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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6. 연중 제29주일                                                            탈출17,8-13 2티모3,14-4,2 루카18,1-18


                                                             하느님의 쌍지팡이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하라-


우리는 방금 화답송 후렴을 흥겹게 노래했습니다.

“우리의 도움은 주의 이름에 있으니 하늘과 땅을 만드신 분이시로다.”

끊임없는 기도를 통해 하늘과 땅을 만드신 분, 하느님의 도움을 청하는 우리들입니다. 아침 성무일도의 후렴 역시 끊임없이 기도하라는 말씀이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밤낮 부르짖는 당신의 백성의 권리를 회복시켜 주시는도다.”


기도해야 합니다. ‘살기위하여’ 기도해야 합니다. 기도는 영혼의 호흡입니다. 숨쉬어야 살 듯이 기도해야 영혼도, 육신도 삽니다. 저절로 사람이 아니라 기도해야 비로소 사람이 됩니다. 눈들어 기도하라 두발의 직립인간이요, 어디서나 눈들면 하늘입니다. 우선적으로 기억하고 생각할 분이 하느님이요 우선적으로 중요한 일이 하느님과의 소통인 기도입니다. 


기도로 시작해서 기도로 끝나는, 하느님으로부터 시작하여 하느님으로 끝나는 수도원의 하루 일과입니다. 함께 사는 것이 수도생활이요, 함께 사는 것이 수도생활의 어려움이요, 함께 사는 것이 도닦는 것입니다. 바로 끊임없이 바치는 공동전례기도가 있어 비로소 함께의 공동생활이 가능한 것입니다. 


말 그대로 살기위하여 기도하는 것입니다. 기도를 통해 살아 계신 주님을 만날 때 위로와 치유, 기쁨과 평화, 정화와 성화의 선물입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것이 기도입니다. 노후 대책을 위해서도 기도를 습관화하는 것보다 더 좋고 중요한 일은 없습니다. 제가 해 온 강론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 역시 기도입니다. 기도에 관한 강론 때 마다 늘 강조하는 말이 셋입니다.


1.기도와 삶은 함께 간다. 기도하는 만큼 살고 사는 만큼 기도한다. 

2.나중에 남는 얼굴은 둘 중 하나다. 기도한 얼굴인가 기도하지 않은 얼굴인가 둘 중 하나다. 다른 얼굴은 없다.

3.기도하는 사람만 살아남는다. 치열한 영적전쟁중의 삶에서 기도하는 사람만이 살아남는다.


제가 고백성사시 보속을 드릴 때도 늘 강조하는 것이 기도입니다. 저를 거쳐간 분 치고 휴대폰에 요셉수도원 로고의 스티커가 붙지 않은 분은 아마 거의 없을 것입니다. 요셉수도원 배경의 하늘과 산의 로고 그림을 볼 때마다 ‘기도하고 일하라’라는 모토를 생각하며 하느님을 늘 기억하라 강조합니다. 


또 하나는 고백성서 보속으로 드리는 ‘말씀의 처방전’입니다. 가장 많이 지어드리는 말씀의 영약靈藥은 1테살5,16-18절 말씀입니다.


“늘 기도하십시오. 항상 기뻐하십시오. 어떤 처지에서든지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를 통해서 여러분에게 보여주신 하느님의 뜻입니다.”


위 세 구절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늘 기도할 때 항상 기쁨이 뒤따르고 어떤 처지에서 든지 감사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기쁨도 감사도 기도를 통한 하느님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기도는 하느님과의 소통입니다. 하느님과 대화의 소통이 기도입니다. 요 몇 년간 화두와 같은 말마디가 소통입니다. 예전에는 소통이란 말마디를 거의 알지 못했습니다. 통신매체는 눈부시게 발달해도 여전히 불통의 현실이기에 너와 나의 소통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소통은 생명이자 사랑입니다. 그러니 살기위하여 소통해야 합니다. 너와 나의 수평적 차원의 소통만으로는 부족하기에 우리와 하느님과의 수직적 차원의 기도의 소통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십자가의 의미이며 우리 소통의 중심에는 바로 소통의 대가이신 십자가와 부활의 파스카 예수님이 현존하십니다.


삶은 영적전쟁입니다. 수도생활만 영적전쟁이 아니라 믿는 이들의 삶 모두가 영적전쟁입니다. 예전부터 수도생활의 요소중 하나가 영적전쟁이었습니다. 죽어야 끝나는 영적전쟁에 제대가 없는 영원한 현역의 영원한 하느님의 전사, 그리스도의 전사인 우리를입니다. 평화의 전사, 믿음의 전사, 사랑의 전사입니다. 싸워야 할 궁극의 적은 바로 이기적 소아小我의 자기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모두 그리스도의 전우요 전우끼리 형성되는 전우애의 사랑입니다.


보십시오. 출애굽기 1독서의 전쟁 상황이 그대로 삶은 영적전쟁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지 않습니까? 사느냐 죽느냐 생사가 달린 치열한 전쟁터의 상황을 보여줍니다. 정말 있는 힘을 다하여 르피딤에서 아말렉 족과 싸우는 여호수아며 산꼭대기 배후에서 해질 때 까지 끝까지 맹렬히 기도하는 모세입니다. 모세의 팔을 부축하고 있는 영적 전우들이 아론과 후로입니다. 다음 장면은 얼마나 생생한지요.


‘모세가 손을 들면 이스라엘이 우세하고, 손을 내리면 아말렉이 우세하였다. 모세의 손이 무거워지지자 그들은 돌을 가져다 그의 발 아래 놓고 그를 그 위에 앉혔다. 그런 다음 아론과 후르가 한 사람은 이쪽에서, 다른 사람은 저쪽에서 모세의 두 손을 받쳐 주니, 그의 손이 해가질 때 까지 처지지 않았다. 그리하여 여호수아는 아말렉과 그의 백성을 칼로 물리쳤다.’


모세 혼자가 아닌 전우들이 함께 했기에 승리입니다. 이래서 전우애요 전우끼리 싸워서 안되는 것입니다. 이래서 함께의 공동기도입니다. 혼자 기도보다 백배나 중요한 공동성무일도, 공동미사입니다. 모세 혼자가 아닌 전우들이 함께 했기에 승리입니다. 지성이면 감천입니다. 비상한 상황이지만 웃음이 나오는 하느님의 유우머 같습니다. 


참으로 인간적인 모습들이며 유머러스한 장면입니다. 모세와 동료들의 승리이자 동시에 하느님의 승리입니다. 젖먹던 힘까지 발휘된 혼연일체, 일심동체가 된 전우애의 승리이자 하느님의 승리입니다. 


기도의 힘은 바로 하느님의 힘입니다. 그러니 세상에 끊임없이 기도하는 사람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기도하는 자들에겐 천하무적입니다. 하느님에게 불가능한 것이 없듯이 항구히 기도하는 자에겐 불가능한 것이 없습니다.


복음의 과부와 재판관의 비유 역시 영적전쟁을 상징합니다. 끈질긴 청원에 결국 과부의 청을 들어주는 재판관입니다. 바로 영적전쟁에 기도를 통한 승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주님은 과부의 청을 들어주는 불의한 재판관의 비유를 들어 말씀하신 후 우리 모두에게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할 것을 권하십니다.


“이 불의한 재판관이 하는 말을 새겨 들어라. 하느님께서 당신께 선택된 이들이 밤낮으로 부르짖는데 그들에게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지 않으신 채, 그들을 두고 미적거리겠느냐?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느님께서는 그들에게 지체없이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실 것이다. 그러나 사람의 아들이 올 때에 이 세상에서 믿음을 찾아 볼 수 있겠느냐?”


그대로 우리를 두고 하시는 말씀입니다. 낙심하지 말고 기도에 항구하라는 말씀입니다. 특히 ‘사람의 아들이 올 때에 믿음을 찾아 볼 수 있겠느냐?’ 마지막 말마디가 마음에 걸립니다. 우리의 믿음을 점검하게 합니다. 기도와 믿음은 함께 갑니다. 유비무환입니다. 끊임없는 기도를 통한 믿음의 축적이 최상의 대책임을 깨닫습니다.


모세의 손에 들린 하느님의 지팡이의 정체가 밝혀졌습니다. 바로 항구히 끊임없이 바치는 기도가 상징하는 바 하느님의 지팡이입니다. 끊임없이 기도를 바칠 때의 성무일도서 책이, 끊임없이 들고 묵주기도 바칠 때 손에 잡고 있는 묵주가 바로 하느님의 지팡이이자 하늘 나라 입장할 수 있는 하느님의 패스포드, 여권입니다. 


끊임없이 바치는 기도가 하느님의 지팡이라면 또 하나 하느님의 지팡이가 있으니 말씀의 지팡이입니다. 기도와 말씀의 하느님의 쌍지팡이를 양손에 잡을 때 정말 영적전쟁에 천하무적입니다. 기도와 삶이 함께 가듯이, 기도와 말씀도 함께 갑니다. 영적전쟁의 삶에 기도의 생활화, 말씀의 생활화가 참으로 절실합니다. 바오로 사도가 성경의 중요성을 상기시킵니다.


“성경은 그리스도 예수님에 대한 믿음을 통하여 구원을 얻는 지혜를 그대에게 줄 수 있습니다. 성경은 전부 하느님의 영감으로 쓰인 것으로, 가르치고 꾸짖고 바로잡고 의롭게 살도록 교육하는 데에 유익합니다. 그리하여 하느님의 사람이 온갖 선행을 할 능력을 갖춘 유능한 사람이 되게 해 줍니다.”


우리 모두 하느님의 사람입니다. 하느님의 사람은 기도의 사람, 말씀의 사람입니다. 기도와 말씀의 하느님의 쌍지팡이를 든 하느님의 전사인 우리들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어 우리의 삶 모두로 말씀을 선포할 것을 명령하십니다.


“말씀을 선포하십시오. 기회가 좋든지 나쁘든지, 꾸준히 계속하십시오. 끈기를 다하여 사람들을 가르치면서, 타이르고 꾸짖고 격려하십시오.”


그대로 믿은 이들의 삶의 자세입니다. 기회가 좋든지 나쁘든지 상관치 않고 꾸준히 끈기있게 기도하며 말씀을 실천하며 사는 것입니다. 하여 우리의 삶자체가 ‘살아있는 성경책’이 되게 하는 것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낙심하지 않고 끊임없이 기도하며 말씀을 실행해 온 우리 모두에게 풍성한 은혜를 베풀어 주시어 영적전쟁에 승리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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