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9.14.월요일 성 십자가 현양 축일                                               민수21,4ㄴ-9 요한3,13-17

 

 

 

성 십자가 예찬

-기도와 회개의 표징이자 구원의 이정표-

 

 

 

아침 성무일도시 성 십자가 현양 축일 찬미가도 아름답고 은혜롭습니다.

 

-“지극히 신묘하온 십자가나무/흠없는 우리주님 달리셨도다

만민의 구세주로 높이달리사/이세상 어디서나 비추시도다

 

한없이 인자하신 그리스도여/언제나 변함없는 십자가표로

우리를 보호하심 삼가비오니/애끓는 우리기도 받아주소서”-

 

오늘은 ‘성 십자가 현양 축일’이고 내일은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입니다. 9월 순교자 성월 중심부에 자리잡고 있는 순교영성의 모범이신 예수님과 마리아 성모님의 축일입니다. 마침 어제 ‘길이 된 역사’라는 수녀원(올리비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 역사가 담긴 귀한 책 두 권의 ‘들어가는 글’ 역시 ‘2020년 9월 성 십자가 현양 축일’로 끝맺고 있었습니다. 9월 순교자 성월에 선배 수도자들의 고난의 역사를 통해 순교영성을 일깨우는 귀한 자료들이었습니다. 시간나는 대로 읽을 계획입니다.

 

생각할수록 답은 ‘기도와 회개’뿐이 없는 것 같습니다. 간절하고 항구한 그리고 진실한 끊임없는 기도와 회개의 실행입니다. 특히 기후위기와 코로나19 사태로 혼란한 작금의 시대는 더욱 그러합니다. 혐오와 탐욕이란 바이러스에 대한 궁극의 대책도 구체적 기도와 회개 실행뿐이겠습니다. 

 

이제 3개월여의 기후변화로 인한 긴 장마 기간도 끝나고 하늘 높고 푸른 본격적 가을이 시작된 듯 합니다. 가을은 기도와 회개의 계절입니다. 9월 순교자 성월, 10월 묵주기도 성월, 11월 위령성월이 이를 웅변합니다. 끊임없는 기도와 회개의 표징이, 희망과 구원의 표징이 바로 주님의 성 십자가입니다. 온 마음으로 사랑하여 늘 삶의 중심에 모셔야 할 성 십자가입니다.

 

산티아고 순례시 알베르게 숙소에 도착하면 우선 다음 날 새벽 미사드릴 제대 자리를 눈여겨 보았듯이 어느 자리에 가도 우선 확인해 보는 성 십자가입니다. 비로소 십자가를 바라볼 때 마음의 안정과 평화입니다. 참으로 광야 인생 여정중 삶의 중심이자 이정표로 영원한 바라볼 대상은 주님의 성 십자가뿐임을 깨닫습니다. 

 

하여 수도원을 방문하여 제 집무실에 들리는 분들은 거의 예외 없이 집무실 십자가 아래 서게 한다음 사진을 찍어 드립니다. ‘사랑의 사진사’가 되어 십자가의 주님과 함께 사진을 찍어 드릴 때 기쁨이 참 큽니다. 

 

누구나 예외없이 통과해야할 광야 인생 여정입니다. 오늘 제1독서 민수기 내용은 바로 광야 인생 여정을 상징합니다. 고난의 광야 여정중 하느님과 모세에게 불평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대로 우리의 모습같습니다. 불평의 죄로 인해 불뱀에 물려 죽자 이들은 회개하여 모세의 중재기도를 간청했고 이어 하느님의 응답입니다.

 

“너는 불뱀을 만들어 기둥 위에 달아 놓아라. 물린 자는 누구든지 그것을 보면 살 것이다.”

 

하여 모세가 구리 뱀을 만들어 그것을 기둥 위에 달아 놓았고 뱀에 물린 사람들은 구리 뱀을 쳐다보면 살아납니다. 기둥 위에 높이 달린 구리뱀이 상징하는바 주님의 성 십자가입니다. 광야 인생 여정중 우리의 영원한 기도의 표징, 회개의 표징, 희망의 표징, 구원의 표징이자 이정표인 주님의 성 십자가입니다. 죽으시고 부활하신 파스카 주님의 십자가가 없다면 그 광야 인생 얼마나 고달프고 힘들겠는지요. 십중팔구 길잃어 방황할 것입니다.

 

인생 무지와 무의미, 허무에 대한 답도 주님의 십자가뿐임을 깨닫습니다. 파스카 주님의 십자가를 삶의 중심으로, 삶의 이정표로 삼을 때 비로소 내적 평화와 안정에 광야 인생 여정도 성공리에 끝낼 것입니다. 성 금요일 십자가 경배 예식 때 부른 은혜로운 노래도 잊지 못합니다.

 

“보라, 십자 나무, 여기 세상 구원이 달렸네. 모두 와서 경배하세.”

“주의 십자가를 경배하오며 주의 거룩하신 부활을 찬양하나이다. 십자가 나무를 통하여 온 세상에 기쁨이 왔나이다.”

“성실하다, 십자나무, 가장 귀한 나무로다. 아무 숲도 이런 잎과 이런 꽃을 못내리라.”

 

모두 성 십자가 현양 축일에 어울리는 노래입니다. 십자가의 의미를 예수님은 요한 복음 사가의 입을 빌어 잘 정리해 주십니다.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들어 올린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들어 올려 져야 한다. 믿는 사람은 누구나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그렇습니다. 하느님께서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아들을 통하여 구원을 받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참으로 아드님을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습니다. 바로 이런 회개와 믿음, 구원의 표징이 주님의 성 십자가요, 광야 인생 여정에 빛나는 이정표가 되는 하느님 사랑의 결정적 표현이 바로 주님의 성 십자가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각자 주어진 십자가를 잘 지고 한결같이 당신을 따를 수 있는 힘을 주십니다. 끝으로 오늘 아름다운 감사송 고백으로 강론을 마칩니다.

 

“아버지께서는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십자 나무에서 인류 구원을 이룩하시어, 죽음이 시작된 거기에서 생명이 솟아나고, 나무에서 패배한 인간을 나무에서 승리하게 하셨나이다.” 아멘.

 

  • ?
    고안젤로 2020.09.14 08:29
    "아버지께서는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십자 나무에서 인류 구원을 이룩하시어, 죽음이 시작된 거기에서 생명이 솟아나고, 나무에서 패배한 인간을 나무에서 승리하게 하셨나이다.”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382 사랑의 공동체-사랑밖엔 길이 없었네-2015.1.8. 주님 공현 후 목요일(뉴튼수도원 59일째) 프란치스코 2015.01.08 2958
3381 참된 안식(安息) 2015.1.9. 주님 공현 후 금요일(뉴튼수도원 60일째) 프란치스코 2015.01.09 415
3380 아름다운 인생-충만한 기쁨-2015.1.10. 주님 공현 후 토요일(뉴튼수도원 61일째) 프란치스코 2015.01.10 616
3379 낙원은 어디에 -내적혁명- 2015.1.11. 주일(뉴튼수도원 62일째) 주님 세례 축일 프란치스코 2015.01.11 527
3378 복(福)된 운명-신비가의 삶-2015.1.12. 연중 제1주간 월요일(뉴튼수도원 63일째) 프란치스코 2015.01.12 371
3377 악령 추방 -말씀의 위력-2015.1.13. 연중 제1주간 화요일(뉴튼수도원 64일째) 프란치스코 2015.01.13 622
3376 삶의 중심-외딴곳의 기도처(祈禱處)-2015.1.14. 연중 제1주간 수요일(뉴튼수도원 65일째) 프란치스코 2015.01.14 456
3375 연민과 겸손 -참여형과 은둔형-2015.1.15. 연중 제1주간 목요일(뉴튼수도원 66일째) 히브3,7-14 마르1,40-45 1 프란치스코 2015.01.15 763
3374 안식처: 2015.1.16. 연중 제1주간 금요일(뉴튼수도원 67일째) 프란치스코 2015.01.16 364
3373 예수님과의 우정(friendship with Jesus) 2015.1.17. 토요일(뉴튼수도원 68일째) 성 안토니오 아빠스(251-356)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5.01.17 403
3372 참 좋은 삶의 꼴: 2015.1.18. 연중 제2주일(뉴튼수도원 69일째) 프란치스코 2015.01.18 372
3371 깨달음의 기적들 -호수위를 걸은 프란치스코 신부-2015.1.19. 연중 제2주간 월요일(뉴튼수도원 70일째) 프란치스코 2015.01.19 520
3370 하느님 중심의 사랑-하느님이 먼저다-2015.1.20. 연중 제2주간 화요일(뉴튼수도원 71일째) 프란치스코 2015.01.20 398
3369 '소통(疏通)'의 주님-영원한 사제-2015.1.21. 수요일(뉴튼수도원 72일째) 성녀 아녜스 동정 순교자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5.01.21 407
3368 예수님의 공동체-오래된 미래-2015.1.22.연중 제2주간 목요일(뉴튼수도원 73일째) 프란치스코 2015.01.22 705
3367 거룩한 삶의 놀이 -주님과의 친교와 우정-2015.1.23. 연중 제2주간 금요일(뉴튼수도원 74일째) 프란치스코 2015.01.23 353
3366 미쳐야(狂) 미친다(及) -제대로 미치야 성인(聖人)-2015.1.24. 토요일(뉴튼수도원 75일째) 프란치스코 2015.01.24 341
3365 파도타기(Surfing) 인생 -회개, 추종, 이탈-2015.1.25. 연중 제3주일(뉴튼수도원 76일째) 프란치스코 2015.01.25 395
3364 나눔의 기쁨:2015.1.26. 월요일(뉴튼수도원 77일째) 성 티모테오와 성 티토 주교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5.01.26 441
3363 새 가정 인류 공동체 -하느님의 영원한 꿈-2015.1.27. 연중 제3주간 화요일(뉴튼수도원 78일째) 프란치스코 2015.01.27 350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70 Next
/ 170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