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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1.연중 제28주일                                   이사25,6-10ㄱ 필리4,12-14.19-20 마태22,1-14

 

 

 

하늘 나라 삶의 축제

-희망하라, 깨어있어라, 자유로워라-

 

 

 

아름다운 형제애입니다. 하늘 나라 삶의 가장 뚜렷한 징표는 형제애의 실현입니다. 어제 예수성심 형제회 소속 일곱분이 10월 모임에 참석하여 미사와 강의와 나눔을 통해 형제애를 돈독히 하는 모습이 아름다워 사진에 담았습니다 참으로 광야 세상에 생명의 오아시스 같은 아름다운 형제회 모임입니다.

 

‘하늘 나라는 자기 아들 혼인 잔치를 베푼 임금에게 비길 수 있다.’ 오늘 ‘혼인 잔치의 비유’가 새롭게 마음에 와 닿습니다. 이미 오늘 지금 여기서 바야흐로 시작된 하늘 나라의 축제입니다. 하늘 나라 축제의 삶에 초대받은 우리들입니다. 참으로 초대에 맞갖는 삶을 살아야 하는 우리들을 위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10월 4일 ‘형제애와 사회적 우애’에 관한 새 회칙 ‘모든 형제들(Fratelli tutti)’을 반포했습니다.

 

특히 교황은 새회칙 전반에 걸쳐 사회와 정치적 맥락에서 사랑의 우위성을 강조했습니다. 새회칙 제목 ‘모든 형제들’은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이 작은 형제회(프란치스코회) 수도자들에게 전한 권고에서 유래합니다. 교황은 회칙에서 "성인은 자기를 따르는 형제자매들에게 ‘모든 형제들’이라고 말하며 복음 향기로 가득한 삶의 방식을 제안했다"면서 자신의 두 번째 회칙 ‘찬미받으소서’도 프란치스코 성인으로부터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참으로 하늘 나라 삶의 축제에 적절한 가르침입니다. 참으로 21세기 혼란의 어둔 시대를 밝히는 가르침입니다. 6세기 베네딕도 성인, 13세기 프란치스코 성인, 16세기 이냐시오 성인이 큰 별처럼 자리잡고 있고, 바로 이냐시오 성인의 후예인 예수회 출신 프란치스코 교황의 가르침입니다. 참으로 성 베네딕도 영성과 성 프란치스코 영성이 조화가 화급한 시대임을 깨닫습니다. 베네딕도회 소속의 프란치스코 수도사제인 제 좌우명과도 같은 '산과 강'이란 짧은 시가 생각납니다.

 

“밖으로는 산, 천년만년 임기다리는 정주의 산

안으로는 강, 천년만년 임향해 맑게 흐르는 강”

 

참 좋은 상호보완 관계에 있는 밖으로는 산같은 정주의 성 베네딕도요, 안으로는 강같이 흐르는 성 프란치스코의 삶입니다. 두 성인이 한결같이 강조한 것이 형제애입니다. 전 인류 가족에 대한 형제애의 발휘가 참으로 절실한 시대요 두 성인의 영성을 대변하는 ‘산과 강’같은 삶이 하늘 나라 축제에 초대받은 우리들에게 참으로 필요함을 깨닫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늘 나라 축제의 삶을 살 수 있을까요?

 

삶은 축제입니다. 인생고해가 아니라 인생축제입니다. 얼마전 ‘삶은 기도다’라는 강론 제목에 대해 ‘삶은 고통이다’라는 답글을 보며 크게 깨우쳤습니다. 고통의 삶을 축제의 삶으로 바꿔주는 것이 바로 기도의 삶이라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바치는 찬미와 감사의 기도가 인생고해의 삶을 인생축제의 삶으로 바꿔준다는 것이며 여기서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삶의 세 원리입니다.

 

첫째, “희망하라!”입니다.

희망이, 꿈이, 비전이 없는 곳이 지옥입니다. 물론 우리의 궁극의 희망이자 꿈이자 비전은 하늘 나라입니다. 이런 희망을, 꿈을, 비전을 잃으면 삶은 거칠어 지고 굳어지고 사나워집니다. 삶의 무지와 허무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탐욕에 눈멀게 되고 물질주의, 현실주의, 소비주의에 매몰되어 존엄한 인간 품위를 잃을 수 있습니다. 

 

참으로 생생한 하늘 나라의 희망이, 꿈이 우리를 부단히 오늘 지금 여기서 하늘 나라 축제의 삶을 앞당겨 살게 합니다. 바로 오늘 제1독서에서 그 희망의 실체를 이사야 예언자가 실감나게 묘사합니다. 말그대로 모든 민족들을 위한 하느님의 잔치입니다. 영감에 넘친 신비가이자 시인인 예언자 이사야를 통해 보여주는 주님의 하늘 나라 비전은 얼마나 아름답고 고무적인지요. 

 

“만군의 주님께서는 이 산위에서 모든 민족들을 위해 잔치를 베푸시리라. 그분께서는 모든 겨레들에게 씌워진 너울과 모든 민족들에게 덮인 덮개를 없애시리라. 그분께서는 죽음을 영원히 없애 버리시리라. 주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의 얼굴에서 눈물을 닦아 내시고 당신 백성의 수치를 온 세상에서 치워주시리라.”

 

얼마나 위로와 격려가 되는 하늘 나라 꿈의 현실인지요. 바로 이런 하늘 나라 비전을, 꿈을 지니고 살자는 것입니다. 이런 하늘나라의 꿈이 끊임없이 실현되는 삶의 축제임을 깨닫게 합니다. 삶의 놀라움, 삶의 새로움, 삶의 아름다움, 삶의 기쁨, 삶의 고마움에 눈뜨게 합니다. 끊임없이 이런 하늘나라 희망을 선사하시는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리게 합니다. 

 

하여 우리 또한 이사야 예언자처럼 사랑의 시인이자 신비가 예언자로 살게 합니다. 이런 생생한 하늘 나라의 꿈을, 희망을 지니고 살고자 끊임없이 바치는 찬미와 감사의 공동전례기도입니다.

 

둘째, “깨어있어라!”입니다.

이런 하늘 나라 희망이, 꿈이, 희망이 깨어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하늘 나라 축제의 삶을 살게 합니다. 복음의 하늘 나라 잔치에 초대받은 사람들의 반응이 우리에게 반면교사가 됩니다. 초대 받은 이들은 주님으로 상징되는 임금 아들의 혼인잔치 초대에 불응합니다. 

 

초대에 아랑곳 하지 않고 어떤 자는 밭으로, 어떤 자는 장사하러, 어떤 자들은 종들을 붙잡아 때리고 죽입니다. 그대로 무지의 탐욕에, 하늘 나라 비전에 눈먼이들의 참으로 불행하고 비극적인 모습입니다. 무관심, 무반응. 무감각한 영혼없는, 생각없는 사람들같습니다. 하늘 나라 꿈의 상실로 인해 자초한 재앙입니다. 예나 이제나 여전히 반복되는 악순환의 현실입니다. 무지와 허무의 부정적 인간 본질은 그대로 인 듯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깨어 오늘 지금 여기 주님의 하늘 나라 미사잔치의 초대에 응답해 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고해인생을 축제인생으로 바꿔줍니다. 그런데 명심할 사항이 있습니다. 불림 받았다 하여, 하늘 나라 미사잔치에 초대 받았다 하여 구원의 보장이 아닙니다. 

 

오늘 복음에서 보다시피 혼인잔치 예복을 입지 않은 이가 혼인잔치에서 어둠 속으로 축출되었듯이 하늘 나라 축제의 삶에 걸맞은 예복을 입지 않으면 우리의 구원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혼인예복이, 하늘 나라 잔치의 예복이 상징하는 바 무엇이겠습니까?

 

프란치스코 교황이 모든 형제들 회칙에서 밝혔다시피 깨어 오늘 지금 여기에서 형제애를 발휘하여 너그럽고 자비롭게 또 주어진 섬김의 직무의 책임을 다하는 것입니다. 산상설교 말씀대로 사는 것입니다. 정의와 공정을 실천하며 산상설교 말씀대로 사는 것입니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 바로 오늘 지금 여기서 깨어 하늘 나라 비전을 앞당겨 사는 것입니다. 이래야 하늘 나라 잔치에 걸맞는 아름다운 예복입니다. 과연 이런 아름다운 예복을 입고 하늘나라 미사잔치에 참여하고 있는지 잘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셋째, “자유로워라!”입니다.

하늘 나라의 생생한 비전을, 희망을, 꿈을 지니고 깨어 하늘 나라 예복을 입고 사는 이들은 자유롭습니다. 하여 바오로의 고백은 우리의 고백이 되고 참으로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나는 비천하게 살 줄도 알고 풍족하게 살 줄도 압니다. 배부르거나 배고프거나 넉넉하거나 모자라거나 그 어떠한 경우에도 잘 지내는 비결을 알고 있습니다. 나에게 힘을 주시는 분 안에서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

 

참으로 자유로운 바오로 사도, 하늘 나라 축제의 삶을 앞당겨 사는 우리의 롤모델입니다. 세상 것들의 집착에서 이탈한 초연한 자유인의 모습입니다. 하늘 나라 삶의 잔치에 초대받은 자들의 참모습입니다. 주님과의 일치가 깊어지면서 점점 자유로워지는 우리들입니다. 하늘 나라 축제의 삶에 초대받은 우리들입니다. 

 

과연 하늘 나라 희망을 지니고 있습니까? 

깨어 하늘 나라 예복을 입고 있습니까? 

자유롭습니까? 

 

이 거룩한 하늘 나라 미사잔치에서 꼭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하느님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보라, 이분은 우리의 하느님이시다. 우리는 이분께 희망을 걸었고 이분께서는 우리를 구원해 주셨다. 이분이야말로 우리가 희망을 걸었던 주님이시다. 이분의 구원으로 우리 기뻐하고 즐거워하자”

 

우리 하느님께서는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영광스럽게 베푸시는 당신의 그 풍요로움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채워 주십니다. 우리의 하느님 아버지께 영원무궁토록 영광이 있기를 빕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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