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24.주일(성서주간)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

2사무5,1-3 콜로1,12-20 루카23,35ㄴ-43

 

 

만민의 왕 그리스도

-배움, 섬김, 비움-

 

 

분도 수도원은 주님을 섬기는 배움터입니다. 어제도 어느 본당의 예비자 교리 봉사자들이 수도원을 찾아 강의를 듣고 미사를 봉헌하며 주님과 이웃을 섬기는 법을 배우며 예수님을 닮고자 노력하는 모습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오늘은 연중 마지막 34주일이자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그리스도왕 대축일입니다. 참 명칭이 길지만 은혜롭습니다. 우리 삶의 영원한 중심이신 그리스도 예수님은 우리의 참 왕이란 고백입니다. 

 

무신론과 세속주의가 만연하든 시기, 1925년 비오 11세에 제정되어 10월 마지막 주일에 지내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통해 전례를 개혁한 교회는 축일의 의미를 강화하기 위해 1970년부터 마지막 주일로 옮겨 이날을 대축일로 지내고 있습니다. 

 

인류역사의 중심이고 시작이자 마침인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온 누리의 왕이심을 고백하는 축일입니다. 그리스도왕 대축일 저녁 성무일도 후렴의 고백은 얼마나 장엄하고 흥겨웠던지요!

 

-“주께서 다윗의 옥좌에 앉아 계시고, 그 나라를 영원히 다스리시라.”

 

바로 오늘 제1독서 사무엘기 하권의 다윗 임금의 등극시 말씀은,-“너는 내 백성 이스라엘의 목자가 되고 이스라엘의 영도자가 될 것이다”-, 장차 이뤄질 우리의 영원한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왕의 출현을 예시하고 있고 마침내 이루어져 우리는 다윗의 옥좌에 앉아 계신 착한 목자 그리스도 왕을 섬기고 있습니다. 이어지는 두편의 후렴 역시 은혜롭습니다.

 

-“예수의 왕국은 영원한 왕국이요, 모든 왕들이 그를 섬기며 복종하리라”

“만왕의 왕, 군주의 군주이신 예수께 영광과 주권이 세세에 영원히 있으소서”-

 

또 우리 수도자들은 초대송 후렴을 장엄하게 노래하면서 그리스도 왕 대축일 새날의 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왕중의 왕이신 그리스도께 어서 와 조배드리세”-

 

더불어 한결같이 그리스도 왕을 섬기는 두 자매가 생각납니다. 1년 훨씬 넘어 매달 마지막 주말엔 꼭 수도원을 방문해 저를 통해 그리스도 왕께 큰 절을 올리며 감사드린후 고백성사를 보는 자매들입니다. 저 역시 주님을 대신해 맞절을 하며 이분들을 격려하고 위로합니다.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왕은 바로 오늘 감사송 고백에서 그 정체가 환히 드러납니다. 참 아름답고 깊어 마음 깊이 담아두고 싶은 내용들입니다.

 

-“아버지께서 외아드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 기쁨의 기름을 바르시어, 영원한 사제와 온 누리의 임금으로 세우셨으며, 그리스도께서는 몸소 십자가 제대위에서, 티없는 평화의 제물로 당신을 봉헌하시어 인류 구원을 이룩하시고, 만물을 당신 친히 다스리시어, 그 영원한 나라를, 지극히 높으신 아버지께 바치셨나이다.

그 나라는 진리와 생명의 나라요, 거룩함과 은총의 나라이며, 정의와 사랑과 평화의 나라이옵니다.”-

 

바로 우리의 왕 그리스도는 이런 분이며 우리가 속한 하느님 나라는 이런 나라입니다. 아버지께서는 우리를 어둠의 권세에서 구해 내시어 당신께서 사랑하시는 아드님의 나라, 빛의 나라로 옮겨 주셨습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의 자녀들인 우리는 오늘 지금 여기 아드님의 나라, 빛의 나라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왕을 모신 우리는 얼마나 축복 받은 행복한 사람들인지요! 예수님이야말로 우리의 운명이자 사랑이요, 우리 삶의 존재이유이자 의미임을 깨닫습니다. 행복기도에서 고백하는 그대로입니다.

 

-“주님, 당신은 저의 전부이옵니다. 

당신은 저의 사랑, 저의 생명, 저의 기쁨, 저의 행복이옵니다.

하루하루가 감사와 감동이요 감탄이옵니다.

날마다 새롭게 시작하는 아름다운 하루이옵니다.”-

 

참으로 닮아야 할 영원한 삶의 모델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하여 예닮의 여정중 날로 주님과 깊어지는 관계가 우리의 유일한 소망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어떻게 가능합니까? 세 측면에 걸쳐 소개하고 권고합니다.

 

첫째, 배우는 삶입니다. 

배움의 왕, 말씀의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주님을, 주님의 말씀을 배우는 것입니다. 주님의 평생학인이 되어 주님의 말씀을 배우고 공부하는 것입니다. 말 그대로 배움의 여정에 항구하고 충실하는 것입니다. 무지의 어둠을 몰아내는 말씀의 빛입니다. 생명과 빛의 말씀은 그대로 주님의 현존입니다. 

 

하여 연중 마지막 주간은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맛보고 깨달으라 선물처럼 주어진 성서주간입니다. 성서를 모르면 그리스도를 모르는 것입니다. 영혼의 식이자 약인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말씀 공부 없이는 영성도 없습니다. 존엄하고 품위있는 하느님 자녀로서의 영적성장과 성숙도 불가능합니다.

 

오늘 제2독서 콜로새서 그리스도 찬가 말씀은 얼마나 장엄하고 아름답고 깊은지요. 우리 수도자들이 매주 수요일 저녀성무일도시 바치는 찬미가입니다. 바로 이런 찬미가 말씀이 우리 영혼을 참으로 풍요롭게 합니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왕이심을 고백합니다.

 

“그분은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모상이시며, 모든 피조물의 맏이이십니다. 만물이 그분 안에서 창조되었기 때문입니다. 하늘에 있는 것이든 땅에 있는 것이든 보이는 것이든 보이지 않는 것이든 왕권이든 주권이든 권세든 권력이든 만물이 그분을 통하여 또 그분을 향하여 창조되었습니다. 그분께서는 만물에 앞서 계시고 만물은 그분 안에서 존속합니다.”

 

온 우주와 인류 역사의 주인이시며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알기 위해 말씀을 배우고 공부하고 실천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하고 절대적인지 깨닫습니다. 정말 세상 지식에 정통해도 이런 주님을 모른다면 그것은 헛 공부요, 아무 것도 모르는 무지의 사람입니다.  

 

둘째, 섬기는 삶입니다.

섬김의 왕이신 그리스도입니다. 섬김의 사랑입니다. 섬김의 여정중인 우리들입니다. 우리 인생은 섬김의 배움터입니다. 평생 주님을 섬기고 이웃을 섬기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직무가 있다면 섬김의 직무 하나뿐이요, 권위가 있다면 섬김의 권위 하나뿐입니다. 또 우리에게 영성이 있다면 종과 섬김의 영성이 있을 뿐입니다.

 

바로 이런 섬김의 모범이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섬김의 사랑 한가운데에 늘 현존하시는 주님이십니다. 섬김의 사랑은 십자가에서 절정을 이룹니다.

 

“그분 십자가의 피를 통하여 평화를 이룩하시어 땅에 있는 것이든 하늘에 있는 것이든 그분을 통하여 그분을 향하여 만물을 기꺼이 화해시키셨습니다.”

 

우리의 목자가, 우리의 영도자가 되어 친히 우리를 섬기시고, 십자가의 은혜로 우리에게 평화와 화해를 선물하신 섬김의 왕이신 파스카의 그리스도 예수님이십니다.

 

셋째, 비우는 삶입니다.

비움의 왕이신 그리스도이십니다. 비움의 겸손입니다. 참으로 온유하고 겸손하신 그리스도 예수님이십니다. 참으로 비움의 여정, 겸손의 여정에 항구하고 충실할 때 예수님과의 일치도 깊어질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비움의 절정입니다. 십자가의 그리스도가 역설적으로 비움의 왕, 그리스도임을 선포하고 있습니다. 

 

“네가 유다인들의 임금이라면 너 자신이나 구원해 보아라.”

“당신은 메시아가 아니시오? 당신 자신과 우리를 구원해 보시오.”

 

모두가 그분을 모독합니다. 무지에 눈이 멀어 그리스도 왕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오로지 처형 당한 한 죄수만이 눈이 열려 주님을 고백하고 구원의 약속을 받습니다.

 

-“예수님, 선생님의 나라에 들어가실 때 저를 기억해 주십시오.”

“내가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

 

참으로 주님을 비움의 왕으로 고백하고 비움의 겸손의 여정에 항구할 때 비움은 충만이 되고 우리는 오늘 지금 여기서 주님과 함께 낙원에서 살 것입니다. 비움의 왕, 겸손하신 그리스도 왕은 고맙고 영예롭게도 당신 몸인 교회의 머리가 되십니다. 다은 콜로사이 그리스도 찬가가 이를 입증합니다.

 

“그분은 또한 교회의 머리이십니다. 그분은 시작이시며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맞이이십니다. 그리하여 만물 가운데에서 으뜸이 되십니다. 과연 하느님께서는 기꺼이 그분 안에 온갖 충만함이 머무르게 하셨습니다.”

 

비움의 충만입니다. 텅 빈 허무가 아닌 텅 빈 충만의 기쁨이요 행복입니다. 우리 삶은 비움의 여정, 겸손의 여정입니다. 온갖 고통과 시련을 비움의 계기로, 겸손의 계기로 삼을 때 예수님을 닮아 비로소 비움은 충만이 되고 자연스럽게 뒤따르는 위로와 치유요, 내적성장에 성숙입니다.

 

참으로 온 몸과 온 맘으로 늘 평생 사랑해야할 온 누리의 임금이시며 우리의 참 왕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러니,

 

1.배우십시오. 

주님 말씀을 끊임없이 배우는 배움의 여정에 항구하고 충실하시기 바랍니다.

2.섬기십시오.

주님과 이웃을 끊임없이 사랑으로 섬기는 섬김의 여정에 항구하고 충실하시기 바랍니다.

3.비우십시오.

주님을 닮아 겸손으로 자신을 끊임없이 비우는 겸손의 여정에 항구하고 충실하시기 바랍니다.

 

우리의 참 왕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배움-섬김-비움의 여정을 잘 살 수 있도록 힘을 주십니다. 끝으로 만민의 왕 그리스도 성가(73장) 마지막 절 노래로 강론을 마칩니다.

 

“만백성의 왕이신 예수님, 인류의 간구 들어주시어, 참 삶의 길로 인도하시고, 천국의 영광 주소서. 예수여 임하소서, 우린 주의 백성, 주 왕국 선포하리, 만민의 왕이여!” 아멘.

 

 

 

 

  • ?
    고안젤로 2019.11.24 09:12
    사랑하는 주님, 저희가
    배움의 여정을 통해 주님사랑의 섬김을 익히여
    마침내 주님을 닮는 비움의 여정으로 주님 주신 구원을
    얻게 하소서.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41 하느님의 나라 공동체 -꿈의 현실화-2020.1.13. 연중 제1주간 월요일 ​​​​​​​ 1 프란치스코 2020.01.13 59
1840 세례성사 은총의 축복 -하느님의 자녀답게, 아름답고 품위있게 삽시다-2020.1.12.주일 주님 세례 축일 프란치스코 2020.01.12 59
1839 작아지기(비움)의 여정 -참 하느님이시며 ‘영원한 생명’이신 예수님-2020.1.11.주님 공현 대축일 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1.11 72
1838 주님과 만남의 여정 -치유와 구원, 정화와 성화, 변모의 여정-2020.1.10. 주님 공현 대축일 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1.10 75
1837 우리는 누구인가? -주님의 전사戰士, 주님의 학인學人, 주님의 형제兄弟- ​​​​​​​2020.1.9. 주님 공현 대축일 후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1.09 73
1836 삶의 중심中心 잡기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2020.1.8.주님 공현 대축일 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1.08 100
1835 예수님처럼! -서로 사랑합시다-2020.1.7.주님 공현 대축일 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1.07 80
1834 예수님처럼! -경계에서 경계인境界人으로 삽시다-2020.1.6. 주님 공현 대축일 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1.06 71
1833 하느님을 찾는 평생 여정 -순례자巡禮者이자 구도자求道者인 우리들-2020.1.5.주일 주님 공현 대축일 1 프란치스코 2020.01.05 83
1832 만남의 축복 -“와서 보아라”-2019.1.4.주님 공현 대축일 전 토요일 3 프란치스코 2020.01.04 101
1831 하느님의 자녀답게 삽시다 -개안開眼의 여정-2020.1.3.주님 공현 대축일 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1.03 93
1830 주님의 연인戀人이자 친구親舊인 우리들 -예닮의 여정-2020.1.2.목요일 성 대 바실리오(330-379)와 나지안조의 성 그레고리오 주교 학자(329/30-389/90)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0.01.02 82
1829 축복 받은 우리들! -영광과 평화, 침묵과 관상, 찬미와 감사-2020.1.1.수요일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세계 평화의 날) 1 프란치스코 2020.01.01 99
1828 진리의 연인戀人 -생명과 빛, 은총과 진리가 충만한 삶-2019.12.31.화요일 성탄 팔일 축제 제7일 1 프란치스코 2019.12.31 74
1827 영적 성장과 성숙 -삶의 목표-2019.12.30.월요일 성탄 팔일 축제 제6일 1 프란치스코 2019.12.30 140
1826 성가정 교회 공동체 -선택된 사람, 거룩한 사람, 사랑받는 사람답게-2019.12.29. 주일(가정 성화 주간)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 1 프란치스코 2019.12.29 91
1825 빛 속에서의 삶 -끊임없는 회개가 답이다-2019.12.28.토요일 죄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 1 프란치스코 2019.12.28 88
1824 ‘생명의 말씀’과의 친교 -충만한 기쁨-2019.12.27.금요일 성 요한 사도 복음 사가 축일 1 프란치스코 2019.12.27 79
1823 순교적 삶 -이상과 현실-2019.12.26.목요일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 1 프란치스코 2019.12.26 85
1822 말씀이 사람이 되신 예수님 -인간이 물음이라면 예수님은 답이다-2019.12.25. 주님 성탄 대축일 낮미사 1 프란치스코 2019.12.25 72
Board Pagination Prev 1 ... 5 6 7 8 9 10 11 12 13 14 ... 102 Next
/ 102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