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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2.1.연중 제4주간 월요일                                                           히브11,32-40 마르5,1-20

 

 

 

온전한 삶

-그리스도 중심의 공동체 삶-

 

 

 

인생무상人生無常, 중국 고전 시문집, 고문진보를 읽고 한마디로 요약한 말입니다. 그 방대한 내용이 결국은 인생의 덧없음을 노래한 인생무상의 허무로 직결됨을 봅니다. 한마디로 하느님 생명의 빛이, 희망의 빛이 없었습니다. 저절로 ‘헛되고 헛되다 세상 만사 헛되다’ 코헬렛의 말씀이 연상되었습니다. 

 

반면 우리가 늘 전례기도로 바치는 기도의 교과서와 같은 시편집은 얼마나 놀라운 축복의 선물인지 깨닫게 됩니다. 바로 하느님이 그 중심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허무의 어둠을 몰아내는 하느님의 빛입니다. 세상 어디에도 이런 생명과 빛, 희망이 넘치는 시편의 글은 없습니다. 바로 하느님 찬미와 감사의 공동전례기도가 그리스도를 통한 하느님 중심의 공동체를 형성해 줍니다. 수도원을 찾는 분들의 공통적 질문입니다. 

 

“여기서 무슨 맛으로, 무슨 재미로, 무슨 기쁨으로 삽니까?

저는 단연코 대답합니다. 수도자 누구나의 대답이기도 할 것입니다. “하느님을 찾는 맛, 하느님 찬미의 기쁨으로 살아간다.”고 말입니다. 바로 하느님만이 삶의 중심이자 삶의 의미임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또 어떤 이들이 “여기 수도원이 천국입니다.” 말하면 저는 즉시 관계의 중요성을 상기시킵니다. “자연환경이 좋아서 천국이 아니라 관계가 좋아야 천국입니다. 하느님과의 관계, 형제들과의 관계, 자연과의 관계, 나와의 관계입니다.” 무엇보다 공동체 삶의 중심인 그리스도 예수님과의 관계가 중요합니다. 

 

삶은 관계입니다. 사람은 섬이 아닙니다. 사람은 혼자서가 아닌 더불어의 구원입니다. 그리스도 중심의 공동체에 몸담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구원에 결정적인  큰 축복인지 깨달아야 합니다. 공동체내의 관계를 떠난 고립단절이 지옥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무덤가에서 더러운 영이 들린 사람은 별종의 인간이 아니라 인간 모두의 가능성입니다. 공동체내의 관계를 떠나 고립 소외될 때, 삶의 중심을 잃었을 때 사람이 얼마나 안팎으로 무너져 광인이, 폐인이 될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하여 서로를 확인하며 지켜주는 ‘공동기도’와 ‘공동식사’ 시간이 그렇게도 중요한 것입니다. 다음 모습은 자학, 자해하는 완전 불통不通의 자폐적인 인간 모습의 절정을 보여줍니다. 

 

‘그는 무덤에서 살았는데, 어느 누구도 더 이상 그를 쇠사슬로 묶어 둘 수가 없었다. 이미 여러 번 족쇄와 쇠사슬로 묶어 두었으나, 그는 쇠사슬도 끊고 족쇄도 부수어 버려 아무도 그를 휘어잡을 수 없었다. 그는 밤낮으로 무덤과 산에서 소리를 지르고 돌로 제몸을 치곤 하였다.’

 

참 실감나게 묘사되는 모습이 섬찍한 느낌이 듭니다. 완전히 통제 불능의 미친 사람입니다. 공동체내의 관계를 떠나 고립단절될 때, 삶의 중심, 삶의 방향, 삶의 의미, 삶의 희망인 하느님을 잊었을 때 누구나의 가능성입니다. 제가 볼 때 정도나 양상의 차이일뿐 세상이, 특히 정치계가 미쳐돌아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저희 수도자들이 주로 하는 일이 ‘하느님의 일Opus Dei’인 ‘기도하는 일’이라면, 요즘 정치의 최전선에 있는 이들이 주로 하는 일은 ‘싸우는 일’처럼 보입니다. 싸우는 일을 빼놓으면 정말 하는 일이 없어 보입니다. 정말 죽기 살기로 싸우는 극단적인 모습입니다. 우리 수도자들은 주님의 전사로서 자기와의 영적 싸움인데 이들은 상대방을 적으로 한 치열한 전쟁입니다. 과연 정치인들중 간절하고 절실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이들이 얼마나 되는지 의문입니다.

 

새삼 제정신으로 제자리에서 제일을 하며 제대로 사는 일이 평범해 보이나 얼마나 중요하며 진정한 행복인지 깨닫게 됩니다. 과연 제자리에서 제정신으로 살아가는 이들은 얼마나 될까요? 말그대로 소확행 소소하나 확실한 행복입니다. 이에 대한 답은 삶의 중심인 그리스도 예수님과의 만남뿐입니다. 오늘 복음의 더러운 영에 들렸던 광인은 주님을 만남으로 더러운 영은 쫓겨 나고 제정신으로 돌아옵니다. 다음 대목중 제정신이란 말이 새롭게 마음에 와닿습니다.

 

“사람들은 마귀들렸던 사람, 곧 군대라는 마귀가 들렸던 사람이 예수님께 와서 옷을 입고 제정신으로 앉아 있는 것을 보고는 그만 겁이 났다.”

 

주님은 제정신으로 돌아온 그를 가족 공동체에 복귀시키고 그는 이어 복음 선포자가 되니 놀라운 변신의 기적입니다. 그리스도 예수님과의 만남으로 삶의 중심, 삶의 방향, 삶의 의미를 찾아 제정신으로 제대로 복음 선포자의 삶을 살게 된 사람입니다. 오늘 제1독서 히브리서에서 묘사되는 이들의 극단적인 믿음의 행태도 참 안타깝습니다. 흡사 복음의 광인을 연상케 합니다.

 

‘그들은 궁핍과 고난과 학대를 겪으며 양가죽이나 염소 가죽만 두른 채 돌아 다녔습니다. 그들에게는 새상이 가치 없는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광야와 산과 동굴과 땅굴을 헤매고 다녔습니다. 이들은 믿음으로 인정을 받기는 하였지만 약속된 것을 얻지는 못하였습니다.’

 

약속된 분, 그리스도 예수님이 나타나기 이전이기에 이런 불행과 방랑의 믿음의 삶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그리스도 예수님 중심의 교회 공동체내에서 주님과 함께 살 수 있음은 얼마나 큰 축복인지 깨닫습니다. 주님과의 관계와 더불어 형제들과의 관계가 깊어질수록 온전한 삶입니다. 

 

마르티누스 은수자에 관한 일화가 생각납니다. 그가 동굴 속에서 지낼 때에는 발목을 쇠사슬로 묶어 그 끝을 바위에 감아둠으로써 멋대로 거주지를 벗어나지 않게 하였다 합니다. 한번은 몬테카시노(Monte Cassino)에서 성 베네딕투스(Benedictus)의 메시지가 당도하였는데, 그 내용은 “만일 그대가 하느님의 종이라면 쇠사슬로 묶지 말고 그리스도의 끈으로 묶으시오”라는 멧시지 였고 이 말을 들은 그는 즉시 쇠사슬을 풀었다고 합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육신 건강에 앞서 정신 건강, 마음 건강, 영혼 건강입니다. 처방의 치유보다는 평소 주님과의 관계를 깊이함으로 영혼을 튼튼히 하는 예방이 백배 낫고 효과적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안에 내재한 더러운 영들을 말끔히 쫓아내시고 당신과의 관계는 물론 형제들과의 관계도 깊게 하시어 우리 모두 온전한 삶을 살게 하십니다. 오늘 화답송 후렴이 오늘 강론을 요약합니다.

 

“주님께 희망을 두는 모든 이들아. 마음을 굳게 가져라.”(시편31,25).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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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21.02.01 05:39
    주님을 향한 흔들리지 않는 굳은 믿음으로

    "주님께 희망을 두는 모든 이들아. 마음을 굳게 가져라.”(시편31,25).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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