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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30.월요일 성탄 팔일 축제 제6일                                              1요한2,12-17 루카2,36-40

 

 

 

영적 성장과 성숙

-삶의 목표-

 

 

 

제가 낸 첫 책의 제목은 ‘둥근 마음, 둥근 삶’입니다. 성철 스님의 다음 일화에서 편집자가 착안한 참 기발한 제목에 만족했습니다. 성철 스님의 좌우명은 종신불퇴鐘身不退, '몸이 다해도 결코 물러나지 않는다'는 뜻으로 배수진을 친 수행자의 결의가 잘 드러납니다. 

 

-“성철 스님의 제자 서른 여섯 가운데 서른 셋의 법명에 모두 둥글 원圓자가 들어 있다 합니다. ‘나는 모나게 살았지만 너희들만이라도 둥글게 살아라’며 그런 법명을 지어 주셨다고 합니다. 궁극적으로 도의 경지는, 삶의 궁극 목표는 둥글게 라는 깊은 심중을 반영합니다. 인간의 성숙을 뜻하는 원숙圓熟, 원만圓滿이란 말마디에도 둥글 원자가 들어 있고 가을의 잘 익은 열매도 한결같이 크고 둥급니다.”-

 

참 나이 들어 가을 인생에 접어 들어도 까칠하고 까다롭고 거칠고 사납다면 그 인생 깊은 성찰이 필요할 것입니다. 소욕, 소추란 말마디는 없어도 노욕老慾, 노추老醜라는 말마디는 있습니다. 참으로 잘 늙기가 쉽지 않음을 보여 줍니다. 

 

하여 ‘나이 들면 입은 다물고 지갑은 열라’는 말도 회자되는가 봅니다. 나이든다 하여 저절로 영적 성장과 성숙에 지혜로운 삶은 아닌 듯합니다. 어제 어느 자매님도 노모老母와 함께 살면서 사람이 되기가 얼마나 힘든지, 참으로 젊어서부터 좋은 영적습관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는 것입니다.

 

“사람 못된게 중되고 중못된게 수좌되고 수좌 못된게 부처된다”라는 예를 기억하면서 사람되는 것의 어려움을 이야기 했습니다. 더불어 ‘토마스 머튼’에 대한 평도 생각납니다. “그는 가톨릭 이전에 그리스도교인이었고, 그리스도교인 이전에 종교인이었고, 종교인 이전에 사람이었다.”-

 

영적 성장과 성숙으로 참 사람의 내가, 성인이 되는 것은 영성 생활을 추구하는 모든 이들의 궁극 목표일 것입니다. 어제는 문득 미사집전중 30년전 1989년 사제서품 첫해의 나와 공동체의 모습, 그리고 30년이 지난 미래의 오늘 2019년을 비교해 봤습니다. 과연 30여년이 지난 미래의 오늘 나와 공동체의 모습은 어떠한가? 영적 성장과 성숙이 없이 단지 병들고 늙기만 했다면 참 허무하겠다는 생각과 더불어 ‘아, 그래도 내가, 공동체가 많이 영적으로, 내적으로 성장, 성숙했다’는 생각도 언뜻 들었습니다. 

 

참으로 하느님께 궁극의 희망을 두고 살아야 허무에서 벗어나 영적 성장과 성숙도 가능함을 깨닫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화려하고 부풀었던 미래에 대한 희망도 결국은 늙고 병들고 오그라들고 쪼그라 든 결과의 현실에 씁쓸한 환멸을 맛보게 될 것입니다. 참으로 하느님께 궁극의 희망을 둘 때만이 인생 무상과 허무, 환멸에서 벗어나 초연한 자유와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노인들은 우리의 미래이고 젊은이는 우리의 과거입니다. 노인과 젊은이들은 우리에게 부단한 회개를 통한 영적 성장과 성숙을 위한 자극이 됩니다. 바로 이런 영적 성장과 성숙의 좋은 본보기가 오늘 복음의 한나 노인입니다. 

 

-‘나이가 많은 이 여자는 혼인하여 남편과 일곱해를 살고서는, 여든 네 살이 되도록 과부로 지냈다. 그리고 성전을 떠나는 일 없이 단식하고 기도하며 밤낮으로 하느님을 섬겼다’-

 

시종여일, 한결같이 하느님을 섬기는 수행생활과 더불어 영적 성장과 성숙이요 마침내 때가 되어 예수 아기를 만남으로 궁극의 소원을 달성한 한나 노인입니다. 하느님께 희망을 두고 진인사대천명의 자세로 시종일관 노력한 결과 하느님의 응답입니다. 요한 1서에 나오는 좋은 본보기가 바로 한나요, 오늘 우리의 영적 성장과 성숙에 귀한 가르침을 주는 사도 요한입니다.

 

아버지, 젊은이, 자녀 세대 각층에 걸친 요한 사도의 가르침입니다. 우리 역시 주님을 알고 있으며, 죄를 용서 받았고, 하느님의 말씀 안에 머무르면서, 악한 자를 이겨냈습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이런 우리를 다시 격려하면서 영적 성장과 성숙에 매진 할 것을 촉구하는 사도 요한입니다.

 

“여러분은 세상도 또 세상 안에 있는 것들도 사랑하지 마십시오. 세상에 있는 모든 것, 곧 육의 욕망과 눈의 욕망과 살림살이에 대한 자만은 아버지에게서 온 것이 아니라 세상에서 온 것입니다. 세상은 지나가고 세상의 욕망도 지나갑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을 영원히 남습니다.”

 

세상의 거부나 무시가 아니라 세상 한 복판에 살면서도 깨어 철저히 세상이 아닌 하느님께 희망을 두고 하느님 중심의 영적 성장과 성숙의 삶을 살라는 가르침입니다. 이렇게 살 때 복음의 한나처럼 세상에 속화俗化되지 않고 오히려 세상을 성화聖化하는 빛과 소금, 누룩같은 존재로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에 대한 아름다운 묘사도 우리의 영적 성장에 대한 상징적 묘사처럼 이해 됩니다.

 

‘아기는 자라면서 튼튼해지고 지혜가 충만해졌으며,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하느님 중심의 초연한 영적 성장과 성숙의 삶으로 세상을 성화하며 맑고 밝게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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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19.12.30 09:51
    사랑하는 주님, 매일 주시는
    생명의 양식으로 부족한 저희가 주님만 보고 가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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