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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7.27.연중 제17주간 월요일                                                           예레13,1-11 마태13,31-35

 

 

 

하느님과 관상적 일치의 삶

-침묵, 들음, 순종-

 

 

 

“너희는 멈추고 하느님 나를 알라”(시편46,11)

피정을 앞두고 자주 인용하는 시편 구절입니다. 때로는 멈추고 하느님의 거울에 나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습니다. 잠시 멈추어 자기를 들여다 보라고 수도원 십자로 중앙의 예수님 부활상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는 성구입니다. 분주하게 살다보면 자기를 잊고 사는 일이 부지기 수입니다. 

 

“씨앗처럼 정지하라. 꽃은 멈춤의 힘으로 피어난다”(백무산, 정지의 힘)

얼마전 광화문 교보문고 정문 위쪽에 싯구가 생각납니다. 미사중 멈추어 관상의 꽃으로 피어나는 우리들입니다. 관상의 힘, 관상의 지혜, 관상의 기쁨입니다. 때때로 영육이 살기위해 멈추어 하느님과 관상의 일치를 추구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 하느님의 시간 안에서 살아갑니다. 존재하는 모두가 하느님의 손안에 있으며 하느님의 시간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러니 믿는 이들에게 하느님과 일치의 관상적 삶이 얼마나 본질적이요 결정적인지 깨닫습니다. 바로 내 코드에 하느님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코드에 나를 맞추는 것입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하느님을 잊고 내 코드대로 내 중심적 삶을 살아가는지요. 바로 하느님과 일치의 관상적 삶은 하느님 중심의 삶을 뜻합니다. 침묵중에 하느님께 귀기울여 듣고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는 삶입니다. 바로 오늘 겨자씨의 비유, 누룩의 비유가 가르쳐 주는 진리입니다. 

 

“하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어떤 사람이 그것을 가져다가 자기 밭에 뿌렸다. 겨자씨는 어떤 씨보다 작지만, 자라면 어떤 풀보다도 커져 나무가 되고 하늘의 새들이 와서 거기에 깃들인다.”

 

바로 하느님의 시간안에 묵묵히 일하시는 하느님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느님은 무리하지 않고 순리에 따라 일하십니다. 우리가 할 일은 침묵중에 잘 듣고 잘 보며 하늘 나라가 잘 실현되도록 협조해 드리는 일입니다. 하느님 말씀 겨자씨가 우리 안에 잘 자라도록 자리를 비워 내어 드리는 것입니다. 

 

우리 하나하나가, 또 공동체가 하느님의 겨자씨처럼 잘 성장하도록 도와 드리는 일입니다. 새삼 하느님 하시는 일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침묵중에 잘 듣고 잘 들으면서 순종하는 삶이 관상적 일치의 삶에 얼마나 결정적인지 깨닫습니다. 

 

바로 겨자씨의 비유가 하늘 나라는 멀리 밖에 있는 것도 아니고 죽어서 가는 것도 아닌 오늘 지금 여기서 실현되고 있음을 깨닫게 합니다. 이어지는 누룩의 비유도 대동소이합니다. 겨자씨가 하늘 나라의 성장을 말한다면 누룩은 하늘 나라의 성숙을 말합니다.

 

“하늘 나라는 누룩과 같다. 어떤 여자가 그것을 가져다가 밀가루 서 말 속에 집어넣었더니, 마침내 온통 부풀러 올랐다.”

 

바로 겨자씨와 누룩은 우리 믿는 이들의 신원을 상징합니다. 참으로 침묵중에 주님의 말씀을 듣고 순종하는 이들은 그대로 성장하는 겨자씨와 같고 주위를 변화시키는 누룩과 같습니다. 하늘 나라의 꿈은 이처럼 순종의 사람들을 통해 현실화됩니다. 

 

누룩같은 사람은 주위를 놀랍게 하늘 나라의 현실로 변화시키지만 그는 주위 환경에 동화, 변질되어 자기를 잃는 일이 없습니다. 세상으로부터 분리되지 않고 세상 한복판에서 세상을 정화하고 성화하면서 하늘 나라의 현실로 만들지만 결코 누룩으로서의 자기의 정체성을 잃지 않습니다. 세상을 성화할뿐 세상에 속화되어 변질되는 일이 없습니다.

 

저절로 하늘 나라가 아닙니다. 우리의 협조도 절대적입니다. 내적으로 끊임없이 성장하는 하느님의 겨자씨같은 존재가 되기 위해, 또 외적으로 주위를 기쁨과 감사로 변화시키는 하느님의 누룩같은 존재가 되기 위해 두 필수적 요소가 기도와 회개입니다. 

 

끊임없는 기도와 끊임없는 회개가 하느님과 관상적 일치를 이루어 우리 모두 하느님의 겨자씨가, 하느님의 누룩으로 살게 합니다. 이런 이들이 모여 실현되는 하늘 나라 공동체입니다. 오늘 제1독서 예레미아서의 아마포 띠의 가르침 역시 회개를 강조합니다. 유다와 예루살렘이 상징하는 바 교만과 불순종의 사람들입니다. 

 

“나도 유다의 교만과 예루살렘의 큰 교만을 그처럼 썩혀 버리겠다. 이 사악한 백성이 내 말을 듣기를 마다하고, 제 고집스러운 마음에 따라 다른 신들을 좇아 다니며 그것들을 섬기고 예배하였으니,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띠처럼 되고 말 것이다.”

 

하느님께 붙어있지 않고 떠난 자들은 부패하여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띠처럼 되고 말것이라는 경고입니다. 참으로 기도와 회개, 순종과 겸손을 통해 ‘하느님의 스티커’처럼 하느님께 착 달라 붙어있음이 우리의 행복은 물론 하늘 나라의 실현에 얼마나 본질적이요 결정적인지 깨닫습니다. 과연 날로 깊어져 가는 주님과 관상적 일치의 삶인지 살펴보게 합니다. 

 

끊임없는 기도와 회개, 순종과 겸손을 통해 주님께 붙어있을 때 정체성의 유지요 부패되지 않습니다. 주님께 붙어있을 때, 주님과의 관상적 내적 일치를 이룰 때 정화되고 성화되고 새로워지면서 내적 활력도 샘솟습니다. 시편은 하느님께 붙어있음의 행복을 다음처럼 노래합니다.

 

“하느님 곁에 붙어있음이 내게는 행복입니다. 저는 주 하느님을 제 피신처로 삼아 당신의 모든 업적을 알리렵니다.”(시편73,28).

 

붙어있음은 뿌리내림을 통해 더욱 분명해집니다. 상호 관계의 깊이를 드러내는 말마디입니다. 땅 깊이 넓게 뿌리내려 갈수록 가뭄에도 늘 하늘 높이 뻗어가는 푸른 나무들이듯 하느님께 뿌리내림도, 붙어있음도 그러합니다. 그러니 우리의 시편성무일도와 미사 및 모든 수행은 하느님과의 관상적 일치를 깊이하기 위함임을 깨닫습니다. 

 

이래야 하느님의 겨자씨로 누룩으로 정체성을 새롭게 강화하며 살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 붙어있지 않을 때, 하느님께 뿌리 내리지 못할 때 살아 있어도 살아있는 것이 아닙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주님의 ‘성장成長의 겨자씨’와 ‘성숙成熟의 누룩’같은 존재가 되어 하늘 나라를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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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20.07.27 07:56
    "끊임없는 기도와 회개, 순종과 겸손을 통해 주님께 붙어있을 때 정체성의 유지요 부패되지 않습니다. 주님께 붙어있을 때, 주님과의 관상적 내적 일치를 이룰 때 정화되고 성화되고 새로워지면서 내적 활력도 샘솟습니다. "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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