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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1.대림 제3주간 금요일                                                                          아가2,8-14 루카1,39-45

 

 

내 도반道伴은 누구인가?

- 영적 우정-

 

 

오늘 말씀을 묵상하면서 떠오른 “내 도반은 누구인가?-영적 우정-”이란 강론 제목과 더불어 4년 전 산티아고 순례 체험이었습니다. 우리 평생 삶을 압축하는 산티아고 순례 여정이었고, 저는 여기서 순례여정의 네 요소를 찾아냈습니다. 

 

산티아고 순례여정이야 30일 전후로 끝나지만 우리 인생 순례 여정은 죽어야 끝납니다. 산티아고 순례 여정중에는 최종 목적지 산티아고 대성전이 있고, 가는 길마다 이정표들이 있고, 함께 하는 도반들이 있으며, 걷는 중 끊임없는 기도가 있듯이, 우리 믿는 이들의 평생 인생 순례 여정도, 최종 목적지 ‘아버지의 집’이 있고, 가는 여정마다 ‘삶의 이정표들’이 있고, ‘함께 하는 도반들’이 있으며, 평생 ‘끊임없는 기도’가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오늘 초점은 셋째 요소 도반입니다. 과연 내 도반은 누구인가? 하는 것이며 도반들과의 영적 우정이 주로 다룰 내용입니다. 과연 내 도반은 누구입니까? 스스로 묻게 되는 물음입니다. 도반들 없는 혼자의 인생여정보다 큰 불행과 재앙은 없습니다.

 

오늘 복음의 주인공 마리아와 엘리사벳은 정말 모범적인 도반관계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제1독서 아가서 역시 연인들과의 관계지만 깊고 아름다운 도반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이 또한 신비가들과 주님과의 도반 관계를, 신랑이신 주님과 신부인 교회의 도반관계를, 하느님과 백성들간의 사랑의 도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내 연인의 소리! 보셔요. 그 이가 오잖아요. 산을 뛰어오르고 언덕을 뛰어 넘어 오잖아요.”

 

흡사 대림시기, 또 이 미사중 우리 영혼을 찾아오는 주님처럼 연상되기도 합니다. 여자 연인의 다정한 말이 흡사 우리 영혼의 고백처럼 들리고 이어지는 남자 연인의 고백은 영혼에게 다정히 속삭이는 주님의 음성처럼 들립니다. 사실 신비가들은 이처럼 주님과의 관계를 연인처럼 묘사하기도 했습니다.

 

“나의 애인이여, 일어나오. 나의 아름다운 여인이요. 이리 와 주오.”

 

우리 영혼에 속삭이는 우리 영혼들의 영원한 연인 주님의 음성처럼 들립니다. 참 감미로운 연인관계의 주님과 우리 영혼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사실 무수한 교회의 시인이자 신비가들은 영원한 영적 도반이신 주님과 이런 관계를 갖기도 했습니다. 

 

예전 함박눈 내리던 날 써놨던 ‘님의 편지’라는 제 시도 이런 영원한 도반이자 연인 관계에 있는 주님과의 관계를 드러냅니다.

 

-계속 쏟아지는/흰 눈발들/님 보내시는/천상 편지

 하얀 그리움/가득 담겨 있는/님의 편지/잔잔히 물결치는 마음

 글씨 보이지 않아도/다 알아 보겠네-2001.1.28

 

더불어 ‘별’이란 시도 나누고 싶습니다.

 

-그리움이 깊어지면/병이 된다 하지만

 당신 향한/내 그리움은/기도가 되고/별이 됩니다

 당신/영혼의 하늘에/빛나는 별이 되어/수호천사 별이 되어

 언제나/당신을 비출 것입니다-1997.4

 

참 이상적인 도반 관계는 어떤 모습일까요?

바로 오늘 복음의 마리아와 엘리사벳이 그 모범입니다. 참으로 각자 주님을 영원한 도반으로 삼아 항구하고 충실히 사랑했기에 서로간의 도반 관계도 이상적으로 맺어졌음을 봅니다. 

 

마리아는 주님 천사의 말에 순종으로 응답한 후 감당하기 벅찬 두려움과 무거움에 즉시 도반 엘리사벳을 찾았고 엘리사벳은 성령으로 가득 차 큰 소리로 외치며 마음 활짝 열고 마리아를 환대합니다. 두 여인 다 영원한 도반이신 주님과 깊은 영적 우정 관계가 전제되었기에 이런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만남임을 깨닫습니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의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엘리사벳의 이 말보다 마리아에게 더 큰 위로와 격려도 없을 것입니다. 둘다 주님을 영원한 도반으로 모셨기에 이런 깊고 아름다운 영적 도반에 영적 우정임을 깨닫습니다. 참으로 우리의 영원한 도반 주님과의 영적 우정이 보이는 인간 관계의 영적 우정에 전제됨을 깨닫습니다.

 

부부관계, 친구관계, 이성관계 모두가 영원한 도반 주님과의 관계 안에서 비로소 참된 영적 우정이 될 수 있음을 봅니다. 교회 역사상 무수한 성인 성녀의 커플이 있었습니다. 성 베네딕도와 성녀 스콜라 스티카, 성 프란치스코와 성녀 글라라, 성 십자가의 요한과 성녀 대데레사 등 모두가 남녀의 연인관계의 연정에 빠지지 않고 끝까지 영적 도반에 영적 우정을 깊이할 수 있었던 것도 두 성인 성녀의 영원한 도반 주님과의 깊은 영적 우정이 전제되었기에 가능했음을 봅니다. 바람직한 도반 형제들간의 이상적인 관계를 위한 자작시를 나눕니다.

 

-사랑은/주님 안에서

 제자리를 지켜내는/거리를 견뎌내는/고독의 능력이다

 지켜냄과/견뎌냄의 고독중에

 순화되는 사랑/깊어지는 사랑/하나되는 사랑이다-1997.3

 

사실 영원한 도반이신 주님과의 영적 우정이 빈약할 때 남녀 관계는 친구의 우정으로 시작됐다가 십중팔구 연인관계의 연정으로 빠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우리 수도자들이 영적 도반들이 공동체를 이루어 평생 정주의 삶을 살 수 있는 것도 영원한 도반이신 주님을 공동체의 중심에 모시고 각자 주님과의 영적 우정을 깊이 했기에 가능함을 봅니다. 

 

하여 수도공동체 형제들은 영원한 도반 주님과의 관계와 더불어 형제들 상호간 도반관계의 영적 우정을 깊이 하고자 평생, 매일, 끊임없이, 규칙적으로 성전에서 공동전례기도를 바칩니다. ‘영원한 도반이신 주님 안에서’ 도반들 서로간의 영적 우정을 깊이하기 위해 부부관계든, 친구관계든, 형제관계든, 이성관계든 ‘함께 끊임없는 기도’는 필수입니다.

 

그러니 내 도반은 누구인가? 저절로 답이 나옵니다. 보이는 부부관계, 친구관계, 이성관계중에 있는 모두가 영원한 도반 주님 안에서 영적 도반이 되어 영적 우정을 깊이할 수 있는 도반들입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사라지거나 떠날 수 뿐이 없는, 보이는 사람 도반들입니다. 우리의 궁극의 영원한 도반은 주님 한 분뿐입니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보이는 사람 도반 다 사라져도 영원히 우리와 함께 하시는 도반은 파스카의 주님 한분 뿐입니다. 그러니 끊임없는 기도로 영원한 도반 주님과의 영적 우정을 날로 깊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본질적인 평생 일인지 깨닫게 됩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영원한 도반이신 주님과의 영적 우정과 더불어 형제 도반들과의 영적 우정을 날로 깊이해 주십니다. 

 

“임마누엘, 저희 임금님, 어서 오소서. 주 하느님, 저희를 구원하소서.” 아멘.

 

 

 

  • ?
    고안젤로 2018.12.21 07:50
    저희가 저희의 영원한 도반 이신 주님과 영적 우정을 깊이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기도 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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