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8.12.22.대림 제3주간 토요일                                                                  1사무1,24-28 루카1,46-56

 

 

아나빔anawim의 영성

-신뢰와 겸손, 찬미와 감사의 기쁨-

 

 

오늘 말씀 묵상중 떠오른 강론 주제는 ‘아나빔anawim의 영성-신뢰와 겸손, 찬미와 감사의 기쁨-’이였습니다. 성서의 가난한 사람들, 빈자들이 바로 아나빔anawim입니다. 루카복음 주님의 참행복 선언 제1항도 기억할 것입니다.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하느님의 나라가 너희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이 행복하다는 주님의 선언입니다. 이런 가난한 이들의 영성이 바로 아나빔anawim의 영성, 빈자의 영성입니다. 하느님의 우선적 관심 대상은 가난한 사람들이었고 예수님 역시 제1순위가 가난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참으로 온전히 하느님께 믿음과 희망과 사랑을 두었던 가난하나 역설적으로 내적으로 부요하고 행복했던 빈자들이었습니다. 신뢰와 겸손에서 샘솟는 찬미와 감사의 기쁨을 살았던 성서의 가난한 사람들이었습니다. 

 

바로 오늘 제1독서 사무엘의 어머니 한나와 복음의 마리아가 빈자의 영성을 대변합니다. 어제 엘리사벳의 칭송에 화답하는 오늘 마리아의 하느님 찬양과 감사의 노래입니다. 빈자의 영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마리아의 노래입니다. 

 

우리 가톨릭 교회가 이천년간 매일 저녁 성무일도 끝무렵에 성모님과 함께 부르는 찬미와 감사의 기쁨이 가득 담겨 있는 노래입니다. 하여 빈자의 영성은 바로 교회의 영성임을 깨닫습니다. 

 

가난해도 하느님께 온전히 희망과 신뢰를 두었기에 참 행복했고 내적으로 부요했던 영적 건강의 가난한 이들이었습니다. 여기에서 샘솟는 찬미와 감사의 기쁨이었고 이를 능가할 기쁨도 없을 것입니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주님 안에서 기뻐 뛰니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

 

마리아의 영혼에서 샘솟는 하느님 찬미와 감사의 기쁨이 그대로 전달되는 듯 합니다. 바로 마리아에 앞서 사무엘의 어머니 한나를 통해서도 빈자의 영성이 빛납니다. 한나의 마지막 말에서 드러나는 그녀의 하느님 사랑이 참 아름답고 감동적입니다. 

 

“제가 기도한 것은 이 아이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는 제가 드린 청을 들어주셨습니다. 그래서 저도 아이를 주님께 바치기로 하였습니다. 이 아이는 평생을 주님께 바친 아이입니다.”

 

참으로 완전히 마음을 비운 가난한 한나입니다. 주님께 사무엘을 봉헌한 후 곧장 터져나온 한나의 하느님 찬미와 감사가 바로 오늘 제1독서 화답송에서 계속됩니다. 

 

“주님 안에서 제 마음이 기뻐 뛰고, 주님 안에서 제 얼굴을 높이 드나이다. 당신의 구원을 기뻐하기에, 제 입은 원수들을 비웃나이다.”

 

‘주님 안에서’가 기쁨의 비결임을 깨닫습니다. 언제 어디에 살든 주님 안에서 찬미와 기쁨의 삶을 살았던 한나와 마리아였습니다. 신뢰와 겸손, 찬미와 감사로 요약되는 빈자의 영성입니다. 

 

그 어머니에 그 아들입니다. 부전자전父傳子傳이기 보다는 모전자전母傳子傳같습니다. 하느님은 이런 가난한 어머니들에게 최고의 선물인 아들을 주셨습니다. 사무엘도 예수님도 평생 어머니들의 빈자의 영성을 보고 배웠음이 분명합니다. 오늘날 믿는 어머니들의 영원한 모델이 바로 한나요 마리아임을 깨닫습니다.

 

마리아는 석 달가량 엘리사벳과 함께 지내다가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합니다. 동병상련同病相憐, 영원한 영적도반인 두 가난한 어머니들은 함께 하면서 서로간 영적우정을 돈독히 했을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성탄에 앞선 말씀의 주인공들은 신뢰와 겸손, 찬미와 감사의 빈자의 영성으로 충만한 어머니들임을 봅니다. 아주 오래 전에 써놨던 ‘좋은 창 지닌 방 하나만 있어도’란 시가 생각납니다. 

 

-방에 있는/TV, 그림, 사진---

 대부분이 군더더기/쓸데없는 짐

 이 보다 더 좋은/임 만드신/창문밖 하늘 풍경

 살아있는 그림/늘 봐도 새롭고 좋네---

 좋은 창 하나만 있어도/부러울 것 없겠네-2005.12.

 

하느님 향해 활짝 열린 참 좋은 영혼의 창을 지녔던, 가난하나 내적으로 참 부요하고 행복했던 아름답고 감동적인 가난한 어머니 한나와 마리아입니다. 하느님 향해 활짝 열린 겸손한 영혼에서 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찬미와 감사의 기쁨임을 깨닫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끊임없이 바치는 찬미와 감사의 공동전례기도가 빈자의 영성에 얼마나 결정적 역할을 하는지, 더불어 아나뵘의, 빈자의 영성의 후예들이 바로 우리 수도자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중 주님의 성체를 받아 모실 때 가난한 우리 모습에서 영적 아나빔(빈자)의 우리 신원을 깊이 깨닫게 됩니다. 다음 12월22일의 O후렴이자, 알렐루야 환호송 기도가 빈자의 영성을 요약합니다. 

 

“민족들의 임금님, 교회의 모퉁잇돌이신 주님, 어서 오소서. 흙으로 빚으신 사람을 구원하소서.” 아멘.

 

  • ?
    고안젤로 2018.12.22 07:16
    "주님 안에서 제 마음이 기뻐 뛰고, 주님 안에서 제 얼굴을 높이 드나이다. 당신의 구원을 기뻐하기에, 제 입은 원수들을 비웃나이다.”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965 대림待臨의 기쁨-내적혁명-2016.12.11. 대림 제3주일(자선주일) 프란치스코 2016.12.11 181
1964 기품氣稟 있는 삶-주님의 종-2016.11.8. 연중 제32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16.11.08 181
1963 보람 가득한, 후회없는 삶 -찬미, 인내, 자선-2016.9.15. 목요일 한가위 프란치스코 2016.09.15 181
1962 성인(聖人)다운, 하느님의 자녀다운 삶 -“성소(聖召) 역시 은총의 선물이자 평생과제이다”-2023.1.20. 연중 제2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23.01.20 180
1961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 -하느님은 우리와 늘 함께 하시는 ‘영원한 순례자’이시다-2022.12.17. 토요일 12월17일 프란치스코 2022.12.17 180
1960 정주의 영성 -하루하루, 한결같이-2022.11.22.화요일 성녀 체칠리아 동정 순교자(+230년?)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2.11.22 180
1959 어떻게 살아야 하나? -진리의 연인, 진리의 증인, 진리의 협력자-2022.11.12.토요일 성 요사팟 주교 순교자(1580-1623)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2.11.12 180
1958 순교적 삶 -“어떻게 살 것인가?”-2022.7.5.화요일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1821-1846)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2.07.05 180
1957 예수님의 임종어臨終語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목마르다”, “다 이루어졌다”-2022.4.15.주님 수난 성금요일 프란치스코 2022.04.15 180
1956 한결같은 주님의 전사戰士 -두려워하지 마라, 함께하라, 선포하라-2020.6.21.연중 제12주일 예레20,10-13 로마5,12-15 마태10,26-33 1 프란치스코 2020.06.21 180
1955 하느님의 소원所願 -우리 모두가 성인聖人이 되는 것-2019.11.1.금요일 모든 성인 대축일 1 프란치스코 2019.11.01 180
1954 사랑과 ‘마음의 순수’ -사랑이 답이다-2019.6.13.목요일 파도바의 성 안토니오 사제 학자(1195-1231)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9.06.13 180
1953 하느님의 자녀다운 삶 -예수님처럼-2019.3.31. 사순 제4주일(래타레Laetare주일) 1 프란치스코 2019.03.31 180
1952 큰 산, 큰 사랑, 큰 사람 -하느님 중심의 삶-2019.2.3.연중 제4주일 1 프란치스코 2019.02.03 180
1951 “누가 의로운 사람인가?” -연민, 기도, 순종-2018.12.18.대림 제3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18.12.18 180
1950 하느님의 살아있는 이콘God’s Living Icon -회개가 답이다-2018.10.5. 연중 제26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18.10.05 180
1949 부르심에 합당한 아름답고 지혜로운 삶 -일치의 삶(관상가), 시대의 징표(예언자)-2018.10.26.연중 제29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18.10.26 180
1948 그리스도 우리의 빛 -파스카 성야-2018.3.31. 성토요일 파스카 성야 프란치스코 2018.03.31 180
1947 환대歡待의 사랑 -경청傾聽이 우선이다-2018.2.10. 토요일 성녀 스콜라스티카 동정(480-543) 축일 1 프란치스코 2018.02.10 180
1946 늘 주님과 함께 머무르십시오 -“와서 보시오.”-2018.1.4. 주님 공현 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18.01.04 180
Board Pagination Prev 1 ... 68 69 70 71 72 73 74 75 76 77 ... 171 Next
/ 171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