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5.30.수요일 수도원 성전 봉헌 축일                                              1베드1,18-25 마르10,32-45



고전古典같은 삶을 삽시다

-내 삶의 성경聖經-



강론을 쓰는 새벽 3시, 이곳은 대전에 있는 사촌형 소유의 아로마모텔입니다. 아로마 말뜻대로 '향기로운' 참 쾌적한 공간의 독방입니다. 의식주를 위한 쾌적한 공간의 집이 심신의 안정과 평화에 얼마나 절대적인지 새삼 깨닫습니다. 올해도 저를 포함한 70대 전후의 사촌 형제 6명이 1박2일의 휴가를 내어 대전에 머물게 되었습니다. 흡사 제 칠순 기념 축하 휴가같은 느낌도 듭니다.


바로 이번 휴가를 주관하는 대전 소재의 형이 새벽 강론과 미사를 위해 특별히 쾌적한 공간의 방을 마련해 줬습니다. 더불어 인정많은 형은 거금(?)의 용돈도 병원비등에 보태쓰라며 주었습니다. 어제 휴가도 난생 처음 고마운 자매가 선물한 노트북 배낭을 선물해 노트북과 미사가방과 간략한 필수품을 넣고 떠나니 산티아고 순례때 처럼 이동 성전이 된 듯 기분이 나를 듯 했습니다.


아버지의 집으로의 귀가인 죽음도 이렇게 휴가를 떠나는 기분이라면 얼마나 홀가분하고 자유로울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인생휴가를 끝내고 아버지의 집으로의 귀가도 말할 수 있겠지만 반대로 인생노역의 삶을 끝내고 아버지의 집에서의 휴가를 위해 떠나는 죽음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언뜻 스치듯 지났습니다.


또 이날이 의미깊은 것은 제 사랑하는 영원한 연인같은 요셉수도원이 12주년 성전 봉헌 축일을 지낸다는 것입니다. 참 우여곡절 끝에 수도원 건물이 완공되어 2006.5.30일 수도원 역사상 최고 많은 축하객을 모시고 축성식할 때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최소한의 반조립식 건물이지만 참 가난하고 소박한, 그러나 아름답고 향기로워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는 요셉수도원 성전입니다.


요셉수도원과 더불어 생각나는 예전 소풍갔던 에버랜드입니다. 한 번은 가 볼만하지만 두 번 이상 가고 싶지 않는 곳이 에버랜드였고 정말 말뜻 그대로 영원한 땅, 하느님의 나라는 여기 아름다운 요셉수도원임을 절감했습니다. 언제나 가도, 새롭고 그립고 편안한 안식처, 하느님의 집인 요셉수도원이야 말로 진짜 에버랜드라는 깨달음을 잊지 못합니다. 진짜 에버랜드 '하느님의 집'같은 언제나 새롭고 그리운 존재로서의 고전같은 삶이었으면 생각이 들었고 여기서 착안한 강론 제목입니다.


‘고전같은 삶을 삽시다-내 삶의 성경-’오늘 강론 제목입니다. 인스턴트 시대, 소모품시대입니다. 예전 장상의 ‘장상은 소모품이다’라는 말도 문득 생각이 납니다. 어찌 장상뿐이에겠나요! 장상뿐 아니라 사람도 나이들어 가면서 소모품인생으로 전락되는 느낌입니다. ‘보물이 아니라 고물입니다’ 어느 노수도자의 유머스런 답변도 생각납니다. 


그렇습니다. 아무리 나이 들어도 고물이 아닌 보물이, 소모품이 아닌 귀중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한 번 보고 버리는, 아니 보지도 않고 치워버리는 신문이나 잡지, 책이 아닌 고전같은 성경같은 인생이면 얼마나 좋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점에 가보면 아무도 찾지 않는 책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이런 책같은 인생이 아니라 누구나 즐겨 찾는 고전같은, 성경같은 늘 봐도 새롭고 향기로운 인생책말입니다.


누구나, 특히 믿는 이들은 거룩한 책임과 의무가 주어졌으니, 바로 고귀한 품위의 고전같은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각자 삶을 살아있는 고유의 유일무이한 성경책임을 깨달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여 자주 ‘내 삶의 성경책’을 렉시오 디비나 하며 하루하루 미완의 성경책을 충실히 완성해야 할 의무가 주어졌다는 것입니다.


하루하루 한페이지씩 써내려가야할 내 삶의 성경책입니다. 나이들어가면서 확연히 깨닫는 진리는 비교하거나 부러워하지 않고 내 페이스대로 욕심내지 말고 써가야 겠다, 살아가야 겠다는 다짐을 어제 4시간 20000보의 계족산 산행을 하면서 깨달았습니다. 2년이상 무릎치료 덕분에 건강한 이들 못지 않게 많은 걸음을 걸었어도 끄덕없으니 무릎치료 수행에 충실하고 항구했던 은총의 기적임에 하느님께 감사했습니다.


첩첩산중, 매일 넘어야 할 산입니다. 늘 실감하지만 매일 강론을 쓰는 것이 매일 하나의 산을 넘는 기분입니다. 40-50대 왕성한 정력일때는 30분 걸리던 강론을 지금은 1-2시간 아니 주일은 3-4시간 시간이 걸리니 이또한 연령에 따른 자연스런 결과로 알고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하느님은 제페이스대로 완주했는가를 보시지 기록이나 등수를 보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평가는 상대평가가 아니라 절대평가로 제페이스대로 품위있고 아름답게 고전인생, 성경인생 살았다면 무조건 1등 금메달 인생입니다. 마음만 먹으면 하느님 눈엔 모두가 일등 금메달입니다.


어제 하루 대미를 장식한 것은 노래방이었습니다. 참으로 건전한 가요를 배우는 마음으로 듣고 사촌 형과 아우들과 함께 부르기도 했습니다. 대부분 주제는 이성간의 사랑이었습니다. 저에게 이성의 당신 대신 주님을 넣어도 다 통하는 노래들이었습니다. '당신 사랑 없으면 나에겐 사랑이 없잖아요.', ‘비바람 시달려도, 둥글게 살리, 아무도 몰라줘도’라는 가사는 기막히게 공감이 갔습니다. 


제가 부른 노래는 60년대 중반 중학교때 외사촌 누나와 함께 배워 부른 최희준의 ‘하숙생-진고개 신사-맨발의 청춘’이였고, 초등학교 총각시절 선생때 애창곡인 이미자의 ‘섬마을 선생님’도 불렀습니다. 제 노래솜씨를 익히 아는 터라 프로 뺨치는 노래 솜씨의 사촌 형들과 아우가 합류하여 도왔어도 맨발의 청춘은 67점 낙제점수였습니다. 그러나 참으로 우애 가득한 건전한 A+의 노래방 분위기 자체가 위로요 치유였습니다.


그렇다면 누가 고전같은 아름답고 깊고 향기로운 사람입니까? 누가 늘 봐도 새롭고 정답고 보고 싶은 성경같은 사람입니까? 어제 점심 추어탕을 먹었던 음식점에서 ‘함께 있으면 느낌이 좋은 사람’이란 글을 휴대폰에 담았습니다. 바로 이런 사람이 고전같은 사람, 성경같은 사람, 요셉수도원같은 사람입니다. 하느님 보시기에 절대 평가 1등의 금메달감 사람입니다.


1.웬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게 하는 사람

2.유쾌하게 만드는 사람

3.의욕이 샘솟게 만들어 주는 사람

4.모든 것이 멋지게 보이게 해주는 사람

5.만나면 즐거워지는 사람

6.마음이 안정되게 해주는 사람

7.무슨 이야기든지 하고 싶어지는 사람


사촌 형들과 아우들이 이런 사람이라는 덕담을 하니 모두 흐뭇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이런 도반의 길벗이나 길동무가 있으면 얼마나 행복하겠는지요! 바로 세상 끝날까지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신 파스카의 예수님이 이런 도반이십니다. 날마다 예수님을 닮아갈 때 이런 고전같은, 성경같은 사람이 됩니다. 복음의 예수님이 제1독서의 수제자 베드로 사도가 고맙게도 구체적 처방을 줍니다,


-예수님;“너희 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너희 가운데에서 첫째가 되려는 이는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 사실 사람의 아들은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


바로 제 서품상본의 성구입니다. 주님을 닮아 섬김의 사람이 될 때 참 매력적이고 향기로운 고전같은, 성경같은 사람입니다. 베드로 사도의 처방도 참 아름답고 고맙습니다.


“여러분은 진리에 순종함으로써 영혼이 깨끗해져 진실한 형제애를 실천하게 되었으니, 깨끗한 마음으로 서로 한결같이 사랑하십시오. 여러분은 썩어 없어지는 씨앗이 아니라 썩어 없어지지 않는 씨앗, 곧 살아 계시며 영원히 머물러 계시는 하느님의 말씀을 통하여 새로 태어났습니다.”


그대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 당신 진리로 영혼이 깨끗해져 진실한 형제애를 실천할 수 있게 하시며 당신 말씀으로 우리를 새로 낳아 주십니다.


“모든 인간은 풀과 같고, 그 모든 영광은 풀꽃과 같다. 풀은 마르고, 꽃은 떨어지지만, 주님의 말씀은 영원히 머룰러 계신다.”(1베드1,34-35ㄱ). 아멘.


  • ?
    안젤로 2018.05.30 09:03
    영원하신 주님 말씀을 통해 저희가 매일 고전같고 성경같은 사람이 되게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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