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소금과 빛인 우리들 -참 아름다운 캘리그래피, 포토그래피의 삶-2020.6.9.연중 제10주간 화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Jun 0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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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6.9.연중 제10주간 화요일                                                            1열왕17,7-16 마태5,13-16

 

 

 

세상의 소금과 빛인 우리들

-참 아름다운 캘리그래피, 포토그래피의 삶-

 

 

 

“주님, 저희 위에 당신 얼굴 밝은 빛을 비추소서.”

 

화답송 후렴 말씀처럼, 이 거룩한 미사시간, 우리 위에 주님 얼굴 밝은 빛을 비추는 시간입니다. 캘리그래피가 뭔지 아십니까? 요즘 넘치는 것이 우리의 이목을 끄는 독특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글씨들이 많습니다. 캘리그래피(calligraphy)는 아름다움을 뜻하는 그리스어 칼로스(kallos)와 쓰기를 뜻하는 그라페(graphe)의 합성어로 ‘손으로 그린 그림 문자’라는 뜻으로 글씨를 아름답게 쓰는 기술을 뜻합니다. 우리가 마시는 막걸리의 이름등 대부분의 홍보 글자들이 여기에 속합니다. 

 

아날로그적 느낌과 밋밋한 글자들이 가지고 있는 평범성을 넘어선 독특하고 창조적인 표현을 할 수 있는 글씨입니다. 누구나 쉽게 글씨를 창조할 수 있다는 매력이 있습니다. 요즘 감성디자인을 이용한 마케팅이 주목받는 만큼, 캘리그래피 또한 인간의 다양한 감성을 인간적이고 따뜻하게 감각적으로 표현해 낼 수 있습니다. 바로 위키백과에 나오는 설명입니다.

 

말그대로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넘어선 독특한 매력과 아름다움을 발산하는 멋지고 맛있는 그림 문자가 캘리그래피입니다. 설명을 대하는 순간, ‘아 사람 하나하나가 캘리그래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에 똑같은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사람 하나하나가 그 고유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발산하는 캘리그래피이구나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바로 다양한 이들이 모인 공동체의 아름다움과 풍요로움도 여기에 기인합니다. 세상에 다 똑같은 모습의 캘리그래피같은 사람들이라면 얼마나 무미건조한 재미없는 세상이겠는지요! 새삼 하느님의 창조 솜씨에 감탄하게 됩니다. 

 

또 하나 사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제가 몇 년간 휴대폰 사진 찍는 재미에 빠져 지내는 데 그 까닭을 알았습니다. 사진은 영어로 포토그래피(photography)입니다. 바로 그리스어 ‘빛’이란 뜻의 ‘포스phos’에, 그림을 뜻하는 ‘그라페graphe’의 합성어로 ‘빛으로 그린 그림’이라는 참 멋진 말입니다. 빛이 없으면 애당초 사진은 불가능하나 사진은 빛의 예술이기도 합니다.

 

이 설명을 만나는 순간, ‘아 사람들은 하나하나가 그 고유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지닌 포토그래피, 빛으로 그린 그림같은 멋지고 아름다운 존재들이구나!’ 하는 반가운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자연도 아름답고 사람도 아름답습니다. 하여 제 휴대폰은 참 아름답고 다양한 무수한 포토그래피 사진들이 쌓여있는 보물창고입니다. 

 

그러나 자연의 꽃보다 더 아름다운게 사람입니다. 하여 요즘 자주 형제자매들의 인물 사진을 찍어 전송하기도 하는데 참 아름다운 고유의 모습들에 감탄하게 되고 사진과 더불어 이런 메시지도 보내곤 합니다.

 

“너무 멋지고 아름다워요. 멋지고 아름답게, 행복하게 사세요.”

 

대부분 모두가 사진을 보면 기뻐하고 감동하고 감탄합니다. 나르시스, 자기도취적 성향이 있어 대부분 제 얼굴을 좋아합니다. 새삼 사람 하나하나가 빛으로 그린 그림같은 존재들임을 깨닫습니다. 

 

빛과 어둠이, 은총의 빛과 죄의 어둠이 조화된 듯한 흑백의 사진은 또 얼마나 깊고 아름다운지요. 우리의 하루하루가 은총의 빛과 죄의 어둠으로 그려진 깊고 아름다운 포토그래피임을 깨닫습니다. 인생 마지막 세상을 떠나 주님께 갈 때 드려야 할 각자 고유의 캘리그래피, 포토그래피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하나하나가 고유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발산하는 하느님께서 만드신 캘리그래피이자 포토그래피입니다. 그러나 완성품이 아니라 하느님과 우리 하나하나가 평생 완성해 나가야할 미완의 캘리그래피요 포토그래피입니다. 바로 여기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이 오늘 복음의 소금과 빛의 비유입니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예수님은 100% 순도의 소금이요 빛입니다. 과연 우리는 몇 퍼센트 순도의 소금이요 빛이겠는지요? 예수님과 일치가 깊어질수록 우리의 소금과 빛으로서의 순도도 높아질 것입니다. 바로 세상의 소금이요 빛이신 예수님께서 우리 모두의 신원을, 정체성을 확인해 주십니다. 세상이 없는 소금이 아니라 세상의 소금입니다, 소금의 존재이유가 되는 세상입니다. 세상이 없는 빛이 아니라 세상의 빛입니다. 빛의 존재이유가 되는 세상입니다. 세상없는 소금과 빛은 존재이유의 상실입니다. 세상을 공동체로 바꾸면 실감있게 와닿습니다.

 

“그러나 소금이 제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할 수 있겠느냐? 아무 쓸모가 없으니 밖에 버려져 사람들에게 짓밟힐 따름이다.”

 

일회용 인스탄트 시대, 사람도 소모품처럼 가볍게 대하는 세상에 제맛의 매력을 지니고 사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제맛을 잃어 변질되어 부패할 때 완전 존재이유의 상실입니다. 세상을 맛나게 하고 변질되어 썩지 않게 하는 제맛의 소금 역할을 하기에 앞서 우리가 먼저 소금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바로 끊임없이 우리 각자 제맛을 지니는, 또 부패를 막아주는 소금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 바로 찬미와 감사를 통한 공동전례기도 은총임을 깨닫습니다. 변질되지 않고 세상을, 공동체를 맛나게 하는, 썩지않게 하는 소금이 되기 위해, 세상의, 공동체의 어둠을 밝히기 위한 빛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바치는 기도에, 끊임없는 회개, 끊임없는 말씀공부와 실천입니다. 

 

참으로 교황님이 많이 사용하시는 예가 부패입니다. 회개한 성인은 있어도 부패한 성인은 없습니다. 바로 부패인생을 막아주는 끊임없는 회개가 바로 소금 역할인 것입니다. 참으로 평생平生 제맛의 소금으로, 제빛을 발산하며 빛으로 살기위한 우리의 교회 성사聖事 생활이요 수행修行 생활임을 깨닫습니다. 이래야 날로 깊고 아름답게 완성되는 각자 고유의 캘리그래피요, 포토그래피일 것입니다. 

 

우리 하나하나 소금과 빛이 모여 세상의 소금이요 빛인 수도원이요 교회입니다. 과연 세상의 소금과 빛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 우리 수도원이요 교회인지요. 세상을 맛나게 하고 부패를 막아주는 소금의 역할을, 세상의 어둠을 밝혀주는 빛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신자요 교회라면 존재이유의 상실일 것입니다.

 

바로 세상의 소금과 빛의 모범이 제1독서 열왕기 상권의 하느님의 사람, 엘리야 예언자입니다.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사렙타 과부와 아들을 기적을 통해 살려 내심으로 세상의 소금과 빛의 역할에 충실했던 엘리야 예언자입니다. 

 

‘주님께서 엘리야를 통해 하신 말씀대로, 단지에는 밀가루가 떨어지지 않고 병에는 기름이 마르지 않았다.’

 

바로 말씀의 기적의 은총을 상징하는 마지막 구절입니다. 바로 주님의 말씀이 소금이요 빛임을 깨닫습니다. 삶을 맛있게, 멋지게, 부패하지 않게 하는 말씀의 은총이요, 삶의 어둠을 몰아내는 말씀의 빛입니다. 

 

인간의 본질은 말씀입니다. 새벽부터 일어나서 주님의 말씀에 희망을 건 우리들입니다. 영혼의 영혼이 말씀이요, 영혼의 식食이자 약藥이 말씀입니다. 말씀의 소금이요 말씀의 빛입니다. 말씀의 은총이 바로 우리를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되게 합니다. 세상 마치는 끝날까지 각자 고유의 깊고 아름다운 캘리그래피, 포토그래피를 완성하게 합니다.

 

세상의 소금이요 빛이신 파스카의 예수님을 모시는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세상의 소금, 세상의 빛으로 살게 하십니다. 각자 고유의 소금과 빛이 되어 살게 하는 데, 또 각자 고유의 아름다운 캘리그래피, 포토그래피 완성에 온 마음을 다해 바치는 매일미사 전례 은총과 더불어 시편공동성무일도 전례의 은총보다 더 좋은 것은 없습니다.

 

“너희의 빛이 사람들 앞을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마태5,16).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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