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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3.22. 사순 제5주간 목요일                                                                             창세17,3-9 요한8,51-59



관계의 깊이

-주님과의 관계가 답이다-



요즘 강론하면서 가장 눈에 띄게 강조하는 것이 주님과의 관계입니다. 관계속의 인간입니다. 관계는 존재입니다. 관계는 삶입니다. 무엇보다 주님과의 관계가 우선입니다. 주님과의 관계와 함께 가는 이웃과의 관계입니다. 이를 요약한 것이 사랑의 이중계명이요 한자로 쓰면 경천애인敬天愛人입니다.


늘 말씀드리지만 인간이 물음이라면 하느님은 답입니다. 무지가 인간의 악이자 병이자 죄라했습니다. 사실 하느님을 모르고 나를 모르는 무지의 병보다 더 큰 불행이나 비극은 없습니다. 하여 우리 믿는 이들에게 유일한 평생공부는 하느님을 알고 나를 알아가는 사랑 공부요, 이를 통해 주님을 닮아갈 때 비로소 겸손하고 온유한 사람, 지혜롭고 자비로운 사람이 됩니다.  


그러니 무지의 악을, 병을, 죄를 치유하는 길도 하느님과의 관계에서만이 가능합니다. 하느님과의 관계없이 인간 삶이 깊어질 수 있는 길은 없습니다. 하느님을 알고 나를 알아갈수록 주님과 깊어지는 관계에 무지의 치유도 가능합니다. 하여 우리는 ‘무지의 어둠’을 밝히는 ‘말씀의 빛’이라 고백합니다.


하느님과 인간 관계의 모범을 보여주는 오늘 제1독서 창세기의 아브라함입니다. 아브람의 나이가 아흔아홉 살이 되었을 때, 주님께서 아브람에게 나타나 말씀하심으로 하느님과 계약을 맺게 됩니다. 이처럼 계약은 하느님의 일방적 선물로 묘사됩니다. 하느님과 아브람이 얼마나 깊은 관계에 있는지 깨닫게 됩니다. 하느님 없는 아브람 상상할 수 없듯이 하느님 없는 우리도 상상할 수 없습니다. 아브람은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리자 하느님은 그에게 이르십니다.


“나를 보아라. 너와 맺는 내 계약은 이것이다. 너는 많은 민족들의 아버지가 될 것이다. 너는 더 이상 아브람이라 불리지 않을 것이다. 이제 너의 이름은 아브라함이다. 내가 너를 많은 민족들의 아버지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하느님과 결정적 계약의 만남으로 그 운명이 바뀌니 바로 ‘아브람’에서 ‘아브라함’으로 이름이 바뀜이 이를 상징합니다. 흡사 세례를 받아 하느님의 자녀가 됨을 상징하는 우리의 세례명과도 흡사합니다. 하느님은 아브라함에게 거듭 강조하십니다.


“너는 내 계약을 지켜야 한다. 너와 네 뒤에 오는 후손들이 대대로 지켜야 한다. 너희가 지켜야 하는 계약은 이것이다. 곧 너희 가운데 모든 남자가 할례를 받는 것이다.”


노아 그리고 온 인류와 맺어진 계약의 ‘무지개’에 이어 아브라함과 그 자손들과 맺어진 선민계약의 표지가 '할례'입니다. 이 모든 계약이 상징하는바 하느님과 인간과의 긴밀한 관계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계약의 표징인 무지개와  할례처럼 우리에게 새계약의 표징은 주님의 십자가입니다. 


죽으시고 부활하신 파스카 주님의 십자가는 신약의 우리 하느님 백성들에게는 영원한 생명의 표징입니다. 하느님과 아브라함의 계약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히 새롭게 확정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유다인들에게 이 점을 분명히 하십니다.


“너희 조상 아브라함은 나의 날을 보리라고 즐거워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보고 기뻐하였다.---나는 아브라함이 태어나기 전부터 있었다.”


바로 이것이 우리가 믿는 기쁨과 평화의 원천인 예수님의 신원입니다. 하느님과 일치에 이르는 유일한 진리와 생명의 길은 예수 그리스도뿐입니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을 만나고 관계 맺는 우리들입니다. 


늘 예로 드는 예화가 생각납니다. 한 수도형제가 어느 공동체를 방문했을 때의 일화입니다. 모든 것을 다 갖춘 공동체인데 하나가 빠졌다는 것입니다. 바로 기쁨입니다. 개인이든 공동체든 모든 것이 다 있는 데 기쁨이 없다면, 둘 더 추가하여 평화가, 희망이 없다면 참 공허하기 짝이 없을 것입니다. 


주님과 깊어지는 관계와 더불어 주어지는 선물이 바로 기쁨과 평화, 그리고 희망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역경 중에도 누릴 수 있는 기쁨과 평화, 희망은 바로 영생永生의, 구원救援의 빛나는 표지입니다. 이런 예수님께서 오늘 복음 서두에서 우리 모두에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내 말을 지키는 이는 영원히 죽음을 보지 않을 것이다.”


주님의 말씀을 지킬 때 영원한 생명의 구원입니다. 말씀은 영이자 생명이자 빛입니다. 주님의 말씀을 실천함으로 주님과의 관계도 날로 깊어집니다. 새계약의 표징인 주님의 십자가를 바라보며 늘 하느님을 기억할 뿐 아니라 말씀의 실천으로 날로 주님과 관계를 깊이하는 것이 바로 영원한 생명의 구원입니다. 예수님은 유다인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그분을 알지 못하지만 나는 그분을 알고 또 그분의 말씀을 지킨다.”


유다인들과 달리 우리는 예수님처럼 그분을 알고 그분의 말씀을 지킵니다. 끊임없는 기도와 말씀의 수행을 통해 날로 깊어지는 주님과 우리의 관계요, 비로소 무지로부터의 해방입니다. 무지의 어둠을 밝혀주는 기도와 말씀의 빛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과 신망애信望愛의 관계를 날로 깊게 해 주시며 ‘참나(眞我)’를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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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젤로 2018.03.22 07:53
    끊임없는 기도와 말씀의 수행을 통해 날로 깊어지는 주님과 우리의 관계요, 비로소 무지로부터의 해방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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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사랑 2018.03.22 09:43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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