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18. 주일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전교주일)

                                                                                                                            이사2,1-5 로마10.9-18 마태28,16-20


                                                                                   인생은 아름다워라

                                                                                    -복음화의 원리-


오늘은 전교주일로 우리는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2015년 전교주일 담화 중, ‘하느님 말씀의 종들인 주교, 신부, 수도자, 평신도들의 사명은 모든 이가 빠짐없이 그리스도와 인격적으로 만나게 해주는 것’이라며, ‘그리스도의 지상 삶 전체가 선교적인 것이기에 그분을 좀더 가까이 따르는 이들은 이런 특성을 온전히 지녀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어 교황님은 젊은이들에게는 ‘선교는 여러분을 온전히 내어주며 그리스도를 따르는 것이기에, 결코 참된 선교 이상을 빼앗기지 말 것’을 호소하셨습니다. 


교황님은 마지막으로 복음선포의 우선적 대상에 대해 강조하셨습니다. ‘그들은 바로 가난한 이들, 작은 이들, 병든 이들, 무시당하는 이들, 잊혀진 이들, 우리에게 보답할 수 없는 이들이다. 이들을 우선적으로 삼는 복음화는 예수님께서 오셔서 이루시는 하느님 나라의 표징이다. 그러므로 가난한 이들처럼 살며, 모든 힘의 행사를 포기하고, 가장 작은 이들의 형제자매가 되어 그들에게 복음의 기쁨과 하느님 사랑의 표징을 증언하자.’고 강조하셨습니다.


요즘 대한민국에서 널리 회자되는 말마디가 ‘헬조선’, 지옥같은 나라란 말마디입니다. 젊은 이들은 한술 더떠 대한민국을 망한민국, 개한민국이라 하며 조롱하기도 합니다. 교황님의 전교주일 담화가 참으로 아름답고 감동적이며 복음적입니다. 헬조선이라 칭하는 우리 현실에도 시의적절하기가 가뭄에 단비를 만난 듯 반갑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하게 살아가야 하는 우리 믿는 이들에게 ‘복음화’가 얼마나 결정적으로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우리는 스스로 행복해야 합니다. 행복하기 위해 복음화의 선교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행복을 이야기 하면서 행복의 원천인 ‘하느님’을 쏙 빼놓고 말하는 것이 저에겐 참으로 불가사의입니다. 행복하기 위해 싸우는 것도 사실이지만 행복해야 싸울 힘도 생깁니다. 행복할 이유보다 불행할 이유가 많다해도, 행복을 찾기에 너무 피곤하다 해도 포기하지 말아야 합니다. 행복 찾기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합니다. 행복의 추구는 이유를 댈 필요도 없는 우리 인간이 타고난 권리이자 의무입니다. 누구나 행복해야 할 권리와 의무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은 아름답습니다. 한 번뿐인 인생, 아름답고 품위있고 행복하게 살아야 합니다. ‘인생은 아름다워’란 영화에 나오는 말마디를 잊지 못합니다.


“아들아, 아무리 현실이 힘들다 해도 인생은 아름답단다.”


마치 삶에 지친 우리 모두를 위무慰撫하는 주님의 말씀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답고 행복한 삶을 살기위해 복음화입니다. 헬조선에 대한 유일한 해결책이 우리 믿는 이들에겐 복음화입니다. 복음화를 통해 지옥은 점차 천국으로 바꿔집니다. 믿는 이들의 사명과 책무가 참으로 엄중한 작금의 현실입니다. 오늘 강론 제목은 ‘인생은 아름다워라’이고 부제는 '복음화의 원리'입니다. 복음화의 원리를 세 측면에 걸쳐 조명합니다.


첫째, 복음화(선교)의 우선적 대상은 누구입니까?

바로 각자의 내가 우선적 복음화의, 선교의 대상입니다. 가장 가까이 있는 복음화의 주체인 믿는 나부터 끊임없는 회개를 통해 복음화하여 진짜 선교사가 되는 것입니다. 아버지처럼 거룩해지는 일이며 자비로워지는 일입니다. 하느님 중심에서 끌어당기는 구심력求心力보다 세상 우상들이 잡아당기는 원심력遠心力이 크기에 하느님으로부터 떨어져 나가 미아迷兒들이요 괴물怪物들이 됩니다. 얼마전 ‘괴물은 되지 말자’라는 컬럼을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세상은 괴물 천지다. 부모는 물론이고 주변 환경 모두가 괴물이다. 현대사회가 괴물이다. 도처에 깔려있는 괴물들이다. 입시지옥, 청년실업, 세월호 참사,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등에서 다양한 괴물들을 확인할 수 있다. 사람이 되는 것은 힘들지만 괴물은 되지 말자.’


하느님 중심의 구심력을 회복할 때는 사람이지만 세상 거짓 우상들의 원심력에 끌려갈 때는 괴물입니다. 하여 하느님의 은총이,  말씀공부와 끊임없이 바치는 기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관상觀想은 없고 활동活動만 있기에, 삶의 중심과 의미를 잃었기에 괴물입니다. 살기위하여, 괴물이 되지 않고 사람으로 살기위해 말씀공부에 기도의 습관화, 생활화가 절실합니다. 주님은 이사야 예언자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말씀하십니다.


“자, 주님의 산으로 올라가자. 야곱의 하느님 집으로! 그러면 그분께서 당신의 길을 가르치시어, 우리가 그분의 길을 걷게 되리라. 야곱의 집안아, 자, 주님의 빛속에 걸어가자”


주님의 길을 배워 그분의 길을 걷고자 주님의 산, 불암산에 있는 하느님의 집 요셉수도원에서 거룩한 미사에 참석하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정성껏 봉헌하는 주일미사의 은총이 우리 모두 괴물이 아닌 사람으로 살게 합니다. 주님의 빛속에 살아가게 합니다. 바로 이 거룩한 성전에서의 미사가 (하느님 중심의) 구심력의 가시적 표지입니다.


둘째, 복음화(선교)의 자리는 어디 입니까?

바로 오늘 지금 여기 이 자리가 복음화의 장입니다. 비상한 복음화가 아니라 평범한 복음화입니다. 평범한 내 삶의 자리에서 복음화된 내가 존재론적 복음 선포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몽골에 파견되었던 어느 선교사제의 깨달음의 고백입니다.


“처음엔 세상 끝까지 나아가 하느님 말씀을 전한다는 생각으로 파견을 받았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 모두 각자 서있는 곳이 바로 하느님 아버지께서 우리가 있기를 바라시는 곳, 선교지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지금 바로 옆에 있는 이웃이 세상 끝에서 만나는 복음 선포의 대상이지요.”


주님은 모든 이에게 풍성한 은혜를 베푸시며 당신의 이름을 받들어 부르는 모두를 구원하십니다. 그러나 믿지 않는 분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으며, 들은 적이 없는 분을 어떻게 믿을 수 있으며, 선포하는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 들을 수 있겠습니까?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들의 발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바로 내 삶의 자리, 선교지에서 기쁜 소식을 전하는 아름다운 발이, 아름다운 몸이, 아름다운 선교사가 되어 살자는 것입니다. 믿음은 들음에서 오고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러니 그리스도의 선교사, 말씀의 선교사가 되어 살아가야 할 내 삶의 선교지는 오늘 지금 여기입니다. 


셋째, 복음화(선교)는 무엇입니까?

복음화의 선교는 내 일을 하는 것이 아닌 하느님의 일을 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일을 도와 주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하느님의 일을 돕고 하느님의 일을 한다는 참신한 발상의 전환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여 눈만 열리면 온통 널려있는 하느님의 일이며 도와 드려야 할 일도 참으로 많습니다. 부활하신 파스카의 주님이 바로 우리의 최고 협력자입니다.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 그러므로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내가 너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지키게 하여라.”


바로 주님께서 가르쳐 주신 것을 지키게 하는 일이 하느님의 일을 돕는 것입니다.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는 일은 하느님의 적절한 때에 이루어질 것입니다. 세상의 복음화는 세상에 거룩한 교회의 옷을 입히는 일이 아니라, 인류를 나눔과 자기희생의 경지로 안내하는 일임을 깨닫습니다. 얼마전 읽은 ‘비정규직 고통 탈출을 돕는 것도 중요한 선교’라며 발족하게 될 기독교 교회 협의회 ‘비정규직 대책 한국교회 연대’란 기사도 생각이 납니다.


“사회적 약자들이 자본주의 사회안에서 겪는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중요한 선교(내지선교)중의 하나이다. 선교라는 것이 꼭 기독교인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다양성의 사회에서 이런 개방적 관점이 참으로 중요합니다. 이래야 하느님의 일을 잘 도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항상 명심해야 할 바는 활동 중심의 원심력에 빠져 하느님 중심의 구심력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보라, 내가 세상 끝날 까지 언제나 너와 함께 있겠다.”


우리의 영원한 도반이신 부활하신 주님께서 함께 하시기에 하느님을 돕는 일도 순조로울 것입니다. 주님은 오늘 전교주일을 맞이하여 복음화의 세 원리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첫째, 내가 바로 선교사로 복음화의 우선적 대상이다.

둘째, 내 복음화의 자리는 오늘 지금 여기이다.

셋째, 복음화는 하느님의 일을 돕는 것이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를 거룩하고 자비로운 사람으로 복음화 시키시고, 괴물들 가득한 내 삶의 자리, 선교지로 파견하시어, 하느님의 일을 성공적으로 돕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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