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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5.12. 부활 제7주간 목요일                                                          사도22,30;23,6-11 요한17,20-26


                                                                        하느님의 선물


‘하루하루가 자비로운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미사 시작전 제가 자주 언급하는 말마디입니다. 선물이란 말마디만 들어도 기분이 좋습니다. 삶은 하느님의 선물이란 깨달음이 마음을 새롭게, 기쁘게 합니다. 또 실제 뜻밖의 선물을 받으면 마음도 나를 듯 가볍습니다. 


얼마전 40여년 전 6학년 제자들이 스승의 날을 앞둔 뜻밖의 감사패 선물도 참 기쁘게 했습니다. 처음엔 유치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참으로 많은 분들과 휴대폰으로 찍어 전송하면서 기쁨을 함께 나눴습니다. 


감사패를 받는 순간 ‘이런 것은 수도승의 정서에 맞지 않는데, 아 짐이 되겠다’ 생각했는데 짐이 아니라 선물이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피정자들에게 자주 화두처럼 던지는 ‘삶은 선물인가, 짐인가?’ 라는 말마디도 생각이 납니다. 


오늘 강론 주제는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사실 눈만 열리면 온통 하느님의 선물로 가득한 세상입니다. 신록의 아름다운 5월의 자연을 보면 참 풍성한 하느님의 선물로 가득한 세상임을 깨닫습니다. 하느님의 선물이란 깨달음에서 샘솟는 찬미와 감사요 순수한 기쁨입니다. 사람의 선물은 때로 짐이 될 수 있지만 하느님의 선물은 언제나 선물로 남아있습니다.


오늘 요한복음의 우리말 번역에서는 찾지 못한 선물이란 단어가 영어번역에서 발견하고 기뻤고 즉시 강론 제목으로 택했습니다. 바로 요한복음 17장24절 앞부분의 두 번역을 비교해 보십시오.


“아버지,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이들도 제가 있는 곳에 저와 함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Father, they are your gift to me. I wish that where I am they also may be with me(아버지, 그들은 저에게 주신 당신의 선물입니다. 제가 있는 곳에 그들도 함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확연히 비교되지 않습니까? 선물이란 단어가 들어감으로 중심과 질서가 잡히고 내용도 풍요로워졌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모두 예수님께 보내 주신 하느님의 선물들입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 성소의 신비요 존엄한 품위의 근거가 됩니다. 


우리 하나하나가 하느님의 선물이란 자각에 철저하다면 도저히 함부로 소홀히 대하지 못할 것입니다. 정말 하느님을 사랑한다면 하느님의 선물들인 형제들을 존중하고 사랑할 수 뿐이 없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믿는 이들을 위한 예수님의 기도’입니다. 바로 우리를 포함한 믿는 이들 모두가 예수님 당신께 보내주신 하느님의 선물이라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서두 말씀입니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하늘을 향하여 눈을 들어 기도하셨다.

“거룩하신 아버지, 저는 이들만이 아니라 이들의 말을 듣고 저를 믿는 이들을 위해서도 빕니다. 이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주십시오.”-


엊그제부터 연속 3일간 계속되는 ‘그때에 예수님께서 하늘을 향하여 눈을 들어 기도하셨다.’복음의 첫말마디입니다. 세상을 떠나기전 예수님의 간절한 소원이 담기 기도임을 깨닫습니다. 우리 모두가 예수님께 보내주신 하느님의 선물이란 깊은 자각이 예수님 중심의 하나의 교회 공동체를 이루어 줍니다. 


그러니 예수님의 사랑의 이해지평은 얼마나 넓고 깊은지요. 세상 믿는 이들 모두가 당신을 중심으로 하나의 공동체를 이룬 하느님의 선물들이니 말입니다. 마치 아래로 아래로 흘러 바다가 되어 하늘에 닿은 ‘수평선水平線의 사랑’을 연상케 하는 예수님의 사랑입니다. 


바로 이런 예수님의 사랑의 시야를 고스란히 이어받은 바오로 사도입니다. 바오로 사도와 주님과의 친교의 깊이가 놀랍습니다. 바오로 사도의 백절불굴의 믿음도 바로 이런 주님과의 일치의 친교에 있음을 봅니다. 주님은 예루살렘의 재판정에서 구사일생 살아난 바오로 앞에 서시어 말씀하십니다.


“용기를 내어라. 너는 예루살렘에서 나를 위하여 증언한 것처럼 로마에서도 증언하여야 한다.”


사도 바오로에 의해 로마로부터 불붙기 시작한 복음의 불은 마침내 로마제국의 온 유럽에 불붙어 모두를 그리스도화했습니다.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마지막 권인 14권의 주인공은 황제가 아닌 밀라노의 주교 성 암브로시오이고, 14권 책 제목도 ‘그리스도의 승리’라는 상징성이 깊은 제목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교회공동체의 중심인 당신과의 일치를 깊이해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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