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은총의 삶, 찬미의 삶, 순종의 삶-2022.12.8.목요일 한국 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Dec 08,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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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8.목요일          한국 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창세3,9-15.20 에페1,3-6.11-12 루카1,26-38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은총의 삶, 찬미의 삶, 순종의 삶-

 

 

한 밤중 일어나면 우선 강론 쓰기전 인터넷의 뉴스 기사들을 대략 찾아 봅니다. 선과 악의 치열한 전쟁터같습니다. 국내 상황이 더 그러합니다. 무지의 악의 세력이 얼마나 강고한지 때로는 선의 세력이 참 미약해 보입니다. 너무나 극단적인 사회요 분열과 갈등의 사회요 흡사 내전 상태를 연상케 하는 현실입니다.

 

주변 곳곳에서 참 힘들게 사는 이들의 사연도 끝이 없습니다. 많이 아프고 병들고 불안과 두려움중에 하루하루 희망없이 살아갑니다. 참으로 찾아보기 힘든 평화입니다. 정말 평화와 정의가 실현되어가는 세상이면 좋겠습니다. 

 

어제 갑자기 우리 요셉 수도원의 최 빠코미오 원장의 부친인 최재목 야고보 형제님이 81세를 일기로 선종하셨습니다. 충격이었습니다. 그동안 수도원에 찾았을 때의 기억이 생생한데 인생 노년에 치매의 병고로 잠시 고생하시다가 마침내 선종의 죽음을 맞이하셨습니다. 참 선량하고 진실한 분으로 기억합니다. 죽음을 날마다 눈앞에 환히 두고 살라는 사부 성 베네딕도의 말씀이 가슴을 칩니다.

 

고인의 빈소는 대구 파티마 병원 장례식장 403호이고, 장례미사는 12월9일 금요일, 대구 만촌3동 성당에서 오전 10시에 거행됩니다.

 

너무 진실과 사랑을 잊고, 삶의 중심과 의미를 잊고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참으로 사람답게 참으로 살아가는 법을 잃어버렸습니다. 그러니 끝없는 두려움과 불안중에 자기를 잃고 뿌리없이 방황하고 표류하는 영혼 없는 유령같은 삶을 살아갑니다. 

 

1.“깨어 있어라”, 2.“회개하여라”, 대림1,2주일의 주제에 이어 다음 대림3주일의 3.“기뻐하여라” 세 주제가 우리 삶의 지표가 됩니다. 정말 이렇게 깨어 회개하여 기쁘게 참으로 살아야 할 절박한 시절입니다. 이런저런 어지럽고 혼란한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라는 물음이 저절로 절박하게 대두 됩니다. 

 

예나 이제나 여전히 현실성을 띠는 중요한 주제가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입니다. 어떻게 하면 사랑과 진실, 정의와 평화, 온유와 겸손의 삶을 한결같이 인내하며 참답게 살다가 선종의 죽음을 맞이할 수 있을런지요?

 

바로 오늘 대축일을 지내는 마리아 성모님이 그 답을 줍니다.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바로 성모님이 답을 줍니다. 성모님처럼 살면 됩니다. 오늘은 “한국 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입니다. 너무 경사스런 날입니다.

 

성모 마리아께서 잉태되신 순간부터 원죄에 물들지 않으셨다는 믿음은 초대교회때부터 시작됩니다. 마침내 1854년 12월8일 교황 비오 9세는 교황 무류성에 따라 회칙 <형언할 수 없는 하느님>에 의해 다음과 같이 가톨릭 교회의 믿을 교리로 선포합니다.

 

“복된 동정 마리아는 자기의 잉태 첫 순간에 전능하신 하느님의 특별 은총과 특권으로 말미암아 인류의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예견된 공로에 비추어 원죄의 아무런 흔적도 받지 않도록 보호되셨다.”

 

오늘 성모님 대축일 미사 감사송은 얼마나 깊고 아름다운지요! 성모님 아름다운 영적 삶을 요약합니다. 참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에 대한 답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복되신 동정 마리아를 원죄에 물들지 않게 지켜 주시고,

 은총으로 가득 차게 하시어,

 성자의 맞갖는 어머니가 되게 하셨나이다.

 또한 성모님을 통하여 티없고 흠없이 아름다운,

 그리스도의 배필인 교회의 시작을 알려 주셨나이다.

 지극히 깨끗하신 동정 마리아에게서,

 저희 죄를 없애시는,

 죄없으신 어린양 성자께서 나셨으니,

 주님께서는 동정 마리아를 모든 피조물 위에 들어 올리시고,

 주님의 백성을 위하여,

 은총의 전구자요, 거룩한 삶의 모범으로 미리 정하셨나이다.”

 

얼마나 깊고 아름다운 내용인지요! 한 분의, 한 어머니의 힘이 얼마나 큰지 상상을 초월합니다. 우리 삶에 대한 부단한 자극이 됩니다. 성모님처럼 살고 싶다는 거룩한 욕망도 샘솟습니다. 성모님처럼 사는 것이 예수님처럼 사는 것이요, 이렇게 살아야 참나의 참된 삶입니다. 그러니 “어떻게 살아야 하나?”는 다음 셋으로 요약됩니다.

 

첫째, “은총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삶이 은총임을 깨달을 때 저절로 회개와 겸손, 찬미와 감사, 기쁨과 평화의 삶입니다. 은총의 빛 앞에 흔적없이 사라지는 무지와 무의미, 허무주의의 어둠입니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

 

고백성사 처방전 말씀으로 가장 많이 써드리는 성구입니다. 성모 마리아뿐 아니라 우리 믿는 이들 하나하나가 은총이 가득한 이들입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은총에 이어 총애가 역시 우리의 신원입니다. 성모님처럼 은총이 가득한 이요, 하느님의 총애를 받고 있는 우리 임을 철석같이 믿으시기 바랍니다. 바오로 사도 역시 우리가 은총으로 충만한 존재임을 알려줍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늘의 온갖 영적인 복을 우리에게 내리셨습니다. 세상 창조 이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선택하시어, 우리가 당신 앞에서 거룩하고 흠없는 사람이 되게 하셨습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의 고귀한 신원입니다. 얼마나 은총 가득한 사랑스런 인간 존재인지, 은총 덩어리 삶임지 깨닫습니다. 그러니 인간의 본질은 은총입니다. 우연한 존재가 아니라 은총의 존재임을 깨달아 은총의 삶에 한결같이 충실하도록 합시다.

 

둘째, “찬미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은총의 깨달음에서 저절로 찬미의 기쁨, 찬미의 삶입니다. 찬미, 찬양의 삶이 하느님을 닮은 참나의 삶입니다. 찬미, 찬양은 영혼의 본능입니다. 찬미, 찬양의 맛으로, 기쁨으로 살아가는 믿는 이들입니다. 허무와 무지의 병에 대한 궁극의 치유제도 찬미와 찬양뿐입니다. 성모 마리아뿐 아니라 성인 모두가 한결같이 찬미의 사람들이었습니다. 

 

오늘 제2독서 에페소서 찬미가는 바로 우리 가톨릭교회에서 매주 월요일 저녁성무일도때마다 노래하는 찬미가입니다. 바로 이 찬미가중 두 대목이 주목됩니다. 우리가 왜 찬양해야 하는지에 대한 좋은 가르침이 됩니다.

 

“사랑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를 당신의 자녀로 삼으시기로 미리 정하셨습니다. 이는 하느님의 그 좋은 뜻에 따라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리하여 사랑하시는 아드님 안에서 우리에게 베푸신 그 은총의 영광을 찬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하느님께서는 이미 그리스도께 희망을 둔 우리가 당신의 영광을 찬양하는 사람이 되게 하셨습니다.”

 

하느님의 영광을 찬양하는 사람, 역시 우리의 영예로운 신원임을 깨닫습니다. 은총의 존재이자 찬미, 찬양의 존재인 우리들입니다. 은총의 존재임을 깨달을 때 감사에서 샘솟는 하느님 찬미, 하느님 찬양입니다.

 

셋째, “순종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성모 마리아는 평생 순종의 삶을 사셨던 하느님의 “예스맨(Yes-Man)”이었습니다. 삶은 순종입니다. 사랑의 순종입니다. 일상의 크고 작은 순종에 충실할 때, 마지막 순종의 선종의 죽음입니다. 성모님의 순종이 다음 고백에서 결정적으로 입증됩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이 순종의 응답후 천사는 마리아에게서 홀가분하게 떠납니다. 전능하신 하느님도 일방적으로 일을 못하십니다. 상대방인 인간의 자발적 사랑의 협조가 있어야 합니다. 마리아의 순종의 응답으로 하느님의 구원역사는 순조로워졌으니 하느님은 마리아가 너무 고맙고 믿음직스럽고 사랑스러웠을 것입니다. 아마도 성모님의 전구는 예수님도, 하느님도 거절하기 힘들 것입니다. 

 

참 자랑스럽게도 창세기에서 비겁했던 아담-하와 부부의 실패를 일거에 만회하는 마리아의 통쾌한 순종입니다. 이로부터 마리아의 출현까지 그 장구한 세월을 견뎌내신 하느님의 사랑의 인내가 놀랍습니다. 실낙원이 마리아의 순종으로 복락원이 되게 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음을 봅니다. 

 

모전자전, 그 어머니 성모 마리아에 그 아들 예수님이십니다. 십자가에 달리시기까지, 죽기까지 성모 마리아를 닮아 순종과 섬김의 삶을 사셨던 예수님이셨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은총의 삶, 찬미의 삶, 순종의 삶에 충실함으로 날로 성모님은 물론 예수님과 일치를 깊이해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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