

바로 어린이가 상징하는 바, 마음의 순수입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가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 끊임없는 회개가 마음의 순수에 이르게 합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마음 깨끗한 사람들이 하느님을 봅니다. 


부단한 회개를 통한 마음의 순수요 수도생활뿐 아니라 믿는 모든 이들의 궁극 목표입니다. 하여 매일 7회 성전에 들어와 회개하는 마음으로 시편성무일도를 바치며 ‘회개의 시스템’ 안에서 살아가는 여기 요셉수도원의 수도자들입니다. 어디선가 읽은 짧은 시도 생각납니다.


-내 마음/꽃이라면/임이여/아침마다/꽃한송이/드리고 싶다

 청초한 한송이/달맞이꽃같은!-


회개하여 어린이와 같은 마음 순수해진 사람들은 이미 지금 여기서 하느님과 함께 하늘나라의 기쁨을 삽니다. 모세가 그랬고 예수님이 그랬습니다. 젊음은 나이에 있는게 아니라 마음의 순수에 있습니다. 마음 순수한 이들이 참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멋진 사람입니다. 


둘째, 마음이 겸손謙遜한 사람입니다.

모세는 매우 겸손한 사람이었고 땅위에서 그만큼 겸손한 사람은 없었다고 주님 친히 인정하셨습니다. 예수님 또한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배우라’ 하셨습니다. 또 오늘 복음의 ‘누구든지 이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이가 하늘 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이다’라는 말씀처럼,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춘 겸손의 모범이 바로 예수님이자 모세임을 깨닫습니다. 


하느님께 가까이 이르면 이를수록 저절로 낮춰져 겸손한 사람입니다. 영성의 결정적 표지가 겸손입니다. 진복팔단의 첫 번째 말씀,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라는 말씀중 마음의 가난이 의미하는 바, 역시 겸손입니다. 예수님과 모세처럼 자신을 낮추어 마음 가난해진 겸손한 사람이 진정 멋진 사람입니다. 


셋째, 연민憐憫(compassion)의 사람입니다.

대자대비의 사랑이 연민입니다. 측은히, 불쌍히, 가엾이 여기는 사랑이 연민입니다. ‘행복하여라, 자비로운 사람들! 그들은 자비를 입을 것이다.’라는 말씀에서 자비는 연민의 사랑에 가깝습니다. 주님은 너그러우시고 자비하십니다. 이런 주님의 대자대비하신 연민을 그대로 닮은 예수님과 모세입니다. 아흔 아홉 마리 양들을 놔두고 한 마리 잃은 양을 찾아나서는 것이 바로 하느님의 마음, 연민의 사랑입니다. 잃은 양 하나를 찾았을 때의 기쁨, 바로 이것이 하느님의 기쁨입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하는데, 길을 잃지 않는 아흔아홉 마리보다 그 한 마리를 두고 더 기뻐한다. 이와 같이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잃어버리는 것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뜻이 아니다.”


우리의 하느님은 이런 분입니다. 이런 연민의 하느님을 그대로 닮은, 참 멋진 분이 예수님이요 모세입니다. 새삼 지옥은 하느님 탓이 아닌 스스로 자초한 재앙임을 깨닫습니다. 한 영혼이라도 당신과 떨어져 지옥에 있다면 하느님의 마음은 내내 편치 않을 것입니다.


주님은 오늘 우리 모두에게 참 멋진 사람이 되는 비결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예수님처럼, 모세처럼, 오늘 축일을 맞는 클라라 성녀처럼, 순수純粹한 사람, 겸손謙遜한 사람, 연민憐憫의 사람이 참 멋진 사람입니다. 참 아름답고 매력적인 하느님의 사람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을 닮은 순수한 사람, 겸손한 사람, 연민의 사람으로 변모시켜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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