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집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2015.5.30. 토요일 수도원 성전 봉헌 축일(2006년)

by 프란치스코 posted May 30,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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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5.30. 토요일 수도원 성전 봉헌 축일(2006년) 

                                                                                                                                                 느헤8,2-4ㄱ.5-6.8-10 마태16,13-19


                                                                                               주님의 집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


오늘은 우리 요셉수도원의 성전봉헌축일입니다. 현재의 성전봉헌이 이루어진 2006년 5월30일을 기념하는 자치수도원 승격후 두 번째 맞는 파공 축일입니다. 참으로 감회 깊은 축일이요 만감이 교차합니다. 수도원 설립 29주년 째 하느님이 우리 공동체의 중심임을 보여주는 수도공동체의 가시적 중심이 주님의 집인 성전입니다. 


수도원 파견 28년째를 맞는 저에게는 수도원의 역사는 제 수도생활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유기서원 3년차 우리 나이 40세 때, 1988년7월11일에 파견되었고, 이어 1989년1월25일 종신서원, 1월26일 부제품, 7월11일 사제품을 받고 살아오다 1992년 분원장 책임을 맡았고, 1998년3월19일 원장좌 예속수도원 승격후에도 계속 원장 책임을 맡아오다, 2014년에야 비로소 하느님은 제 원장직을 내려 놓아 주셨고 이어 안식년을 지낸후 귀원한 올해 2015년은 우리 나이로 67세가 됩니다.


잠시 미국과 로마에 있었던 2년 반동안만 빼놓고 내내 요셉수도원에서 정주해 왔습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성무일도를 바쳤고 미사를 봉헌했고, 매일 새벽 마다 일어나 새벽 밥을 짓는 마음으로 매일미사 강론을 준비했습니다. 이런저런 반응에 개의치 않고 지금까지 매일 강론을 준비했고 미사주례때는 꼭 강론을 했습니다. 아, 미사의 은혜가, 말씀과 성체의 은혜가, 하느님의 은혜가 저와 공동체를 지켜줬습니다. 


정말 살기위한 절박한 심정으로 미사를 드렸고 말씀을 나눴습니다. 2012년 9월, 수도원 설립 25주년 기념감사제 때 낭송했던 제 자작시 제목 그대로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주님의 전사戰士로 '불암산이 떠나면 떠났지 난 안 떠난다' 종신불퇴終身不退의 기백氣魄으로, 전사戰死해야 전사戰士라 다짐하며 배수진을 치고 살았고, 지금도 그런 기백은 여전합니다. 요셉수도원의 전설傳說이자 신화神話가 되고 싶다는 청욕淸慾으로 살았습니다.


얼마전 '마리아의 집' 단체피정집에서의 미사봉헌때 제대를 봤을 때의 감동을 잊지 못합니다. 아, 바로 초창기 때 앉아 미사 봉헌할 때의 제대가 거기 있었습니다. 그러니 수도원 성전의 역사 소개가 되겠습니다. 1987년3월19일 개원시는 여섯 수도형제들에 성전은 고아高雅한 정취情趣 가득한 온돌방 성전이었습니다. 여섯 수도형제들중 둘은 세상을 떠났고 하나는 환속했고, 하나는 외국수도원으로 전속했고, 하나는 휴양중이며, 하나는 왜관수도원에 거주하고 있으며, 1988년 파견된 준초창기회원이라 할 수 있는 저만 남았습니다. 


이때 온돌방 돌집의 성전 건물과 건물안의 온돌방 성전은 정말 고풍古風스러웠습니다. 많은 신자들이 이 때의 돌집 성전 건물을 그리워합니다. 이 온돌방 성전을 1990년까지 이용했고, 1990년-1996년까지는 건물 안 대청을 성전으로 사용하였으며 바로 이때까지 약10년간 사용됐던 정다운 제대였습니다. 1996년에는 돌집의 건물 내부를 완전히 터서 큰 성전이 되었고 이때 새로 제작된 앉은뱅이 제대를 2006년까지 약10년간 사용했습니다. 이때까지 미사주례는 앉아서 했고 독서대도 없어 복음 낭독은 물론 강론도 제대에서 했고 미사 복사도 없었습니다. 성전 증축때 마다 현재의 TV방이자 친교의 방을 임시 성전으로 사용했습니다.


2006년5월30일의 성전봉헌은 요셉수도원의 획기적인 전환점입니다. 이때는 수도원 설립후 300명 이상의 하객이 참석했고 지금까지 이 기록을 깬 적은 없습니다. 얼마나 알게모르게 하느님의 백성인 신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요셉수도원이요 성전인지 온몸으로 깨달았던 은총의 날이었습니다. 천신만고, 우여곡절의 산고 끝에 탄생한 반조립식 가난의 모범과도 같은, 그러나 단순 아늑하여 만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주님의 집 성전이 되었습니다. 개축이나 증축이 아니라 완전히 허물고 새롭게 지은 성전입니다. 이때부터 주례사제는 미사복사를 대동하고 서서 미사를 드렸으며 독서와 복음 낭독 및 강론은 독서대에서 했습니다. 성전봉헌 후 새 성전에서의 미사드릴 때의 감격과 감동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그러니 수도원 역사 후 네 번째의 성전이 지금 성전입니다. 


'주님의 집에 가자할 제 나는 몹시 기뻤노라.‘

'주님의 집에 사는 자, 얼마나 행복되리.‘


자주 흥얼거리는 시편 노래입니다. 하느님 사랑은 가시적 성전 사랑으로 표현됩니다. 아버지의 집, 기도의 집, 평화의 집, 환대의 집인 성전입니다. 우리의 영원한 영혼의 고향집 같은 성전입니다. 많은 이들이 고향집을 찾듯이 끊임없이 찾는 요셉수도원 성전입니다. 1독서 에제키엘에서 보다시피 온 세상 좌우사방으로 퍼져나가는 은총의 강물 진원지가 바로 이 주님의 성전입니다. 아버지께서는 기도하는 이 집에 자비로이 머무르시며 끊임없이 은총을 내려주십니다. 아, 바로 이 은총으로 살아왔고, 살고 있고, 살아갈 우리들입니다. 


우리 안의 긴장을 거룩한 쉼으로, 우리 안의 소란을 성스러운 고요함으로, 우리 안의 불안을 조용한 확신으로, 우리 안의 두려움을 강한 믿음으로, 우리 안의 쓰라림을 은총의 감미로움으로, 우리 안의 어두움을 부드러운 빛으로, 우리 안의 냉담함을 사랑어린 온화함으로, 우리 안의 밤을 주님의 빛으로 바꿔주는 주님의 집 성전입니다. 


이어 우리의 비뚤어짐을 곧게 하시고, 우리의 공허를 채우시고, 우리 교만의 날카로움을 무디게 하시고, 우리 겸손의 날을 갈게 하시고, 우리 사랑의 불을 지펴주시고, 우리 욕망의 불꽃을 꺼주시니 이 모두가 이 거룩한 성전 안에서 하느님이 하시는 일입니다. 하여 끊임없이 하느님의 아름답고 거룩한 자녀로 성장, 성숙되는 우리들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하느님을 사랑하듯, 늘 공동전례기도가 거행되는 기도의 집, 주님의 집인 성전을 뜨겁게 항구히 사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가시적 주님의 집은 성체성사를 통해 비로소 완성됩니다. 미사가 없는 주님의 집인 성전은 상상할 수 없습니다. 마치 알맹이가 빠진 빈 껍데기요, 영혼이 없는 죽은 육신 같습니다. 살아있는 성체성사가 끊임없이 거행됨으로 비로소 충만한 주님의 성전이 됩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살아있는 지체가 되고 영적인 집의 살아있는 돌이 됩니다. 바로 성체성사를 통해 선사되는 '그리스도의 몸'이 진정 성전입니다. '그러나 그분께서 성전이라고 하신 것은 당신 몸을 두고 하신 말씀이었다(요한2,21).' 이미 오늘 복음에서 암시되고 있는 그리스도의 몸인 성전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요 미사를 통해 온전한 한몸의 그리스도의 몸인 성전이 됩니다. 다음은 제가 사랑하는 성찬전례 3양식 중 성령청원:일치기원의 기도문입니다.


"주님, 교회가 바치는 이 제사를 굽어보서서. 

이는 주님의 뜻에 맞갖은 희생제물이오니 

너그러이 받아들이시어

성자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시는 저희가 성령으로 충만하여

그리스도 안에서 한마음, 한몸이 되게 하소서.“


미사의 사랑은 하느님의 사랑이며, 미사의 생명은 하느님의 생명이고, 미사의 아름다움은 하느님의 아름다움입니다. 하느님 주신 최고의 선물이 그리스도의 몸인 성전을 끊임없이 건설케 하는 바로 이 거룩한 미사입니다. 미사를 통해 우리는 하늘로부터 하느님에게서 내려온 새 천상 예루살렘을 앞당겨 체험합니다.


요즘 작년 은경축 때 사랑하는 최 빠코미오 새 원장과 전임 원장인 제가 한 화관 안에서 찍은 사진을 보고 미사의 은혜, 그리스도의 몸인 공동체의 원리를 깨닫고 기뻤습니다. 사진 밑에 깨달음을 적었습니다.


"화관은 그리스도!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이자 둘, 둘이자 하나!“


여기에 대한 영성 깊은 자매님의 답신입니다.


"신비이옵니다. 그리스도의 화관, 둘이자 하나, 하나이자 둘, 천생연분 은총의 관계이옵니다.“


아, 바로 이런 깨달음이 미사의 은총입니다. 은혜로운 천생연분 공동체의 원리입니다. 그리스도 화관 안에서 하나이자 열둘, 열둘이자 하나인 그리스도의 몸, 성전인 요셉수도공동체입니다. 도대체 이보다 더 가까운 식구가 세상 어디에 있습니까? 주님을 믿을 때, 주님 안에서 살아갈 때 진정 그리스도의 한 몸 공동체의 식구가 됩니다. 혈연공동체보다 더욱 견고한 그리스도의 수도가정공동체입니다.


가시적 성전에 이어 불가시적 그리스도의 몸인 성전, 그리고 우리의 몸인 성전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몸이 성전임을 깨달을 때 비로소 성전의 완성입니다. 마지막 귀결점입니다. 하느님 아버지는 미사 중 그리스도의 몸인 성전을 통해 끊임없이 은총을 내려 주시어 우리가 성령의 성전이 되게 하시고, 거룩한 생활로 주님 영광의 빛을 드러내게 하십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마음 깊이 새기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하느님의 성전이고 하느님의 영께서 여러분 안에 계시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모릅니까? 누구든지 하느님의 성전을 파괴하면 하느님께서도 그자를 파멸하실 것입니다. 여러분이 바로 하느님의 성전입니다."(1코린3,16-17).


"여러분의 몸이 여러분 안에 계시는 성령의 성전임을 모릅니까? 그 성령을 여러분이 하느님에게서 받았고, 또 여러분은 여러분 자신의 것이 아님을 모릅니까? 하느님께서 값을 치르고 여러분을 속량해 주셨습니다. 그러니 여러분의 몸으로 하느님을 영광스럽게 하십시오."(1코린6,19-20).


우리 모두가 주님의 거룩한 성전입니다. 얼마나 아름답고 감동적인 고백인지요. 얼마나 존엄한 품위의 사람들인 우리들인지요. 주님은 이 거룩한 성전 안에서 미사를 봉헌하는 우리 모두를 당신과 일치시키심으로 우리 몸의 성전을 깨끗이 정화해 주시고 아름답게 리모델링해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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